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2일 (금)부터 채널W에서 방영 예고한 아리무라 카스미 주연 일본 드라마 '언젠가 이 사랑을 떠올리면 분명 울어버릴 것 같아(이하 이츠코이)'는 제목 그대로 티어저커 (Tear Jerker), 다시 말해 눈물샘 폭탄 드라마의 정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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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물 '아이 엠 어 히어로'의 개봉 이후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확보한 아리무라는, 미녀의 정석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친근감과 호감도라는 측면에서는 일본 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사랑을 받는 20대 중반의 여배우이다. NHK 홍백가합전의 MC라는 것으로 더이상의 설명은 불필요.

드라마 자체는 서두에 기술했듯이, 아줌마용 소프 드라마 (Soap Drama)이고 티어저커이다.

이런 류의 드라마를 나는 태어나 한번도 끝까지 시청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볼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단 과거 영화 및 드라마 제작일에 관여하다 보니, 배우들의 연기를 관찰하느라 억지춘향으로 주요 아줌마용 드라마들을 몰아 보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내가 느낀 점은 "소프 드라마는 역시 작가의 힘이 50% + 배우의 힘이 50%라는 점이었다". 솔직히 연출 PD는 시나리오와 배우 캐스팅만 잘하고 나면, 대본들고 "왔다 갔다" 하면 되는 것이 한국의 소프 드라마였다. 

'이치코이 (いつかこの恋を思い出してきっと泣いてしまう)'는 소프 드라마의 웰메이드 샘플이다. 한국 드라마들 처럼 불필요한 갈등 구조로 시간을 때우지 않으며, 멕시코 등의 라틴 드라마 처럼 열정이 지나치지도 않는다. 프랑스 드라마들 처럼 잘난체를 하지도 않고, 미국 영국 식의 치밀함으로 중무장하지도 않았다. 중국식은 아직 너무나 수준 이하라 언급 자체 귀챠니즘.

아주 단순하고 줄거리는 1화를 10분만 보아도 누구나 알 수 있는 뻔한 스토리 텔링이지만, 잘만든 일본 드라마들이 그러하듯이, 여유로운 템포로 시청자들의 감정선을 야금야금 파고 들어 간다. 다시말해 일본 소프 드라마가 한국과 다른 점은, 연출의 힘도 중요하다는 점이다.

밀레니엄 이후 헐리우드의 대자본과 스타들이 미드에 몰리면서 블록버스터 영화를 능가하는 걸작 미드 시리즈가 쏟아지고 있지만, 잘만든 일본 드라마는 감정의 흐름이라는 측면에서 연출 혹은 배우 지망생들이라면 반드시 음미하며 관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