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할머니 사랑합니다’ 1부가 방송된다.

부산의 한 달동네에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 절망적인 상황 속에도 매일 희망을 노래하는 홍정한(28) 씨가 부르는 노래다.

정한 씨가 유난히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대하는 한 사람, 바로 정한 씨의 할머니인 채순연(88) 씨다. 정한 씨에게 할머니는 하늘 아래 유일한 울타리다. 정한 씨가 10살이 되던 무렵 지병으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1년 뒤 술에 의지해 살던 아버지마저 세상을 등졌다. 친척들은 고아가 된 정한 씨를 입양 보내기로 결정했다. 

사진 제공 : KBS

그러나 자갈치 시장에서 생선을 팔며 억척스레 6남매를 키웠던 할머니는 차마 손자를 보낼 수 없었다. 

가난했지만 서로에 대한 애틋함과 사랑으로 의지하며 살아가던 할머니와 손자. 그러던 지난해 봄, 아득한 시련이 닥쳐왔다. 노래 연습을 하러 서울로 가던 정한 씨가 갑자기 버스에서 경련과 함께 거품을 물고 쓰러진 것. 

병원에서 깨어난 정한 씨에겐 뇌종양(뇌암) 3등급 판정이 내려졌다. 스물일곱에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 년 뒤, 할머니마저 치매 판정을 받게 된다.

남은 시간이 얼마가 되었든, 주어진 시간만큼이라도 할머니께 받은 사랑을 되돌려드리고 싶다는 정한 씨. 할머니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매일 아침 건강주스를 만들고, 살림까지 도맡아 하며 지극정성으로 할머니를 돌본다. 그가 요즘 제일 많이 하는 말은 “할머니, 사랑합니다.”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었지만 이루지 못한 꿈. 이제 정한 씨는 다른 꿈을 꾼다. 할머니를 위해, 타인을 위해 축복의 노래를 백 번 부르는 것.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빛나는 삶을 위해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정한 씨. 그는 오늘도 설레는 마음으로 삶의 무대에 오른다. 

KBS 1TV ‘인간극장-할머니 사랑합니다’ 1부는 13일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