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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ZOOM IN JAPAN] <40> 일본인이 생각하는 전철 안 민폐 행동들

일본의 철도 상황을 소개하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이른 아침 통근, 통학 러시 타임에 경험하게 되는 ‘만원 전철’은 전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일본 특유의 문화다. 실제로 전철을 탈 때는 내리는 사람을 먼저 우선하고 승차하는 사람들은 문 양 옆에 줄을 지어 서 있다가 사람들이 전부 내린 다음에 승차하는 관례가 있다.

이러한 일본의 전철 매너는 철도 회사가 ‘전철 승차 시 매너’ 등을 딱히 마련해 두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각 이용자들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정착된 암묵적인 룰이라고 보면 된다.

일본 현지인이 느끼는 전철 안 민폐 행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개한다.

 

사진 : 픽사베이

일본에서 일상적으로 전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전철 안에서의 매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일본 철도의 안전함과 편리성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설립된 일본민영철도협회는 도쿄 메트로, 도큐, 게이오, 세이부, 오다큐, 도부 등 일본 내 72개사의 사철이 가입된 조직으로 매년 ‘역과 전철 내 매너’에 대한 앙케트를 실시하고 그 응답 내용을 정리한 ‘전철 안 민폐 행동 랭킹’을 발표하고 있다.

이 랭킹은 2017년 10월 1일~11월 30일까지의 기간 동안(총 응답자 수 : 2,419명 ※응답은 1명당 최대 3건까지 선택할 수 있는 형태로 설문 내용을 설정) 인터넷상에서 ‘전철을 이용할 때 민폐라고 느끼는 행동’에 관한 앙케트를 진행해 불특정 다수의 이용자들로부터 수집한 응답을 랭킹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1위 시끄러운 대화, 흥분해서 떠드는 행동 등(응답 비율:33.2%)
2위 좌석 이용 매너(응답 비율:31.1%)
3위 짐을 든 태도나 두는 방식(응답 비율:29.8%)
4위 보행 시 스마트폰 사용 및 조작(응답 비율: 29.6%)
5위 승하차 시 매너(응답 비율:28.1%)
6위 헤드폰에서 새어 나오는 음악 소리(응답 비율:20.1%)
7위 휴대폰이나 스마트폰의 벨소리와 통화 소리(응답 비율:18.5%)
8위 쓰레기나 빈 캔 등을 그냥 두고 내리는 행동(응답 비율:16.0%)
9위 흡연(응답 비율:15.3%)
10위 술 취한 상태에서의 승차(응답 비율:15.3%)
11위 전철 안에서 화장하는 행위(응답 비율:13.7%)
12위 전철 바닥에 앉는 행위(응답 비율:11.8%)
13위 혼잡한 차내에서 음식을 먹는 행위(응답 비율:10.3%)

#9년 연속 1위는 ‘시끄러운 대화, 흥분해서 떠드는 행동’

‘전철 안 민폐 행동 랭킹’ 결과를 보면 9년 연속 ‘시끄러운 대화, 흥분해서 떠드는 행동’이 1위를 차지했다. 많은 이용자들이 전철 안에서는 조용한 공간을 유지하는 것이 매너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밖에도 순위 안에는 ‘헤드폰에서 새어 나오는 음악 소리(6위)’ 등 ‘소리’에 관한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 전 세계 어디와 비교해 보아도 특이한 문화라 할 수 있다.

‘전철 안에서 조용히 한다’는 일본 특유의 매너는 일본의 교육 환경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집단으로 행동할 때에는 개인적인 행동보다도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집단의 목적에 부합된 행동을 하도록 교육을 받는다. 개개인이 아닌 집단의 질서를 준수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일본다운 문화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학교 교육을 통해 정착된 일본인들의 공공 의식이 전철 안 ‘무음 매너’로 이어진 것은 아닐까. 이는 전철 안에서도 마찬가지로 ‘전화를 하거나’, ‘사람과 대화를 나누거나’, ‘음악을 듣는’ 등 개인적인 행동은 민폐 행동으로 치부되기 쉽다. 따라서 일본에서 전철을 이용할 때에는 가급적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면서 조용히 있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2위는 ‘좌석 이용 매너’

2위는 ‘좌석 이용 매너’였다. 응답자의 대부분이 ‘혼자 자리를 넓게 차지 않는 행위’를 민폐 행동을 꼽았다. 전철 안에서 동승한 다른 승객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행위를 민폐로 인식하고 있음으로 알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배려란 ‘다른 사람들의 자리는 침범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전철 이용 시 승차하는 사람들에게 정해진 자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승객이 각자 보장받아 마땅한 공간을 침범당하게 되면 ‘민폐’라고 인식하는 듯하다.

‘짐을 든 태도나 두는 방식(3위)’, ‘전철 바닥에 앉는 행위(12위)’, ‘혼잡한 차내에서 신문이나 잡지, 책을 읽는 행위(14위)’ 도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공간을 침범당하거나 서로가 배려를 하면서 이용해야 하는 차 안 공간이 누군가의 사적인 민폐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밖에도 같은 이유로 민폐 행동이라고 언급된 항목은 적지 않았다.

#전철 안 화장(11위) : 전철 안에서 화장을 한다?!

