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미스의 검 (テミスの剣)

나카야마 시치리 (中山七里)

文春文庫

테미스는 한 손에는 검과 또 다른 한 손에는 천칭을 들고 있는 법의 신을 말하는데 '검'은 힘과 구속력을 말하며 천칭은 선악과 옮고 그름의 잣대이다. 더우기 '검'은 '도'처럼 한쪽 면의 날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양쪽면에 날이있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일까, '검'을 들고 있다면 상대방을 향해 있기도 하지만 나에게도 향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 작품을 만나게 된 것은 조금 되었지만 최근 매스컴에서 한창 뜨겁게 달아오르는 연예-정경유착 이슈들을 마주할때면 이 작품이 자연스레 떠오르게 되어 다시 곱씹게 되었다. 

인간이 만들어낸 법이라는 명목 아래 각종 범죄라고 할 수 있는 일들을 심판하고 구속하는 이들이 과연 정당하고 올바르게 적용되고 있을까 하는 질문을 신랄하게 던져준 인상적인 작품이 바로 이 "테미스의 검"이었다.

억울하게 감춰진 각종 힘과 진실 앞에 맞서서 이겨나가는 멋진 드라마를 기대하지만 이조차 과연 이것이 올바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무거운 이야기. 

책에서 언급되었듯 양심이 있다고 꼭 선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고, 범죄에 손을 담갔다고 해서 꼭 악인이 아닐수도 있는 것처럼 선과 악의 기준은 사람이 만들어낸 잣대이어서 어떤 것이 과연 정말 옳은 일인가 하는 것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단순하게 부패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라 하기에는 우리에게 기준이라는 잣대의 비판의식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 문화 컬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 및 서적 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