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무 / 음악 평론가]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 참석하여 소셜 미디어 부문 수상을 하고 돌아온 방탄소년단이 국내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비틀즈 이래로 주목받아..." "저스틴 비버를 누르고 월드 스타..." 깐느에서 박찬욱 감독이 수상했던 것 만큼이나 요란한 문구들이 연예면을 장식한다.

사진= 라이브엔 김기태 기자

여기서 '월드스타'를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흔히들 '아바 (ABBA)'가 전설의 월드스타라고들 생각한다.  미국을 제외한 시각에서 보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팝월드에서 월드스타란, 미국을 포함한 수퍼스타를 지칭한다. 아바는 엄밀하게 '댄싱 퀸'의 원히트 원더 아티스트이다. 그 시절 아바는 이글스-비지스-플리우드 맥으로 이어지는 3대 수퍼스타들 틈바구니에서 '댄싱 퀸' 한 곡을 히트했던 경우이다. 물론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16개국에서는 발표하는 곡들마다 모조리 넘버 원을 했던, 레전드 중에서도 레전드이다.

이렇듯 미국 이외의 국가나 지역의 스타들을 가리켜 팝월드에서는 '인터내셔날 스타'라고 지칭한다. 내가 미국 사대주의적이라고? 미안하지만 팝월드의 기준은 미국이다. 싫으면 '직접 기준 정해라'.

일본의 B'z는 헐리웃 록의 전당에 헌액되어 있고, 엑스재팬은 최근에도 영국 웸블리 아레나에서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그렇다고 B'z나 엑스재팬을 월드스타라고 지칭하는 경우는 일본 언론 외에는 없다.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팝 스타들을 만난 것 만으로도 행복했다'라며 온라인 투표가 반영되어 소셜미디어 상을 받은 것에 대하여 그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들이었다. '미국 진출'이라든가 '싸이와의 비교' 등등 기자들의 '국뽕'스러운 질문에 별다른 흥분감을 표출하지 않았다. 사실 싸이도 원히트 원더이지 월드스타가 아닌데도 말이다.

정작 바로 이번 주, 일본에서는 별 홍보도 없는 상태에서 BTS의 '피 땀 눈물'이 싱글 발매 첫주에 2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대박을 냈다. (일본 이외의 해외 아티스트로는 경이적인 기록이다.) 월드스타이건 아니건, 방탄소년단은 이미 한국 영토 밖에서 상당한 실적과 호응을 얻어내고 있다. 문화 변방국 언론의 티를 내지 말고, 한국의 연예부 기자들도 방탄소년단 처럼 의젓하고 소신이 있었으면 좋겠다. 일반 독자들은 BTS가 정말로 미국을 폭격하고 월드스타가 된 것으로 오해할 수가 있다.

( ** 라이브엔은 2017년 3월 부터 MBC 방송작가, 싸이더스 iHQ 영화제작 본부장을 거쳐 현재는 음악 평론가 겸 기자로 활동 중인 이상무 씨의 케이팝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