또한 이러한 민폐 행동 중에서도 특이한 답변이 ‘전철 안에서 화장하는 행위(11위)’였다. 이는 일견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안 주는 것 같기도 할 것이다. 전철 안에서 화장을 하는 당사자들의 심리에는 ‘직접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마음이 있는 것 같은데 과연 본인 안에서 완결되는 개인적인 행위로 민폐 행동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예를 들면 그 공간에 있는 누구나가 음식을 먹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것은 당연히 적절한 행동이지만 전철이라는 사람들이 이동 수단으로 이용하는 교통기관에서 이는 적절한 행동으로 볼 수 없을 것이다. ‘공공의 공간’에는 각각 ‘적절한 행동, 부적절한 행동’이 있다. 전철이라는 공간을 ‘이동하는 밀실 공간’이라고 간주하면 ‘화장을 한다’는 행위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직접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더라도 공공 공간에 적합하지 않은 행위이며, 본래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이동 수단으로 이용하는 ‘전철’이라는 교통 기관의 목적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결과적으로 민폐 행동으로 인식되게 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해버리는 실수?! 구체적인 민폐 행동 소개

‘전철 안 민폐 행동 랭킹’에서 상위에 랭크된 ‘좌석 이용 매너(2위)’, ‘짐을 든 태도나 두는 방식(3위)’, ‘승하차 시 매너(5위)’ 등 3개 항목은 구체적으로 민폐 행동이라고 언급되었다. 일본에서 전철을 이용할 때 민폐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다음 내용을 주의 깊게 읽어 볼 필요가 있다.

옆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나 서있는 사람들과 닿지 않도록 유의할 것

랭킹 2위를 기록한 ‘좌석 이용 매너’ 중 민폐라고 느끼는 행동이라고 언급된 것이 ‘자리를 넓게 차지하는 것(혼자 넓은 자리를 차지한다, 짐을 둔다, 다리를 벌리고 앉는다 등)’이었다. 그 다음이 ‘앉아서 다리를 쭉 뻗거나 꼬는’ 행동이었다.

승객들 대부분은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전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도 좁은 차 안에서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리를 넓게 차지하는 행위나 앉아서 다리를 꼬는 행위는 다른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게 된다.

혼잡한 전철 안에서 배낭 등을 메는 것은 민폐! 앞으로 메도록 유의해야

랭킹 3위를 기록한 ‘짐을 든 태도나 두는 방식’에 대한 응답 중 많은 사람들이 민폐라고 답변한 내용 중에는 ‘등이나 어깨에 멘 배낭이나 숄더 백’이 등장했다. 특히 승차하는 사람들이 서로 밀착될 정도로 차 안이 혼잡한 상황에서는 뒤에 있는 사람에게 본인의 짐이 민폐라는 사실을 알기 어렵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전철을 탈 때 배낭이나 숄더 백 등 본인이 들고 있는 짐을 정면으로 안듯이 들고 타는 문화가 있다.

도쿄처럼 전철 이용 비율이 높은 공간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일본에서 전철을 이용할 때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짐은 앞으로 들어야 한다. 이밖에도 ‘바닥(발 옆)에 둔 짐’이나 ‘자리에 둔 짐’ 등 승차 시 짐 취급에 관한 행동이 언급되었다. 일본에서 전철을 이용할 때에는 가급적 짐을 본인과 가까운 곳에 두거나, 특히 정면으로 들고 타는 것이 좋다.

문 근처에 서있는 경우, 혼잡시에는 일단 내렸다 다시 타는 게 원칙

랭킹 5위를 기록한 ‘승하차 시 매너’ ‘일본에서는 하차하는 사람들을 우선해 모든 승객들이 내린 후 승차한다’는 전철 이용 시의 암묵적인 룰이 있다. 이때 ‘하차하는 사람들을 위해 문 근처에 서 있던 사람들은 일단 차에서 내려 공간을 내어 준다’, ‘이미 승차한 사람들은 이제부터 승차하는 사람들을 위해 차 안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승차할 때에는 문 옆에 줄을 서서 차례로 탄다’는 관례가 있다.

이러한 ‘승하차 시 매너’ 중 가장 민폐라고 언급된 행동으로 ‘(역에 도착했는데도) 문 근처에서 움직이지 않는 사람, (승하차 시 방해가 되는 행동, 혼잡시에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는 행동 등)’ 등이 언급되었다. 다음으로 많았던 응답은 ‘내리는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고 승차하는 행동’, ‘승하차 시에 줄을 서지 않고 새치기하는 경우’ 등의 답변이 있었다.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는’ 문화로 유명한 일본인들이지만 전철 이용 비율이 높고 또 불특정 다수의 모르는 사람들이 직장이나 학교로 서둘러 이동하는 상황에서는 좀처럼 상대방을 배려하는 행동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일본인이기에 이런 암묵적인 룰도 생겨난 것이겠지만 같은 일본인 중에도 이런 매너를 잘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매너에 관한 내용은 국가나 지역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처음 그 나라를 방문한 사람들에게는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 행동이 많다. 매너란 ‘그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이 원만한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룰’이기 때문에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는 것은 당연지사다. 일본 특유의 전철 문화도 일상적으로 전철을 이용하는 일본인들에게는 자연히 형성된 룰이지만 꼭 일본인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 전철을 이용할 때에는 주위를 잘 살펴보고 짐은 본인 주변에 두거나 정면으로 들 것. 민폐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그리고 승하차 시에는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행동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전철을 이용해야 한다.

엄상연 기자  webmaster@live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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