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의 가계 수입에 대해 후생노동성이 실시한 통계 조사에 따르면 2017년 대졸자의 초임은 20만 6100엔이다. 법정최저임금인 전국가중평균액은 시급 874엔. 최저 임금 기준은 각 도도부현에 따라 다르며 가장 낮은 곳은 가고시마현으로 761엔, 가장 높은 곳은 도쿄도로 985엔이다(2018년 10월 기준). 

한정된 가처분소득 중 어디에 얼마를 지출할 지는 전 세계 모든 소비자들의 고민일 것이다.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가급적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용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터. 

예전에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일본은 물가가 비싸다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실제로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여행객 중에는 의외로 요즘 일본 물가는 그다지 비싸지 않고, 오히려 자기 나라에 비해 저렴하다는 의견도 많은 것 같다. 그럼 무엇이 비싸고 무엇이 싼지, 일본인이 느끼는 일본의 물가와 지출 패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 식비 : 다양한 선택지가 있어 알뜰하게 지출할 수 있다

일본은 ‘미슐랭 가이드 도쿄’를 비롯해 각 지역의 미슐랭 시리즈가 발간될 정도로 식도락가들의 나라라 할 수 있다. 고급 초밥과 튀김 등 일본 요리뿐만 아니라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한국, 태국, 베트남 요리를 비롯해 인도 카레와 에스닉한 요리 등 다양한 조리법으로 만든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들이 많다. 

이 중에는 한 끼에 몇 만 엔 이상이나 하는 고급요리집도 있다고. 돈만 있으면 어떤 음식이든 세계 최고로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원 코인(500엔)으로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와 1000엔이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칼로리가 적은 정식 메뉴, 2000엔으로 무제한 즐길 수 있는 샤브샤브 전문점 등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선택지도 있다. 

또 편의점 도시락과 핫 스낵, 슈퍼마켓의 반찬류, 도시락 체인점에서 막 만들어 준 도시락 등 테이크아웃 메뉴도 다양하다. 도시에서는 점심시간이 되면 빌딩 가 주변에 모여든 푸드 트럭에서 제공하는 런치 박스가 큰 인기다. 

평소에는 식비를 절약해 저렴한 음식을 먹다가 데이트나 기념일처럼 특별한 날이 되면 약간의 사치를 하기도 한다고. 

일본인들은 ‘외식’, ‘점심(테이크아웃)’, ‘집밥’, 고급 요리점과 저렴한 가게 등 다양한 선택지를 상황 별로 잘 이용한다.

# 교통비 : 비싼 택시는 웬만하면 타지 않는다

일본 대중교통수단의 승차 요금은 JR(야마노테선)이 1구간 당 140엔, 도쿄 메트로는 1구간 당 180엔, 도영 버스는 210엔 등이다. 교통 IC 카드를 사용하면 약간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기본 운임은 다른 나라에 비해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지만 하루에 여러 번 교통기관을 이용하거나 이동 거리가 길어지면 총 비용은 생각보다 큰 편이다. 

도쿄에서는 각기 다른 교통회사가 운영하는 다양한 노선이 있기 때문에 몇 번이나 노선을 환승하거나 승하차를 반복하는 관광객들은 1일 승차권이 더 저렴할 수 있다. 

도쿄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1일 승차권을 구입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여러 번 환승하게 되면 제법 요금이 많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택시는?

택시는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비싸다고 느껴 사업이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자주 이용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전철 1구간(약 4㎞)을 택시로 이동하게 되면 대체로 1500엔 정도가 든다. 2017년에 개정된 도쿄(도쿄 23구, 미카타시, 무사시노시)의 기본요금은 380~410엔(1.052㎞)으로 할증 요금은 약 320엔/㎞이다. 

정체 등이 발생하면 시간 비용이 더 가산된다. 요금 개정은 4 ㎞ 정도까지의 승차를 고려한 단거리 이용을 촉진시키려는 목적으로 실시된 것으로 6.5㎞ 이상을 타게 되면 기존보다 요금이 더 비싸진다.

# 휘발유 : 회원 할인을 이용한 셀프 주유로 절약

도요타에서 생산된 일반 경차(차종: PASSO, 휘발유 탱크 용량: 36ℓ)를 가득 채우려면 약 5100~5600엔이 필요하다. 

국제통계회사 ‘글로벌 노트’가 180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세계 휘발유 소매가 순위’ 조사에 따르면 각국의 평균 가격은 약 1,095KEW/ℓ, 일본의 휘발유 소매가는 세계 81위였다. 유럽 국가보다는 싸고 중남미나 대만,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보다는 비싼 편이다.

# 통신비 : 비싸도 어쩔 수 없다

일본에서 비싸다고 느껴지는 물가 중 하나가 바로 통신비다. 일본의 통신비는 전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매우 비싼 수준이다. 그러나 현대인에게 있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은 이제 없어서는 안 될 존재. 집세와 식비, 광열비와 마찬가지로 매일 발생하는 지출비 중 절약하기가 어려운 항목이기도 하다.

일본의 통신비가 비싼 이유 중 하나로 다른 나라에 비해 일본의 통신업계는 규제가 많고 진입 장벽이 높아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2015년에 휴대폰 제조업체에 SIM 잠금 해제를 의무화하는 법률이 마련되어 드디어 일본에서도 SIM 프리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대형 이통사 외에도 저렴한 요금으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시장 진출이 점점 늘고 있다.

# 전기와 가스요금 :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비싼 편

일상적인 생활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전기와 가스. 일본에서는 이 라이프 라인의 단가가 비싼 편이다. 

국제 통계 회사 글로벌 노트가 2016년에 조사한 세계 주요국가의 가정용 전기 요금 국가 및 지역별 순위(27개 국가 및 지역 대상)과 가정용 가스 요금, 국가 및 지역별 순위(25개 국가 및 지역 대상)’에 따르면 일본의 가정용 전기 요금은 약 25000KRW/100 kWh로27개국 중 11위, 가스 요금은 약 15193KRW/100 kWh로 25개국 중 두 번째로 비쌌다.

참고로 한국의 전기 요금은 약 1549KRW/100 kWh로 25위, 가스 요금은 약 7472KRW/100 kWh로 15위였다.

전세계적으로 보더라도 일본은 전기, 가스 등 에너지 단가가 비싼 편이라 각 가전 업체들은 앞 다투어 에너지 절약 가전제품을 발매하고 2011년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이후 절전에 대한 움직임은 더욱 강화되었다. 

# 마무리 

일본에서는 1998년 거품 경제가 붕괴된 이후 약 20년 동안이나 디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어 저렴한 외식 체인점이나 퍼스트 패션 브랜드의 등장, 박리다매를 통한 경쟁 원리를 통해 일부 상품들이 저렴해 졌다고 한다. 

음식 체인점의 뷔페 전략이나 일본식 패스트푸드 등 저렴한 외식 업체의 출현, 패션과 일상 잡화에서 100엔 숍이 등장해 저가의 고품질 제품들이 많아지는 등 선택지가 다양해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일본인이 비싸다고 느끼는 물가 중에는 택시 요금이나 영화와 같은 레저 비용이 포함되며 통신비, 광열비, 교육비 등 생활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인프라 비용도 저렴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본에서 생활하려면 여전히 많이 돈이 드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