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세의 이다치 리카는 아역 시절부터 연기 경력이 제법 되는 편이지만, 주연 배우로서 본격적으로 스타덤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얼마되지 않는다.

조연으로는 그간 '수족관 걸' '사람은 겉모습이 100%', '수수하지만 굉장해'등을 통해서 키리타니 미레이라든가, 이시하라 사토미 같은 당대의 미녀 스타들 옆에서 사실 거의 존재감이 없었다.

영화로는 '키스하고 싶은 만두'에서 이혼을 당하고 딸아이를 키우며 고향에서 만두 가게를 하는 여주인공으로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고, 드라마로는 누가 뭐라해도 2018년 BS TOKYO에서 방영했던 '소문의 여자'가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게된 브레이크 스루 작품이다.

오쿠다 히데오의 스릴러 소설이 원작인 '소문의 여자'는 구성부터가 매우 흥미롭다.

장편 소설이지만 10개의 에피소드로 나뉘어서 매 에피소드 별로 스토리텔러가 바뀌고 새로운 시점에서 팜므파탈 주인공 여인을 따라간다. 드라마 역시 10부작으로 제작되면서 매회마다 새로운 인물의 관점에서 이다치 리카가 연기하는 의문의 여인 '이토이 미유키'를 파고들어 간다. 

얼핏, 불길한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수상한 여인 '이토이 미유키'가 주인공 역할을 하지만, 내용상으로는 매회 등장하는 인물 군상들의 스토리가 실제 이 드라마의 핵심이다.

성인용 스릴러로는 더할 나위없는 매력만점의 드라마이며, 특히나 평소 귀여운 모습과 애플 힙의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던 이다치 리카의 연기 변신은 놀랍기만 하다.

역시 배우는 연기력이 돋보일 때 가장 빛이 나는 법. 특출난 미녀는 아니라서 여러 작품으로 익숙하지만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았던 이다치 리카를 필르모그래피를 시대 역순으로 다시 찾아보게 만든 수작 드라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