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우리는 오래된 집을 샀다’ 4부가 방송된다.

물론 힘들다. 벽지나 뜯어내고 청소나 하면 되지 싶었지만 그건 몰라서 하는 소리였다. 뜯어낼수록 눈길이 머물고, 공들여 옛 모습을 되찾고 싶었다.

그래서 부부는 문화재 발굴하듯 천천히 고쳐가기로 했다. 콘크리트에 덮여 있던 옛 대청마루, 천장 판자 속에 숨어있던 높은 천장과 가지런히 걸린 서까래, 온통 단팥죽 색에 가려졌던 한옥의 나뭇결, 화장실로 개조됐던 누마루의 근사한 풍경. 모두 부부가 1년 넘게 흘린 땀으로 되찾아낸 이 집의 모습이다.

사진 제공 : KBS

아침이면 아내는 별채에서 나와 부엌으로, 텃밭으로 가고, 심고 가꾸는 걸 좋아하는 낭만파 남편은 밤새 내린 비에 뜰부터 살핀다. 비오는 날이면 낙숫물이 마음을 울렸고, 고실고실 마르는 빨래엔 햇볕 냄새가 났다.

나뭇잎을 찍어 만든 디딤돌을 딛고 정겨운 장독대를 지나면 먹고도 남을 자급자족 텃밭이 부부의 식탁을 채워주고 상사화, 수국, 백일홍 등 계절대로 피는 꽃들이 정원을 수놓는다. 날마다 선물 같은 하루, 이런 행복을 느낄 수만 있다면, 힘들고 느리게 고쳐가는 삶도 괜찮지 싶다.

KBS 1TV ‘인간극장-우리는 오래된 집을 샀다’ 4부는 14일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