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여행자’ (사진 : 여행자 포스터)

영화 ‘여행자’ 안토니오니 감독의 역작, 주제와 감상포인트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영화 ‘여행자’가 온라인상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여행자’ 주제와 영화를 보는 감상포인트는 무엇인지 소개한다.

영화 ‘여행자’ 주제

1975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작이자 안토니오니 감독의 영화 중 가장 대중적인 작품으로 알려진 영화 ‘여행자’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보고 싶어 하는 현대인의 그릇된 욕망을 그리고 있다.

아프리카의 뜨거운 태양, 비누조차 없는 허름한 호텔, 사막에서 고장이 난 차.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이 그의 숨통을 죄어 온다. 탈출을 소망하던 로크에게 죽은 옆방 투숙객은 마치 사막에서 만난 신기루와 같으며 또 하나의 기회처럼 보인다.

▲ 사진 : 여행자 포스터
게다가 영화 ‘여행자’ 속 두 사람은 묘하게 생김새까지 닮아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의도된 것인지, 두 사람은 이름마저도 ‘데이비드’로 똑같다. 고독한 현대인의 삶이란 마치 뙤약볕의 사막을 헤매다 가이드도 도망가고, 차도 고장 나는 로크의 삶과 닮아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러한 삶으로부터의 탈출을 꿈꾸며 타인의 신분을 훔친 로크의 선택은 그에게 새로운 삶이 아닌 죽음을 안겨준다.

호텔에서 로크가 여자에게 들려주는 눈먼 남자의 이야기는 바로 감독이 영화 ‘여행자’ 속에서 하고자 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앞을 못 보던 한 남자가 나이 40이 다 돼서 수술을 받고 앞을 보게 됐지만, 그에게는 눈을 뜨게 된 뒤 바라본 세상이 오히려 암흑이나 마찬가지였으며, 결국 그는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

영화 ‘여행자’ 감상 포인트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영화 ‘여행자’는 안토니오니 감독이 이탈리아 밖에서 외부 자본으로 찍은 3부작 중 하나이자 3번째 영화이다. 영화 ‘여행자’는 촬영 기법(루치아노 토볼리)과 배우들의 연기 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특히 영화 ‘여행자’ 잭 니콜슨은 두 남자의 인생을 사는 한 남자를 연기함으로써 새 인생에 대한 설렘과 희망, 그러나 어느 순간 도망자가 되어버리고 난 후의 공포와 두려움 등을 잘 보여줬다.

또한 영화 ‘여행자’에서는 라 페드레라(‘채석장’이라는 뜻. ‘카사밀라’라고도 하며, 1895년 바르셀로나 신도시계획 당시에 세워진 연립주택이다. 물결치는 구불구불한 외관은 가우디 건축물의 특징 중 하나이다.)를 포함해 스페인의 유명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건물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여행자’ 여주인공 마리아 슈나이더 역시 건축학도로 나온다.

영화 ‘여행자’는 2005년, 7분가량이 추가된 버전이 재개봉되어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는데, 영화 ‘여행자’ 후반부에 로크가 숨진 호텔에서 이어지는 7분간의 롱테이크 기법 촬영과 기타 선율은 묘한 아련함을 주며 영화 ‘여행자’ 엔딩을 장식한다.

영화 ‘여행자’ 감독

영화 ‘여행자’ 감독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는 우리 시대가 낳은 가장 개인주의적이고 혁신적인 영화감독 중 한 사람이다. 1912년 9월 29일에 이탈리아의 페라라에서 출생한 그는 어려서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청소년기를 거쳐 대학에 들어가서는 고전문학과 연극 등 예술 전반에 대한 관심을 키우게 된다.

그는 이후 지역 신문에 단편과 영화 리뷰를 쓰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영화계에 입문하게 되고, 이후 각본가와 조감독으로 활발히 활동하던 중, 1943년 ‘포 강의 사람들(Gente Del Po)’로 감독 데뷔를 하게 된다.

영화 ‘여행자’ 안토니오니 감독은 대사보다는 이미지의 나열로 작품의 주제를 전달하는 그만의 독특한 영화 양식으로 유명한데, 일반적이지 않고 대중에게 낯설 수도 있는 이 독특한 양식이 결국에는 그를 대가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

1960년에 칸 영화제에서 초연한 대작 ‘정사(L’Avventura)’에서는 아무 이야기도 담고 있지 않은 일련의 아름다운 장면들만을 연결해 주제를 드러냈고, 64년 작 ‘붉은 사막(Il Deserto Rosso)’에서는 여주인공의 절망적인 심리적 상태를 붉은 배경색으로 표현해 극적인 미장센을 보여주었다.

서사가 없이 시각적인 이미지 전달에 중점을 둔 이 영화 양식은 당시 관객들에게 매우 충격적이었으나 그의 영화들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우울한 정서와 소통의 부재라는 주제를 드러내기에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영화 ‘여행자’ 안토니오니 감독은 자신만의 철학이 담긴 영화 양식을 추구하면서도 꾸준히 감독 및 각본가로서 활동하며 다수의 역작을 남겼다. ‘고독과 소외의 3부작'이라 불리는 ‘정사(L’Avventura, 1960)’, ‘밤(La Notte, 1961)’, ‘태양은 외로워(L’Eclisse, 1962)’를 비롯해, 상업적인 성공을 안겨준 ‘욕망( Blow-Up, 1966)’, 그리고 필생의 역작 중 하나인 영화 ‘여행자(The Passenger, 1975)’ 외에도 다수의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감독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주연한 다큐멘터리 ‘안토니오니 온 안토니오니(Antonioni su Antonioni, 2008)’를 마지막으로 영화 팬들에게 남기고, 2007년 8월 30일에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