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이후 J-Pop의 최고 스타는 AKB48이라 할 수 있지만, 사실 일본 밖 특히 서양권으로 넘어가면 가장 인지도가 높은 일본 가수는 '캬리 파뮤파뮤'이다.

팀 버튼과 레이디 가가를 모티브로 하라주쿠 패션을 가미한 캬리의 강렬한 이미지는 21세기 일본 팝 컬쳐를 대변하는 상징적 이미지이기도 하다.

거의 유치하다고 해도 좋을만한 'PON PON PON'으로 일약 스타가 되었고, 가수가 아닌 패션 모델로 출발했기 때문에 이미지형 아티스트이던 캬리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된 계기는 2012년에 발표한 'Fashion Monster'이다.

다소 혼란스럽던 캬리의 콘셉이 분명해지고 음악적으로도 록 튠과 일렉트로니카를 절절히 믹스하여 완성도 높은 팝 뮤직이 탄생하면서 (물론 음악은 프로듀서 나카타 야스타카가 책임진다), '레이디 가가의 일본판 짝퉁' 이미지를 약간은 벗어나게 되었다. 

카피형 이미지 아티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캬리가 일본은 물론 해외에서도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누리는 근본적인 이유는, '척'하지 않는 솔직함과 부단한 노력 때문이다. 그리고 어찌보면 이는 오리지널을 재해석하여 새로운 가공물로 재창조해내는 일본 팝 컬쳐 특유의 장점이 집약되었기 때문이다.

캬리 파뮤파뮤를 훌륭한 뮤지션이라 칭하기에는 약점이 너무나 많은 것이 사실이다. 본인은 아이돌이 아닌 아티스트라고 강조하지만, 사실상 아이돌의 또다른 형태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중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자신 만의 매력'이라는 점에서는 캬리 파뮤파뮤를 능가할 만한 제이팝 스타는 없다.

[Photos From "@kyaryoffic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