‘다큐3일’ (사진 : KBS)

‘다큐3일’ 수원 통닭골목, 추억을 사고파는 사람들

11일 방송되는 KBS 2TV ‘다큐멘터리3일’은 수원 통닭 골목과 함께 한 3일이다.

한 달에 한 번 돌아오는 아버지의 월급날 누런 봉투에 담아 품에 안고 오던 추억의 맛, 통닭.

정겨운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통닭 한 마리엔 바삭한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다. 노릇노릇 고소한 정(情)이 익어가는 곳, 수원 통닭골목의 새해맞이 3일이다.

▲ 사진 : KBS
통닭, 우리 아버지의 초상

수원시 팔달구 팔달로에 위치한 한 골목. 100미터 남짓한 작은 거리에 45년 전통을 지닌 곳부터 2년 된 새내기 업체까지, 11개의 통닭집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이곳은 수원에서 명물로 손꼽히는 ‘수원 통닭 골목’이다.

‘수원 통닭 골목’ 사람들은 매일 손때 묻은 가마솥에 기름을 채우고 생닭을 튀긴다. 노릇노릇 구워진 통닭을 접시에 내고 나면, 고소한 냄새가 골목 안을 가득 메운다. 이렇게 해서 만든 통닭의 가격은 단돈 14,000원. 값이 저렴해 폐지 줍는 노인들부터 고시 준비생까지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도 부담 없이 찾아온다.

▲ 사진 : KBS
‘수원 통닭 골목’에 드는 손님들 가운데는 어릴 적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오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60세를 훌쩍 넘은 나이. 멀리 강원도에 살지만, 고향 땅 수원이 그리워 형제들과 함께 통닭 골목을 찾았다는 김영숙 씨. 그녀의 잃어버린 시간은 아버지가 월급날 사온 통닭 한 마리를 펼쳐놓고 가족들과 나눠 먹었던 유년시절이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함께 찾는 서민들의 사랑방, 수원 통닭 골목. 이곳에서 추억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3일이다.

‘다큐멘터리3일’은 11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