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노 메이가 출연하는 영화 '너는 달밤에 빛나고'가 소리소문없이 개봉되어 VOD로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

나가노 메이는 NHK 아침 드라마 '절반, 푸르다'가 시청률 20%가 넘는 대히트를 기록하면서 일약 일본의 신세대 스타덤에 오른 배우.

여기에 연출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츠키가와 쇼 감독이며, 원작은 생이 끝나갈수록 몸에서 빛이 나는 '발광병'이라는 독특한 가상의 병을 앓고 있는 소녀의 이야기. 간단히 '췌장'과 마찬가지로 죽어가는 소녀와 이를 지켜보는 소년의 하이틴 로맨스물이다. 그러니 스토리 상으로는 사실 더 자세히 알 필요도 없는 너무나 뻔하고 진부한 소재이다.

하지만 어차피 코로나 때문에 영화 시사회 특히 일본 영화는 거의 신작이 소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엇인가를 골라 볼 선택의 여지도 없었기 때문에 솔직히 말하자면 '시간 때우기'용으로 시청을 했다.

극 초반에는 '아니나 다를까', 뻔하디 뻔한 전개가 이어지고, 다소 억지가 동원된 전개가 상당히 거슬리기 시작했다. 보통 이 정도면 스톱 버튼을 누르고 시청 종료가 정상이지만, 감독과 배우의 이름이 아까워서 끝까지 참고 보기로 결정.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췌장'에 버금가는 재미나 감동은 없었지만, 이 분야의 장인 감독이 만든 작품답게 감정선의 디테일이 훌륭하고, 특히 죽어가는 소녀의 버킷 리스트와 이를 대신 실천하는 소년의 이야기는 소재 면에서 유니크했다.

SEKAI NO OWARI가 담당한 주제가도 영화의 분위기에 한 몫.

'췌장'의 팬이었고 일본의 틴 로맨스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번 보아둘 만한 작품이라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