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04년생 경순 할매’ 1부가 방송된다.

경상남도 거창군의 산골마을에서는 고부의 겨울나기 준비가 한창이다. 백경순(114) 할머니와 며느리 서종순(64) 씨가 그 주인공이다.

04년생으로 며느리와는 50세 차이가 나는 백경순 할머니. 그런데 외출이라도 할 때는 다리가 아픈 며느리보다 앞서 걸어갈 정도로 정정하시다. 주위에서는 경순 할머니의 장수 비결로 살뜰히 챙겨온 며느리의 정성을 꼽는다.

43년째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종순 씨는 18년 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후 홀로 시어머니를 모셔 왔다. 남편과의 사별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생계를 책임져야 했고, 자식들 뒷바라지와 시어머니 봉양에 어떻게 세월이 흘렀는지도 모른다는 종순 씨.

사진 제공 : KBS

하지만 남편을 잃은 자신보다도 자식을 앞세운 시어머니가 더 안쓰럽다고 한다. 시어머니 경순 할머니는 아들 뿐 아니라 유난히 인정 많고 부지런했던 둘째딸도 먼저 떠나보냈기 때문. 할머니는 지금도 눈 감으면 자식들 얼굴이 떠오른다며 눈가를 적시곤 한다.

딸이 떠나간 자리에 새로운 식구도 들어왔다. 사위가 재혼하며 인연을 맺게 된 이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할머니에게 딸 노릇을 한다.

새로 생긴 딸이라는 의미에서 ‘움딸’이라고 불리는 장혜경(56) 씨는 할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며 살갑게 챙긴다. 그러나 할머니는 움딸을 볼 때마다 딸 생각이 나서 공연히 트집을 잡거나 심통을 부리시곤 한다. 종순 씨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혜경 씨는 종종 경순 할머니를 집으로 모셔가려고 하지만 경순 할머니는 오로지 며느리만 찾는다.

이제 며칠만 더 지나면 한 살 더 나이를 먹는 1904년생 경순 할머니. 그리고 며느리와 움딸이 엮어가는 겨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KBS 1TV ‘인간극장-04년 경순 할매’ 1부는 11일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