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야식이다. 문명의 발전에 따라 현대인은 저녁을 먹은 이후에도 깨어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고, 이로 인해 공복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 공복감을 해결하기 위해 야식을 먹게 된 것이다. 

일본은 예로부터 하루에 2끼만 먹는 생활을 해왔다. 그러나 에도 시대(1603~1868)에 들어오면서 등불이 전파되어 사람들이 이전보다 깨어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다. 

그에 따라 아침, 저녁 식사 이후에 야식을 먹기 시작했다. 이 야식이 지금의 저녁식사가 된 것이다. 그렇게 하루에 3끼를 먹게 된 이후에도 기술의 발달에 의해 깨어 있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저녁 이후 야식을 먹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일본의 야식 문화는 어떠한 형태를 띠고 있는지 한국과 비교해서 알아본다.

 

사진 : 일본 관광청

#한국, 일본의 야식 문화

한국의 야식 : 한국은 야식 문화가 매우 발달한 나라이다. 2015년도 조사에 따르면 20대 대학생이 야식을 즐기는 비율이 약 80%에 달한다고 한다. 20대 대학생만 아니라 모든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1주일에 1회 이상 야식을 먹는다는 대답의 비율이 절반 가까이에 달할 정도이다. 

이처럼 야식을 자주 먹는 한국에서는 어떤 음식을 주로 먹는지 조사해보았다.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야식을 먹는 사람의 78%가 주로 먹는 음식으로 치킨을 꼽았다고 한다. 

한국에서 현재 널리 쓰이는 배달 앱의 통계에 따르면 야식 시간 때에 제일 주문이 많은 것은 역시 치킨으로, 그 다음은 피자, 한식, 중식, 족발 순이라고 한다. 이처럼 한국의 야식은 대부분이 배달 음식으로 직접 만들어 먹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리고 1위와 2위를 차지한 치킨과 피자 모두 해외에서 들어온 음식으로 전통적인 한국 음식인 한식은 3위를 차지했다.

일본의 야식 : 일본의 경우, 2016년 리서치 플러스에서 실시한 식생활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1000명 중에서 야식을 먹는 사람이 45.1%라고 한다. 한국인의 50%에 얼추 근접하는 수치이다. 대신 야식 섭취 빈도를 보면 매일 먹는 사람이 전체의 16%로 야식을 먹는 사람 중에 가장 많으며, 그 뒤로 월 1회 이하가 14.5%라고 한다. 

즉 일본은 한국만큼 야식을 먹는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나, 한국과는 달리 야식을 매일 먹거나 아니면 한 달에 한 번 이하로 먹거나 하는 식으로 극단적으로 나뉜다. 그런 일본에서 야식으로 먹는 음식 역시 한국과는 다른 음식이 많다. 배달 음식이 압도적으로 많은 한국에 비해 일본에서 야식으로 먹는 음식은 주로 외식으로 먹는 음식이거나, 사 와서 먹는 음식 아니면 직접 만드는 음식이 주를 차지한다.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야식은 어떤 음식인지 조사한 설문조사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이 설문조사는 마이나비 우먼에서 실시된 것으로 2014년 4월 인터넷을 통해 실시되었다. 유효 응답자 수는 601명으로18세부터 77세까지의 사회인 남녀를 대상으로 하였다. 먼저 601명 중 실제로 야식을 먹는다고 대답한 사람은 273명이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해, 야식으로 어떤 음식을 제일 좋아하는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가 아래와 같다.

1위 일본인의 사랑을 받는 대중 음식 “라멘”

라멘은 전체 응답자 601명 중 78명이 선택하여 1위가 되었다. 선택한 이유로는 “죄악감이 들긴 하지만 밤에 먹는 라멘이 최고에요(40대 여성/언론 광고/사무 전문직)”, “컵 라멘이 최고. 겨울 추운 밤에 배가 고파질 때, 건강에 나쁘다고 생각하면서도 먹게 되요. (31세 여성/금융 증권/사무 전문직)”, “라멘은 간단히 만들 수 있고 맛있다. 맛이 진해서 만족한다. (30대 여성/건설 토목/사무 전문직)” 등을 들었다. 

