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 중 하나. 바로 도쿄가 ‘물의 도시’라는 것이다. 물론 물의 도시의 대명사로 불리는 베네치아를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도쿄의 남동부는 도쿄만에 접해 있고, 이 도쿄 바다의 현관문으로 흐르는 스미다강은 수상교통의 요충지로 예로부터 도민들이 익숙하게 이용해 왔다. 

지금도 많은 선박이 운행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수상버스는 도쿄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줄 수 있는 관광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에는 그 수상버스 외에 새롭게 탄생한 수상택시, 그리고 레스토랑을 옮겨놓은 듯해 레스토랑 배라 불리는 것 등을 통해 도쿄의 뱃길 여행을 소개한다.

사진 출처 : 일본 관광청 홈페이지

기본 중의 기본인 수상버스 도쿄 크루즈

도쿄의 수상버스하면 바로 도쿄 크루즈(TOKYO CRUISE)를 빼놓을 수 없다. 많은 배가 오가는 스미다강의 항로를 이용해 아사쿠사와 스미다강 하구의 히노데 부두, 도요스, 오다이바 해변 후편 등을 이어준다. 

TOKYO CRUISE를 운항하는 도쿄 관광기선은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인 메이지 시대에 창업한 이후(당시 사명은 스미다강 기선회사), 운임이 1전(100분의 1 JPY=현재의 화폐 가치로 따져보면 100 JPY 정도)이라 ‘1전 증기’라고 불렸던 증기기관선이 서민의 다리로 사랑받던 시대부터 영업중이다. 한마디로 역사가 무척 길다.

현재 TOKYO CRUISE에서는 스미다강의 주변에 있는 아사쿠사와 하구에 있는 히노데 부두를 이어주는 ‘스미다강 라인’, 히노데 부두와 오다이바 해변공원을 이어주는 ‘오다이바 라인', 히노데 부두와 오다이바의 주요 명소인 팔레트 타운, 도쿄 빅사이트 이 세 곳을 이어주는 ‘도쿄 빅사이트, 팔레트 타운 라인’을 운항 중이다. 

모두 다 예약 없이도 승선할 수 있고, 편수도 많아 아사쿠사-오다이바 일대를 관광할 때 꼭 이용하고 싶은 교통수단이다. 또 스미다강 라인에서는 영어, 중국어, 한국어 음성 가이드 시스템도 대여하고 있어 강 주변과 관련한 설명을 들으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물론 배 위에서 도쿄의 상징과 같이 여겨지는 도쿄 스카이트리(R), 레인보우 브리지 등을 볼 수 있어 육상에서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도쿄를 만끽할 수 있다.

TOKYO CRUISE에서 잊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개성적인 디자인의 배’라는 것. 특히 일본 SF 만화로 유명한 ‘은하철도 999’나 ‘우주해적 캡틴 하록’의 작가인 마쓰모토 레이지가 디자인을 담당한 배인 ‘히미코’와 ‘호타루나’는 도쿄의 수상버스를 상징하는 존재와 같다. 

히미코와 호타루나는 각각 배의 이름이 붙은 루트를 운항하는데, 히미코 라인은 아사쿠사와 오다이바 해변공원, 도요스를 이어주고 호타루나 라인은 도중에 히노데 부두를 경유해 아사쿠사와 오다이바 해변공원을 잇는다. 히미코의 특징이라면 배 안에서는 ‘은하철도 999’ 캐릭터가 관광 안내를 해주는 것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현실을 벗어나 만화의 세계로 빠져볼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그리고 호타루나에는 이 배에서만 맛볼 수 있는 디저트와 칵테일을 제공하는 선내 카페가 마련되어 있다. 칵테일을 마시며 배 위에서 도쿄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제대로 된 크루주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도쿄 끝까지 운항하는 ‘도쿄 미즈베 라인’

TOKYO CRUISE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상버스를 꼽으라면 바로 ‘도쿄 미즈베 라인’이다. 도쿄 미즈베 라인의 최대 특징은 바로 선착장이 많다는 것이다. 스미다강을 중심으로 18곳이나 되는 선착장이 준비되어 있고 아사쿠사에서 멀리 떨어진 상류, 사이타마현과의 경계에 해당하는 이타바시구 아즈사와, 스미다 강과 나란히 흐르는 아라카와강, 그리고 도쿄의 동쪽 끝인 에도가와구의 가사이린카이 공원까지 항해 루트를 뻗쳐나가고 있다. 

전 좌석이 자유석이며 예약 없이 승선할 수 있고, 배 안에서는 영어로 음성 가이드도 해준다. 무엇보다 선착장이 많아 원하는 곳에서 하선후 관광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이 배의 가장 큰 특징이다.

