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콜라티에 (ショコラティエの勳章) -

- 우에다 사유리 (上田 早夕里) -

Photo(C)角川春樹事務所

미세먼지가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한국. 그래서인지 공기 청정기가 작동되는 커피숍 내부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미세먼지를 피해서 잠시 쉬어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회사가 이사를 하게 된 까닭으로 출퇴근 동선이 바뀌고 이제는 나에게서 사라진 지하철 환승역. 그리고 바로 그 곳에 떡 하니 자리잡고 있는 서점이라는 멋진 오아시스가 있어서 퇴근길에는 반드시 잠시라도 머물고 지나갔었는데, 이제는 마치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려 이 곳을 일부러 들리는 것은 웬만한 여행을 떠나는 것보다 쉽지 않다. 

목적없는 방랑길에 마치 나그네처럼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오랫만에 문득 이곳을 찾았다. 

마음의 안식? 안도감? 이런것보다 우선은 가지런하게 숲을 이루고 있는 많은 서적들의 제목들이 나에게 인사를 하는 듯 했다. 

내가 책을 고르는 기준은 어떤 추천이나 좋아하는 작가, 스타일, 장르 보다 앞서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단순한 '느낌'이다. 

실패할 때도 성공할때도 있지만 적어도 표지를 바라보고 이 제목이 나에게 말을 거는 순간에 나도 손길을 뻗어 인사를 하는 것이 몹시 흥미롭다고 생각되서 그런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은 이것으로 시작되었다. 

쇼콜라티에! 초콜렛을 만드는 사람? 이미 이 엄청난 제목만으로 '흥미'라는 수줍은 친구를 나에게서 끌어내기에는 충분해보였다. 

제목과 표지만으로 나에게 손흔드는 이 책에게 당연스레 손을 뻗어 인사에 화답하였고 듬성듬성 몇장 넘겨 보고 마음에 들어서 바로 집어 들게 되었다. 

더욱더 흥미로운 점은 달콤한 초콜렛을 만들며 사랑을 나누거나 사연이 절절한 인생스토리를 담은 내용과는 거리가 먼 미스테리물이라는 것이었다. 

여러편으로 나누어져있는 이야기들을 차분히 읽어내려가다보면 치명적일만큼 자세하고 달콤한 초콜렛과 다과의 설명을 바탕으로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내면과 과자들을 빗대어 여러가지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점이 몹시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다.

'쇼콜라 더 루이' 를 바탕으로 펼처지는 이색적인 이야기로 적어도 이 책을 다 읽어내려갈때 쯤이면 본인도 모르게 마카롱 한두개는 이미 입안에 들어가있을 정도로 설득력이 굉장한 작품으로 새로운 자극이 필요한 이들에게 권할만하며, 책 내용에 있는 말 처럼 쿄토는 '화과자' 고베는 '양과자'!! 라는 것에 공감을 할 수있는 분이라면 책을 전부 읽어 내려가지 전에 적어도 나처럼 일본을 다시 떠날 궁리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 문화 컬렉터 박후성 -

 (다방면의 문화컬렉터로 각종 잡지 및 매체에 음반 및 서적 관련 글들을 싣고 있으며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를 수입하는 회사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활동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