이처럼 라멘은 일본에서 사랑받는 음식으로 야식으로도 인기가 많다. 그 이유로는 라멘 전문 음식점이 다른 음식점에 비해 오래 한다는 것과 편의점에서도 간단히 컵 라멘을 사서 즐길 수 있다는 것, 한국의 봉지라면과 같이 인스턴트 라멘을 사서 집에서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라멘은 그 종류 역시 다양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라멘을 골라 먹을 수 있다.

2위 일본 특유의 차와 함께 즐기는 밥 “오챠즈케”

오차즈케는 응답자중 26명이 선택하여 라멘을 이은 2위가 되었다. 오차즈케를 선택한 이유로는 “연어 차즈케 같은 게 맛있어요. 구운 연어랑 파드득 나물 냄새가 너무 좋기도 하고, 배도 불러요. (32세 여성/의료 복지/전문직)”, “소화에도 좋고, 기분도 안정되니까요. 어렸을 적, 아버지랑 같이 야식으로 먹을 때가 참 좋았어요. (30세 여성/생명 손해 보험/사무 전문직)”, “위에도 좋고 몸이 따뜻해져서 잠을 푹 잘 수 있어요. (31세 여성/무역 회사/비서 어시스턴트 직)” 등을 꼽았다. 

오챠즈케는 말하자면 밥 위에 다양한 재료를 올린 뒤, 차를 부어 먹는 음식으로, 한국의 누룽지에서 물 대신 차를 넣고 다양한 재료를 말은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조리하기가 간편하며, 냉장고에 남아 있는 재료로 쉽게 만들 수 있고, 소화가 쉽다. 그런 점이 오챠즈케를 야식으로 먹게 되는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오챠즈케 역시 라멘과 마찬가지로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간단하게 밥에 차만 부어서 먹는 것부터 시작해서 차가운 차를 밥에 부은 히야시 오챠즈케, 인스턴트 오챠즈케 노리(김) 등이 있다.

3위 간편하게 먹을 수 있지만 배부른 “오니기리(삼각김밥)”

3위인 오니기리(삼각 김밥)은 19명이 선택하였다. 그 이유로는 “소화에도 좋고, 야식을 먹는다는 기분이 들어서. (37세 여성/인쇄 종이펄프/사무 전문직)”, “구운 오니기리나 맛이 강한 오니기리를 밤에 먹으면 만족감이 들어서. (42세 여성/언론 광고/그 외 직업)”, “연어 오니기리랑 가능하면 된장국도 같이 먹고 싶다. 먹기 편하고 위에도 상냥해서. (29세 여성/의료 복지/판매직, 서비스 관련)” 등의 이유를 꼽았다. 

오니기리는 밥에 소금 간을 해서 속재료를 넣어 모양을 잡고 김을 붙이면 끝나는 간단한 음식으로, 언제든지 할 수 있고 재료 걱정없이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음식이다. 먹기도 간편하고 뒷정리도 깔끔해서 그야말로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 야식으로써 인기가 있다.

4위 속이 따뜻해지는 “우동”

우동은 18명이 선택하여 4위가 되었다. 선택한 이유로는 “속이 따뜻해지고, 쫄깃쫄깃해서 먹기 쉽다. (23세 남성/금융 증권/전문직)”, “맛이 진하지 않고 살짝 배고플 때 먹기 좋아서.(42세 남성/정보 IT/그 외)” 등을 들었다. 우동은 그 국물과 면이 특징으로, 따뜻한 국물이 얼어붙은 속을 데워주고, 쫄깃한 면이 식욕을 자극한다. 라면에 비해 먹는 사람이 적긴 하지만, 그래도 야식으로써 인기 있는 음식이다. 재미있는 점으로 우동은 동일본 보다는 서일본, 흔히들 말하는 관서지방에서 인기가 많다. 또한 그 종류도 다양해서 각 지방마다 자기들만의 우동이 있다. 

