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 (雀蜂)

기시 유스케 (貴志祐介)

角川書店

'유리망치'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기시 유스케의 작품을 집어 들었다. 그의 유명한 여러 작품을 뒤로하고 이 작품을 집어들게된 것은 무엇인가 은유되어 있는 듯한 타이틀. '말벌', 단순히 이 때문이었다.

더우기 이 작품은 밀실 트릭이나 일종의 추리소설이라고 하기보다는 서스펜스 소설이라고 할 수 있었고 이야기를 시작하자 마자 마주하게 되는 '말벌'이라는 존재에 쫒기는 신세가 되어 손에 땀을 쥐고 볼 수 밖에 없는 긴장감이 도사리고 있었다.

한겨울의 눈에 덮힌 산장을 배경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찌보면 아가사 크리스티의 희대의 걸작 '쥐덫'이 오마주처럼 떠오르기도 하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로 내용은 전개된다. 해발 1천미터가 넘는 산장에서 와이프와 와인을 한잔하고 눈을 뜨고 나니 말벌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안자이 도모야마. 말벌에 쏘이게 되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을 설정으로 이야기는 쉴새 없이 흘러간다.

산장안에 놓여진 말벌을 피하기 위해 여러가지 아이디어로 재치있게 대처해 보지만 이를 비웃듯 곳곳에 준비되어 있는 말벌들로 인하여 목숨을 숨박꼭질이 시작된다.

느슨함이 없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한 끈임없이 생존방법을 모색해야하는 주인공을 엿보면서 알수 없는 희열과 스릴을 느낀다는 것은 정말 흥미로웠고 엄청나거나 끔찍한 존재가 아닌 말벌이라는 작은 개체에 의해서 이렇게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다시한번 놀라게 된 작품. 

- 문화 컬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 및 서적 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