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 2016년 일본에서 사회 현상을 불러일으킨 이 작품은 세계 각국에서도 잇달아 개봉되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영화비평가협회상에서는 최우수 애니메이션상을 수상, 중국에서는 지금까지 개봉된 일본 영화의 동원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국경을 초월하여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도쿄에 사는 남고생 다키와 산골에 사는 여고생 미쓰하. 만날 리가 없는 두 사람의 몸과 마음이 어느 날 아침 갑자기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기적의 스토리. 작품의 무대가 된 도쿄와 기후현 히다를 비롯해 실재 풍경이 리얼하면서도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는 것도 볼거리 중 하나이다. 모델이 된 도쿄의 신사에는 수많은 참배객이 몰리는 등 영화에 등장하는 실재 명소를 돌아보는 여행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 외에도 도쿄에는 팬들에게 있어서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명소가 많다. 그중에서도 특히 사진 찍기에 좋은 6곳의 명소를 소개하고자 한다. 

'너의 이름은' 스틸 컷

1. JR 시나노마치역 앞 육교

영화 속에서 몇 차례나 등장하는 육교는 JR 시나노마치역에서 왼쪽으로 나오면 바로 만날 수 있다. 다키와 오쿠데라 선배가 데이트를 하고 헤어질 때나 도쿄를 찾아온 미쓰하가 다키에게 전화를 걸려고 한 곳도 이 장소. 은행나무 가로수가 심겨진 주변 도로는 도쿄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차분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어 산책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2. JR 시나노마치역에서 바라본 도코모 타워

영화에 등장하는 도쿄의 풍경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인 것은 아침 해를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독특한 형태의 건물. 통칭 도코모 타워라고 불리는 이 건물은 일본의 주요 이동 통신 회사 중 하나인 NTT 도코모가 세운 빌딩으로, 도쿄 내에서 4번째의 높이를 자랑한다.

빌딩 그 자체는 요요기역 근처에 있지만, 영화에서는 JR 시나노마치역을 나오자마자 육교 앞에서 오른쪽을 바라보는 풍경이 그려지고 있다. 사진에서와 같이 주변 빌딩, 도로 표식, 가로수 등이 모두 충실하게 재현되어 있어 영화의 감동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3. 세이토쿠 기념 회화관

다키 일행의 하교 장면에서 배경에 보이는 건물은 JR 시나노마치역 근처 메이지 신궁 가이엔(외원)에 있는 '세이토쿠 기념 회화관'이다. 건물 자체가 국가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이 미술관은 에도 시대 말기부터 메이지 시대까지의 일본 근대화의 변천 모습이 담긴 커다란 벽화를 전시하고 있다. 

그 벽화에 그려진 것은 일본인의 의복이 전통 의상인 기모노에서 양복으로 바뀌는 시대. 일본의 전통과 서양의 문화가 혼재된 모습이 매우 인상 깊다. 현대 이전의 근대 일본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은 꼭 방문해 볼 것을 권유한다.

4. 국립 신미술관

슬슬 지치고 배가 고프다면 '국립 신미술관'을 방문해 보자. 이곳은 다키가 아르바이트하는 곳의 동경하는 오쿠데라 선배와 데이트를 하기 위해 찾는 장소이다. 두 사람이 식사하는 곳은 미술관의 2층에 있는 '살롱 드 테 론드'. 공중에 떠 있는 원추형 외관이 인상적인 이 카페는 케이크나 마카롱 등 고품격인 디저트가 인기. 미술관의 기획전에 따라서는 특별메뉴가 제공된다. 아울러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미술관 내 뮤지엄 숍에서는 현대 아티스트의 작품과 일본 공예품 등이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어 기념 선물을 구입하기에도 제격이다.

5. 신주쿠 경찰서 뒤 교차로

시간이 느긋하게 흘러가는 히다의 시골 마을과 바쁘고 분주한 도쿄의 대비가 풍경과 함께 음악으로 멋들어지게 표현되고 있는 것도 이 영화의 매력 중 하나. 그중에서도 RADWIMPS가 부르는 '전전전세(前前前世)'가 흐르는 장면은 팬이 사랑해 마지않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연달아 비춰지는 대도시의 풍경 속에서도 특히 눈을 끄는 것이 신주쿠 경찰서 뒤의 사거리. 수많은 신호등이 둥근 고리 모양의 지주에 늘어서 있는 디자인이 그야말로 현대 일본을 상징하는 듯한 사이버틱한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아울러 이 주변은 도쿄 도청을 비롯하여 현대적이면서도 독특한 형태의 고층 빌딩이 많아 건축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곳이다.

6. 신주쿠 철도교 동쪽

영화에서 그려지는 현대의 도쿄다운 풍경이라고 하면 바로 여기, 신주쿠 거리에 우뚝 솟은 대형 가두 비전이다. 장소는 신주쿠역 동쪽 출구로 나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번화가인 가부키초 방면으로 향한 곳에서 가부키초에 들어가기 직전의 야스쿠니도리 도로변. 3면짜리 대형 스크린에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최신 뮤직비디오, 뉴스, 광고 등이 일본의 현재를 비추고 있다. 영화와 동일한 각도에서 보고 싶다면 터널(철도교) 앞의 세이부 신주쿠역 앞에서 올려다 볼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