그 중에서도 전국적으로 유명한 우동으로 카가와 현의 사누키 우동, 아키타 현의 이나니와 우동, 나가사키 현의 고토 우동, 군마 현의 미즈사와 우동, 토야마 현의 히미 우동, 아이치 현의 키시멘을 꼽는다. 이외에도 조리법도 다양해서 그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우동을 맛볼 수 있다. 흔히들 생각하는 국물 있는 우동 말고도 국물 없이 찍어 먹는 츠케멘 우동, 평범한 국물 대신 카레 국물에 면이 들어가 있는 카레 우동, 돼지 육수 우동, 파스타 대신 우동 면을 넣은 까르보나라 우동, 스튜에 면을 넣은 스튜 우동 등 다양한 우동이 존재한다.

5위 날계란과 함께 먹는 밥 “卵かけご飯(타마고카케고한, 계란 얹은 밥)”

계란 얹은 밥은 14명이 선택하여 5위를 차지했다. 그 이유로 “계란 얹은 밥은 간장을 약간 뿌려서, 양념을 살짝 얹어 먹으면 어떤 걸 먹는 것보다 만족스럽다.(31세 여성/소매점/판매직 서비스 관련)”, “정말 좋아하는 음식이라서 기분이 좋아진다.(31세 여성/금융 철강 화학/사무 전문직)”을 꼽았다. 계란 얹은 밥은 밥 위에 다양한 재료를 올려놓고 그 위에 날계란을 얹은 음식으로, 간단하게 비벼 먹기에 좋다. 

한국 사람에게 날계란을 밥에 얹어 먹는다는 건 어색할 수 있으나, 일본에서 날계란은 다양한 음식에 쓰이는 친숙한 재료이다. 이처럼 날계란을 밥에 얹어 먹는 건 일본에서도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처음으로 문헌에 등장한 건 약 1838년 에도 시대 후기로 御次日記(고지닛기)라는 서적에 외지인에게 대접한 식사 중에 날계란 덮밥이 나온다. 

이후 1877년 키시다 긴코우라는 사람이 계란 얹은 밥을 즐겨 먹고 주변에도 권유했다고 한다. 생각보다 그 역사는 짧지만, 현재 일본인들에겐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계란 얹은 밥 전용 소스가 나올 정도로 그 인기가 좋다.

#일본의 야식과 한국의 야식 문화가 다른 이유는?

순위권 밖에는 소면, 잡곡, 초콜릿, 감자칩, 햄버거, 리조또, 오뎅, 치킨, 교자 등등이 있었다. 이외에도 자기가 직접 만든 음식을 꼽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처럼 일본에선 한국과는 전혀 다른 음식들이 야식 순위에 올라 있다. 한국에서 1위로 꼽히는 치킨이 순위권 밖에 있는 걸 보면 한국과 일본의 야식 문화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 중 하나로 배달 문화의 차이를 들 수 있다. 한국은 배달이 아주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며, 수많은 앱들이 등장하면서 그런 문화를 더욱 가속시키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배달, 즉 데마에가 가능한 음식은 한국에 비하면 극히 한정적이다. 배달이 가능한 음식으로는 피자, 스시, 도시락, 중화요리 정도이며, 한국에 비해 선택 폭이 한정되어 있다. 

더군다나 이런 음식 가게가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빨리 문을 닫기 때문에, 음식 배달 시간이 한국보다 짧아 늦은 시간에 배달을 시킬 수 없다는 점도 야식으로 배달 음식을 먹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이다. 그렇기에 근처 24시 편의점에서 간단히 사 먹을 수 있는 라멘이나 우동, 오니기리 등이 야식 음식 순위권에 들어가 있고, 자신이 간단히 해 먹을 수 있는 계란 얹은 밥이나 오챠즈케를 야식으로 즐겨 먹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