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무 /음악 평론가] 2011년에 론칭되어 큰 화제를 모았던 tvN의 SNL Korea가 이제 폐지될지도 모른다는 기사를 접했다.

방영 초기 직접 방청석에 앉아 박장대소하며 관람했던 기억이 생생하지만, 몇번 시청하다가 흥미를 잃고 나에게는 잊혀진 프로그램이 된 지가 이미 오래 전이다.

하지만 오리지날 NBC의 SNL은 여전히 나의 애청 프로그램이다.

사진출처 = tvN SNL Korea 공식 사이트

이유는 두가지이다. 우선 SNL Korea는 초창기에 19금 방송이었다. 신동엽의 아슬아슬한 야한 농담이 전체적인 프로그램의 톤과 매너를 설정하면서 사회, 정치, 경제, 문화 전반에 걸쳐 쏘아대는 해학과 풍자 등등이 성인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15금이 된 이후부터는 뻔하디 뻔한 보나마나한 프로그램이 되어버렸다.

둘째는 뮤지컬 게스트들이다. 오리지날 SNL에서 매우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가수들의 라이브 무대. 어찌된 일인지 SNL Korea에서는 이 주요 알맹이가 빠져 버리고 말았다. 할 수 없거나 하기 힘든 구성이라면 이해를 하겠지만, 가수들이 라이브로 신곡을 노래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 힘들었을까? 아이돌 가수들의 음정도 틀리는 피치 보이스를 생방송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품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비용이나 인력 때문에 빠진 것일까?

미국은 물론 전세계 팝뮤직 팬들에게 매주 SNL 뮤지컬 게스트들의 신곡 라이브 퍼포먼스는 금주의 핫 볼거리이다. 립싱크는 물론 과도한 믹싱 칼리브레이션이나 MR도 절대불가 - 소규모 밴드 연주에 맞추어 가수 혹은 그룹이 말 그대로 '쌩' 라이브를 선사하여 자신의 노래 실력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신곡 쇼케이스이다.

그런데 뮤지컬 게스트들의 라이브 퍼포먼스와 19금 수준의 성인용 농담이 빠진 tvN의 SNL Korea. 이제라도 폐지 가능성 소식이 들려오니 아쉬운 것이 아니라 "잘됐다"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아무리 라이센스여도 오리지날과 비슷한 냄새는 풍겨야 했다.

( ** 라이브엔은 2017년 3월 부터 MBC 방송작가, 싸이더스 iHQ 영화제작 본부장을 거쳐 현재는 음악 평론가 겸 기자로 활동 중인 이상무 씨의 케이팝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