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일 목요일 오후, 일본의 오디오 매거진 '스테레오 사운드'의 한국판 박성수 편집주간이 진행하는 오디오 감상회가 상수동 로이코 빌딩의 2층 로이코 홈씨어터 룸에서 개최되었다.

박성수 주간

이날 감상에 사용된 오디오 기기들의 총합 가격은 대충 벤츠 E 클라스 한대 가격이기도 하지만, 나의 관심은 하이엔드 오디오의 가격이 아니라 네트워크 기반 오디오 시스템 중에서는 현재 가장 비싸고 정평있는 린의 KLIMAX DS3였다. 이전 모델들은 천만원이 넘는 가격에 비하면 사실 소리가 좀 부유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DS3부터는 많이 개선되었다는 소리에 귀가 번쩍 뜨여 취재 겸 감상 겸 1타 2매의 효과를 기대하며 총총 걸음...

그린 라이트가 매혹적인 맥킨토시 앰프와 린 네트워크 플레이어

록 뮤직 매니아로서 수십년간을 살아 오면서 내린 내 나름의 결론은 "The Eagles와 Bruce Springsteen 혹은 Doobie Brothers로 대변되는 어메리칸 사운드는 미국 오디오 시스템에, Pink Floyd와 Radiohead로 대변되는 유럽풍 프로그레시브 사운드는 클래식 뮤직과 마찬가지로 유럽 오디오 시스템으로"이다. 특히나 한국의 하이엔드 오디오월드는 클래식에 경도되어서 하이 엔드 오디오로 록 뮤직 혹은 재즈를 즐기는 애호가가 무척이나 귀하고, 그러다보니 이렇게 The Eagles를 테마로 진행되는 오디오 감상회는 솔직히 처음 보았다. 일본만 해도 최근 가장 인기를 모았고 입장료가 가장 비쌌던 오디오 감상회의 소스 음원이 The Queen의 'A Night At The Opera'와 Pink Floyd의 'Dark Side Of The Moon' 그리고 Miles Davis의 'Kind Of Blue'였다.

B&W 800D3 스피커를 소개하는 로이코의 '미남' 정민석 팀장

여하튼 처음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날의 문제는 감상회의 주최측인 로이코의 대표 제품이 미국의 맥킨토시 앰프와 영국의 B&W 스피커에 역시 영국 제품인 Linn의 네트워크 플레이어라는 것. 감상에 사용된 소스는 어메리칸 록 사운드를 대표하는 The Eagles의 라이브 앨범 'Hell Freezes Over'.

모두가 올라운드 캐릭터 브랜드들이기는 하지만, 하이 엔드 오디오에서 사실상 올라운드란 없다. 중저가 제품대에서는 모두가 비슷비슷한 올라운드가 가능하지만, 오디오는 비싸질수록 제조사의 플래그쉽에 대한 자존심 때문에 나름의 개성을 발휘하게 마련이다.

역시 예상했던대로 어메리칸 사운드인 The Eagles가 블루진과 티셔츠가 아닌 턱시도를 입고 공연을 하는 듯한 부티나고 세련된 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몬다비와 무통 로쉴드가 만나 탄생한 보르도 스타일의 캘리포니아 고급 와인인 '오퍼스 원' 같은 소리라고나 할까.

이 조합에 대만족하는 애호가도 있을 것이고, 나처럼 맥킨토시 앰프에는 와트 퍼피나 JBL을 매칭해서 상쾌함과 펀치감으로 무장한 The Eagles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차피 취미의 세계에서 정답은 없는 것.

Photo(C)Universal Music

이날의 오디오 기기 조합으로는 아마도 Radiohead의 'OK Computer'나 혹은 Pink Floyd의 'The Wall' 앨범을 소스로 사용했더라면 최고의 사운드가 터져 나왔을 것이라고 상상을 해보는데...결국 작은 나라에 속하는 한국에서는 내가 내돈 들여 실험실습 후에 내리게 된 경험이 정답일 수 밖에 없는 것이......쩝쩝...그래도 록 앨범을 소스로 진행된 하이엔드 오디오 감상회가 시작된 것 만으로도 "Better Than Nothing"이지요. ^^

Royco HP : http://www.royco.co.kr/

[사진 및 취재 = 라이브엔 이상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