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두의 악마 (双頭の悪魔)

아리스가와 아리스 (有栖川 有栖)

東京創元社

최근 나를 붙들고 있던 곳을 정리하고 새로운 곳으로 탐험을 하기위해 먼 여정을 나섰다.

새로운 곳을 여행한다는 것은 낯설고 두렵기도 하지만 반대로는 엄청나게 흥미롭고 신기한것이어서 모든것이 흥분되기도 한다. 먼 여정이기에 다른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 지내는 일이 익숙해지고 있다. 

이렇게 낯선 곳에서 낯선 곳으로 옮겨다니다 보니 이 새로운 곳 또한 마치 작은 섬 안에  머무는 것처럼 이곳 안에서만 존재하는 왕국처럼 느껴졌다.

나름 이 폐쇄적인 환상의 너울이 싫지만은 않다. 졸린 눈을 비벼가며 테이블 너머의 낯선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사뭇 사람은 모든 것에 잘 적응하는 동물인 것은 확실하다.

하염없이 비가 내리는 이 낯선 곳에 앉아 있노라니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소설이 문득 떠올랐다. 폭우로 고립된 두 마을, 실종된 아리아 마리아를 찾으러 떠난 여정 중에 각 마을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을 그린 작품으로 제목에서 암시하듯 '2'라는 숫자의 개연성이 흥미롭게 다가오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순식간에 읽어 내려갈만큼의 몰입도가 좋은 작품으로 끊임없는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고 거기에 작가가 던져주는 다소 도전적인 질문들은 이 여정의 훌륭한 길잡이를 해주고 있다.

고립된 두 마을에서 일어나는 흥미진진한 사건들을 해결하다보니 소설 속처럼의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미 새로운 곳에서의 낯선 기대감의 일탈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며 얻는 스릴을 빗대어 느끼는 것은 나만의 지나친 생각이 아닐까? 

- 문화 컬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 및 서적 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