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과 강철의 숲 (羊と鋼の森) -

- 미야시타 나츠 (宮下 奈都) -

文春文庫

언제였던가... 추운 날씨 덕에 실내에서 언발을 동동거린 적이 있다. 이불을 뒤덮고 겨울잠을 맞이한 생명체처럼 말이다.

방 한구석에서 진공관 앰프로 불을 지폈다. 진공관이 빨갛게 달아오르니 뱅글뱅글 돌아가는 음반 위의 연주들이 한껏 힘이 실린듯 여유롭게 나오기 시작했는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것보다는 확실히 나를 '애니피셔' 가까이로 데려다 주고는 하였다. 

이런 따사로움에 마음을 녹이며 기분 좋아질때 쯤 내 손에 들려 있던 책이 있었다. 강렬한 표지로 굉장해 보이는 제목에 반해 집어들게 되었던 이 작품은 지금 나의 작은 공간에 울려퍼지는 음악처럼 물 흐르듯 굉장히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양과 강철의 숲, 제목에서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털 해머로 강철 현을 때린다. 그것이 음악이 된다.'  

기능적인 장치와 기믹에 대한 서술이 낭만적으로 표현되어진 피아노 조율사의 이야기, 정말 아름답게 흘러내려간다.

피아노라는 악기의 단순 조율만이 아닌 본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며 강철로 이루어진 숲 그 자체에서 느껴지는 위대함이 느껴지는 굉장한 작품. 

가장 놀라운것은 글 자체가 음악적이라는 것이며 문장 하나하나를 조율한 듯 명료하고 더욱 낭만적으로 느끼게된다는 것이다.

'피아노 뚜껑은 열려있었고 그 옆에 한 남성이 서 있었다. 그가 피아노 건반을 몇 군데 두드리자, 뚜껑이 열린 숲에서 나무들이 흔들리는 냄새가 났다.'

다 끝나버려 계속 뱅글뱅글 헛돌아가는 음반을 들어올리는 것을 망각하고 있을만큼 이 책의 매력은 정말 대단하다.

 (c)2018年「羊と鋼の森」製作委員会

(2018년 여름 야마자키 켄토와 스즈키 료헤이 주연 영화로 제작되었으니, 원작을 읽은 후에 그 쪽도 꼭 비교 체크해 보면 흥미롭다.)

- 문화 컬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 및 서적 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