도쿄 미즈베 라인의 주요 루트는 3개. 아사쿠사보다 좀 더 상류에 있는 사쿠라바시 다리~오다이바 사이를 운항하는 ‘아사쿠사∙오다이바 크루즈’는 아사쿠사∙아즈마바시 다리∙료고쿠∙엣추지마∙세이루카 가든∙하마리큐 이 6개의 선착장을 경유해 원하는 곳에서 타고 내리는 것이 특징이다. ‘아사쿠사∙가사이 크루즈’는 료고쿠를 기점으로 일단 상류에 있는 아사쿠사로 향하고, 다시 스미다강을 내려가 오다이바 해변공원을 경유한 뒤 도쿄의 동쪽 끝에 있는 수족관과 관람차가 유명한 가사이린카이 공원으로 향한다. 

그 외에 가사이린카이 공원과 오다이바 해변공원 이 두 곳을 왕복하는 ‘가사이∙오다이바 주변’이 있고 광범위한 구역을 담당한다. 아사쿠사∙가사이 크루즈와 가사이∙오다이바 주유를 할 때 2012년에 개통된 도쿄 게이트 브리지 부근을 통과해 이 도쿄만에 걸쳐져 있는 총 길이 8km의 거대한 교량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것도 도쿄 미즈베 라인만의 특징이다.

일본의 첫 오더형 수상택시

2015년부터 운항을 시작한 도쿄의 새로운 수상교통 ‘도쿄 워터 택시’는 그 이름 그대로 지상을 달리는 택시처럼 시나가와∙쓰키지∙니혼바시∙아사쿠사 이 네 지역을 고객의 요청에 따라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준다. 미국의 옐로캡을 떠올리게 하는 컬러링과 동글동글 귀여운 선체가 특징으로, 일본인은 물론 일본을 방문한 많은 외국인에게도 주목을 받고 있다.

도쿄 워터 택시에는 3개의 승선종류가 있다. 우선 ‘택시 플랜’은 승선 당일로부터 7일 후(주말에는 운행 휴무)까지의 일정으로 텐노즈 피어, 고토토이바시 선착장 등 7개의 장소에서 승선과 하선을 할 수 있다. 즉 배를 타고 싶다고 생각한 그때, 택시처럼 전화나 홈페이지를 통해 배를 부를 수 있는 플랜이다.(전화는 일본어만 지원. 홈페이지를 통한다면 영어, 중국어, 한국어를 지원) 

다음으로 홈페이지 예약 한정인 ‘차터 플랜’(전세 플랜)은 7일 이후의 일정으로, 27개의 모든 선착장 어디서든 탈 수 있다. 운항 도중에 마음에 드는 곳에 잠시 머물러 주거나 멀리 돌아가 주기도 해서 풀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마지막 3번째인 ‘한정 운항 플랜’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밤에 타마치 방재 선착장과 텐노즈 피어 사이를 운항하는 정기편. 요금도 저렴하고 전화(일본어만 지원)를 통해 예약해야 이용할 수 있지만, 공석이 있으면 예약하지 않고도 승선할 수 있어 이 귀여운 배를 한번 타보고 싶다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럭셔리 크루저 ‘어반 런치’

TOKYO CRUISE와 마찬가지로 도쿄 관광기선이 운항하는 ‘어반 런치’에서는 마치 유명인사가 소유할 법한 럭셔리한 크루저에 승선할 수 있다. 도쿄만의 도요스, 오다이바, 시바우라 세 곳을 이어주고 애완동물을 동반하거나 자전거를 가져오는 것도 허용된다. 매일 정기 운항을 하고 있으며 예약 없이 승선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어반 런치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 중에는 도요스의 거대 쇼핑몰에서 쇼핑하고, 오다이바에서 사이클링을 즐긴 다음 시바우라에서 애견과 산책하는 식으로 이용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또 전세 서비스인 차터도 진행하고 있다.

고급스러운 여객선 ‘심포니 도쿄만 크루즈’

마지막으로 소개할 시 라인 도쿄가 운항하는 ‘심포니 도쿄만 크루즈’는 히노데 부두를 기점으로 한 레스토랑 배를 이용해 주변을 돌아보는 크루즈다. 히노데 부두를 출발한 다음 다시 원래 장소로 돌아가는 터라 엄밀히 말하면 수상교통과는 다르지만 고급스러운 여객선 안에서 프랑스 요리와 이탈리아 코스 요리를 맛보며 도쿄의 해변 경치를 즐길 수 있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홈페이지 또는 전화를 통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홈페이지는 영어와 중국어 페이지가 준비되어 있고 전화는 영어와 중국어가 각각의 전용 회선을 가지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