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방송인 허수경을 만나본다.

█ 어두웠던 그녀의 삶을 비춰준 단 하나의 별, 사랑하는 딸 은서

1989년 MBC 1기 공채 MC로 데뷔한 방송인 허수경! 싹싹하고 순발력 넘치는 진행으로 주목받으면서 당대 최고의 MC로 인기를 누렸다. MBC TV와 라디오에서 5개 프로그램을 한꺼번에 진행하는 것은 물론 최초로 남성 MC와 비견되는 능력을 지닌 여성 MC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던 도중, 그녀가 돌연 방송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두 번의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은 후 그녀는 2008년 혼자 몸으로 딸 은서(태명 별이)를 낳게 된다. 그녀에게 은서는 살아야 하는 이유였다.

“그 때 저는 살아야 하는 의미나 가치를 많이 생각했던 때였어요. 내가 사는 이유는 엄마가 되기 위한 거였어요. 그 선택을 했기에 내가 지금 이렇게 살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어요. 축복 같은 삶이죠 제 딸은 내가 바라보고 갈 길을 알려주는 나한테 별 같은 존재예요 그래서 별이라고 태명을 지었어요.” - 허수경 int

예고 캡처

이토록 잦은 풍파를 겪었던 그녀가 제주도에서의 삶을 택한 지 어느덧 12년. 제주 살이는 오롯이 은서를 키우기 위한 선택이었다. 일주일 중 하루 수경은 방송 일로 인해 서울 행 비행기에 오른다. 금요일 단 하루 제주도를 비울 때조차도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못 말리는 모녀. 뽀뽀 만 번은 기본, 사랑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는 닭살 모녀.

허수경은 딸 은서의 아기 때 용품들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소중히 차곡차곡 모아 놓을 만큼 지극한 딸 사랑을 자랑한다. 그런 엄마 허수경에게 딸 은서가 바라는 것이 단 한 가지 있다는데 허수경을 놀라게 한 그 말은 과연 무엇일까?

█ 두 번의 결혼 실패, 그리고 만난 큰 나무 같은 한 사람

어느덧 제주 생활 12년 차, 남편 이해영을 만나 함께 산 지 올해로 6년째다. 지금은 행복한 결혼생활로 안정기를 맞이한 허수경. 남편 이해영은 아내를 위해 감미로운 클라리넷 연주를 하고 발 마사지는 기본인 로맨틱한 남편이자 딸 은서에게도 한없이 다정한 아빠다.

허수경은 방송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 서울 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서울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남편과는 주말 부부로 지낸 지 오래다. 덕분에 항상 신혼 같다고 쑥스러운 듯 웃는 허수경이지만 남편에게 매끼니 챙겨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뿐이다. 두 번의 이혼을 겪으며 다시는 결혼은 없을 거라 생각했던 허수경. 이해영과의 만남은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예고 캡처

그러나 사실 이해영과 허수경 둘을 이어준 사람은 다름 아닌 은서였다. 방송에서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던 수경의 러브스토리가 ‘사람이 좋다’에서 전격 공개 된다.

“저 아저씨면 우리 엄마가 남자친구로 사귀어도 좋겠다 (라고) 사실 저희 딸이 먼저 제안을 했어요. 씩씩하게 우리 아이를 혼자 키울 거라고 생각했다가 아이가 ‘아빠’ 라고 불러볼 수 있는 대상이 생겼다는 것에 깊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 허수경 int

█ 또 다시 아픔, 그러나 계속되는 그녀의 끊임없는 도전

사랑하는 남편 이해영과 딸 은서와 함께 행복한 늦깎이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는 허수경. 그러나 풍파가 잦았던 탓일까 최근 수경은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다. 과로에 공황장애, 우울증 등 심리적 문제가 겹치며 건강이 많이 악화 된 것.

언제나 홀로 묵묵히 버텨오던 그녀였지만 남편 이해영과 딸 은서, 그리고 늘 자신을 믿고 따라주는 두 남동생 내외에게 최근에서야 건강상 문제를 털어놓았다. 엄마로서 약해지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에 자진해서 병원을 찾았다는 그녀. 병원에 도움을 받아 서서히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제가 어렵고 힘든 순간이 생겼을 때 내 몸 속에 용수철 같은 게 탁 나타나면서 나를 일으켜 세워요. 많은 용수철이 있지만 그중의 최고는 우리 딸. 우리 딸은 제가 그동안의 제가 장착했던 용수철 중에 가장 막강한 최고급이에요” - 허수경 int

예고 캡처

허수경은 삶에 힘든 순간이 있을 때마다 스스로 몰두할 수 있는 일을 찾곤 했다. 그래서 그녀가 이번엔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생활 한복 디자이너로서 제 2의 도전을 시작한 것. 평소 한복을 좋아했던 그녀, 처음에는 단순히 딸 은서에게 입힐 한복을 만들고 싶어서 생활 한복 디자인 분야에 뛰어들었지만 손님들의 반응이 의외로 뜨거웠다.

그래서 허수경은 지금은 더 많은 이들에게 우리 한복의 편안함과 멋스러움을 알리고 싶다고. 어렸을 때부터 손재주가 많았던 그녀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제주도에서도 한복 디자인, 가게 인테리어 꾸미기, 마당 가꾸기 등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바쁘지 않냐는 말에 그녀는 답한다. 자신은 끊임없이 손을 움직이는 일이 곧 휴식이라고. 일과 휴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욕심 많은 그녀.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진 제주 도민이 된 지 어느덧 12년. 서울과 제주도를 바쁘게 오고가는 그녀의 이중생활을 휴먼 다큐 ‘사람이 좋다’를 통해 함께 살펴본다.

“느리게 간다는 건 걸음걸이를 느릿느릿 하는 게 아니라 돌아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돌아가다 보면 똑같은 걸음에 속도로 걷지만 나무도 보고 지나가는 사슴도 보고 가다가 예쁜 돌이 있어서 줍기도 하고 그렇게 가게끔 그 길이 나를 이끈다는 거죠 . 그래서 그냥 저는 똑같은 발걸음이지만 이 길로 간 거예요” - 허수경 int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허수경 편은 13일 오전 8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