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문화 예술은 20세기에 접어 들면서 끝없이 서양과 주고 받으며 세계 문화에 크게 이바지 했다.

특히나 대표적인 것이 테이블 아트 즉 음식 문화로서,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레스토랑 정찬 코스인 프렌치는 일본의 미니멀리즘을 도입하여 매혹적인 모습을 자랑한다.

남성들이 여성처럼 메이크업을 하고 스테이지에서 록 뮤직을 연주하는 글램 록은 1970년대 초에 T-Rex의 마크 볼란을 필두로 잠시 유행했고 뒤를 이은 뉴욕 돌스, 데이빗 보위, 록시 뮤직 그리고 여기에 한술 더떠 그룹 Kiss는 일본의 가부키 메이크업을 하고 일본 시장을 발판으로 세계적인 록 그룹이 되기도 하였다.

JAPAN, 두란 두란, 컬쳐 클럽은 Kiss와 함께 일본 마켓을 발판으로 세계적인 그룹이 된 대표적인 케이스들.

반대로 글램 록의 모습에 매료된 일본 뮤지션들 중에서는 라르크 앙 씨엘, 엑스 재팬, 글레이 등등이 여성스러운 메이크업을 하고 메이저 스타덤에 오르면서 소위 일본식 '비쥬얼 록'이 탄생을 한다.

'게이의 시대'라고도 불리우는 90년대부터 2천년대 까지 일본의 비쥬얼 록 밴드들은 대성황을 누리게 되지만, 음악적인 그리고 동성애를 적극 옹호하는 서양에서의 콘셉이 없는 그저 단순한 외양적 모방이었기 때문에, 이들은 곧 비주류로 밀려나게 되고, 이제 비쥬얼 록은 일본에서 거의 사양길에 접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몸부림치며 그 명맥을 유지하는 밴드가 바로 '가젯토 (the GazettE)'이다.

2천년대 일본 네오 비쥬얼계의 선두주자로 부상하며 스타 밴드로 군림했던 가젯토는 사실 음악적으로는 일정한 콘셉이 없이 트렌드를 따라가는 스타일이다. 일본식 뽕짝 록을 하기도 하고, EDM이나 힙합을 차용하여 하드 코어에도 손을 대고, 요즘은 강렬한 헤비 리프를 구사하며 정통 메탈 사운드를 선보이기도 하는데, 한마디로 이들의 음악 여정은 일관된 콘셉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소개하는 이유는, 작곡 및 연주 능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다.

Album 'NINTH'

특히 메탈 사운드를 표방한 2015년 작품 'DOGMA'와 올해 발표한 최신작 'NINTH'는 음악적으로 들을 만한 가치가 충분한 앨범이다. 일본 대중음악의 역사에서는 정체성 없이 오락가락했던 B급 밴드로 남게 되겠지만, 이 두 장의 앨범 만은 다른 대우를 받아 마땅하다.

MV "Falling" From album "NINTH" YouTube url

https://www.youtube.com/watch?v=LnhwQf1Y0PU

[Photo(C)Sony Music Reco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