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코미디에 도전한 ‘무한도전’ 박명수와 정준하의 도전은 그 자체로 특별했다. 이미 한 시대를 대표했던 코미디의 흐름을 주도했던 두 사람이 시간이 지나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 떨어진 감을 채우고 쫓아가지 못하는 트렌드를 확인하면서도 열정과 노력으로 코너를 만들어내고 무대에 올린 모습이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16일 방송된 MBC 리얼버라이어티쇼 ‘무한도전’에서는 박명수-정준하가 ‘코미디빅리그(이하 코빅)’의 막내가 되어 코너를 짜고 녹화에 나서는 험난한 여정이 공개됐다.

결과론적으로 두 사람의 ‘코빅’ 성공을 거뒀다. 관객 50%의 선택을 받아 코너가 ‘코빅’을 통해 방송되기 때문.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박명수와 정준하의 숨겨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방송 캡처

박명수는 오프닝부터 “운이 좋으면 노력도 필요 없다”, “나 되게 운이 좋은 것 같아”라고 하며 ‘코빅’의 선배가 될 양세형 앞에서 긴장감을 떨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박명수와 정준하는 ‘무한도전’ 멤버들과 ‘코빅’ 회의실을 찾았고 달라진 코미디 스타일과 트렌드를 눈으로 확인하고 몸으로 체험하며 조금씩 작아졌다.

현장에 있는 코미디언들에겐 기라성 같은 선배일 박명수와 정준하. 하지만 두 사람은 막내가 되어 최선을 다해 떨어진 감을 찾고 트렌드를 읽으려고 고군분투했다. 그 모습이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낼 정도였지만 모두가 희망을 걸었다.

특히 서로 다른 코미디 스타일을 가진 두 사람은 시작부터 회의에서 난관에 부딪쳤다. 디테일 먼저 챙기는 박명수와 전체적인 틀을 생각하는 정준하는 첫 회의부터 의견이 충돌했지만 ‘코빅’ 선배들의 조언과 도움 속에서 조금씩 자신들의 코너를 정리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수 많은 후배들 앞에서 자신들이 짠 코너를 보여주고 혹평을 받았지만 창피함을 무릅쓰고 자신들의 해 나가야 할 일들을 정리해나갔다.

정준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구식이지만 노트에 스토리라인을 짜 직접 대사까지 빼곡히 적어오는 모습이었고, 박명수는 최근 트렌드에 맞춘 개그를 짜와 ‘사람 냄새가 나’라는 노래 가사와 함께 웃음을 주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후배들 앞에서 아이디어를 냈던 두 사람은 ‘무한도전’에서 인기를 끌었던 ‘자연인’의 모습을 코너로 들여온 뒤 코미디언 성민과 함께 코너를 완성하며 노력과 열정을 쏟아부었다.

‘자연인 하와수’로 무대에 오른 두 사람은 긴장감이 역력했고 설상가상으로 대기실에서는 불길한 징조들까지 나타났다. 심지어 박명수는 무대 등장과 함께 마이크에서 소리가 나지 않아 NG를 내고 개그의 흐름이 끊기기 까지 한 상황.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손에 땀이 쥐게 만든 두 사람. 하지만 두 사람의 코너는 관객50% 이상의 선택을 받아 ‘코빅’에서 방송되게 됐다.

방송은 두 사람의 코너의 재미를 유추할 수 있는 단서들을 보여줬지만 중요한 것은 이번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이 박명수와 정준하가 이 코너를 통해 얼마나 큰 웃음을 줄까 보다는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를 봤다는 것이었다. ‘하와수’가 관객이 박장대소하고 빵빵 터지는 코미디를 선보였으면 금상첨화였겠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진땀이 나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개그였던들 어땠을까. 두 사람의 회의 모습을 지켜보던 양세형이 “두 분 다 대충 하려고 하지 않았어요”라며 말하는 순간 시청자들 역시 똑 같은 마음이었다.

한편 관객 50% 이상의 선택을 받은 ‘자연인 하와수’ 코너는 17일 일요일 오후에 방송되는 ‘코빅’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