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를 보았다’ 이병헌 “영화의 진짜 악마는 김지운 감독”

TV를 통해 방영되면서 온라인상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악마를 보았다’.

‘악마를 보았다’는 개봉 당시 표현수위에 대한 궁금증만 높았던 게 아니라, 영화 자체에 대한 호기심이 올라간 이유는 이병헌, 최민식 두 정상급 배우와 더불어, 감독 김지운에 대한 기대와 믿음 때문이기도 했다.

‘악마를 보았다’에서 늘 기존의 장르를 자신의 스타일로 변주해온 김지운 감독이 걸출한 두 배우와 만나 어떤 결과를 만들었을 지에 대한 궁금증이 모아졌던 것. 그간 김지운 감독은 ‘반칙왕’의 김대호(송강호 扮), ‘장화,홍련’의 수연,수미 자매(임수정, 문근영 扮), ‘달콤한 인생’의 김선우(이병헌 扮), ‘놈놈놈’의 태구,창이,도원(송강호,이병헌, 정우성 扮)등 정상급 배우들을 자신의 영화에서 잊지 못할 캐릭터로 표현해왔다.

▲ '악마를 보았다' 스틸 컷
‘악마를 보았다’ 김지운 감독의 연출 스타일에 관한 가장 적나라한 증인은 그와 세 작품을 내리 함께한 배우 이병헌이다. 이미 ‘놈놈놈’ 개봉 당시 무대 인사 시에, “여러분, 독한 놈 김지운 감독을 소개합니다”라는 재치 있는 멘트로 김지운 감독의 집요함과, 타협을 모르는 완벽주의를 알린 바 있는 그는 ‘악마를 보았다’에서의 감독에 대해 “복수를 직설적으로 그리는 영화 특성상 무척 힘들어 보였다. 그런데도 끝까지 밀어붙여 원하는 장면을 얻어내더라. ‘최민식 선배님과 나 중에 누가 진짜 악마일까?’를 궁금해 하는 댓글을 많이 봤는데, 진짜 악마는 역시 감독님이다”라는 멘트를 날리기도 했다.

한편, ‘악마를 보았다’ 김지운 감독의 첫 작품 ‘조용한 가족’에 삼촌으로 출연한 이래, 12년 만에 각자 정상급 배우와 감독이 되어 재회한 최민식은 다시 만난 감독에 대해 “사람은 안 변한다”라는 의미심장한 언급을 했다. “그 때도 양평, 영하 20도보다도 더 추운 곳에서 파묻힌 시체 역할의 배우들을 실제로 땅에 파묻더니, 이번에도 역시 개고생했다. 추운 게 차라리 낫다”라며 김지운 감독의 완벽주의에 대한 농담을 했다.

‘악마를 보았다’의 스태프들의 감독에 대한 의견 또한 하나로 모인다. 자신이 원하는 목표에 대한 욕심, 스타일에 대한 센스 등 고생은 시키지만 스크린에 구현된 화면을 보면 보람이 있다는 것으로 모아지는 것.

‘장화,홍련’으로 촬영감독으로 데뷔, ‘놈놈놈’에 이어 ‘악마를 보았다’까지 세 작품 째인 이모개 촬영감독은 “이미지에 예민하고 찍고 있는 것들이 화면에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 생각이 많아서 배울 점이 많다. 힘은 들지만 그 만큼 좋은 결과로 귀결되는 것 같다”, 권유진 의상 디자이너는 “본인이 원하는 그림이 있다. 대본 쓸 때부터 자기가 콘티를 하거나 할 때 자기가 원하는 것이 서 있는 감독이다”라는 말로 입을 모아 김지운 감독의 연출 스타일을 밝혔다.

또 김현정 분장실장은 “감독님은 말이 많거나 크게 뭔가를 요구하지 않지만 스텝들이 알아서 100%이상 준비하게 만들어 놓는다. 감독님의 보이지 않는 카리스마가 있는 것이다”는 말로 김지운 감독 영화가 가진 영화적 완성도의 비결을 전했다.

살인을 즐기는 연쇄살인마(최민식 분)와 그에게 약혼녀를 잃고 그 고통을 뼛속 깊이 되돌려주려는 한 남자(이병헌 분)의 광기 어린 대결을 뜨겁게 보여줄 김지운의 강렬한 복수극 ‘악마를 보았다’. 배우와 스태프들이 입을 모아 전하듯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갈증을 포기할 줄 모르는 지독한 감독의 지독한 영화 ‘악마를 보았다’는 2010년 개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