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무 / 음악 평론가] '오나나' '돈리콜' '루머'..... 리안나의 창법과 곡들을 거의 베끼다 시피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귀에 감기고 특히나 라틴 풍의 끈적거리는 뒷 맛이 일품이다.

구성원인 4명의 남녀 멤버들은 흔하디 흔한 케이팝 아이돌 및 지망생들을 짜집기로 모아 놓은 것 뿐인데, 케이팝 아이돌 칼군무라는 식상한 패턴이 아닌, 역시 끈적거리면서 섹시한 퍼포먼스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강레오 쉐프가 청담동의 모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던 시절, 레스토랑 오너의 가장 큰 자랑은 비싼 최고급 한우를 어렵게 구하여 스테이크로 제공한다는 점이었다. 그러자 강레오 쉐프의 귀여운 장난기가 발동을 하였다. 한우 가격의 3분의 1 정도인 호주산 와규를 몰래 가져다 스테이크로 내놓았고, 손님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사진제공 = DSP미디어

 카드가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반응이 일어나는 이유는, 카라의 섹슈얼한 '엉덩이' 춤으로 일본 시장을 휩쓸었던 DSP 미디어가 대중문화의 근간인 'How To Sell Sex'의 노하우를 살려 유럽과 북미/남미 시장에 맞게 콘셉 얼라인먼트를 조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한국식 무더기로 아이돌들이 나와서 유치원생 혹은 군대 제식 훈련 하듯이 립싱크해가며 줄맞추어 춤추며 노는 모습은, 그 유치함이 통하는 중생들에게나 효과적이지, 냉정히 말하면 음악을 빙자한 삼류 써커스이고, 세계 시장에서 절대로 주류가 될 수가 없다.

그런 삼류 서커스 시장 밖에 존재하지 않는 척박한 케이팝 시장에서, 생각을 조금 바꾸어 중간 비트에 라틴풍 멜로디와 섹시한 남녀 혼성 그룹을 묶어 내놓은 K.A.R.D는, 발상 전환 만으로도 대견하기가 그지없다.

한가지 아쉽다면, 블랙아이드피스의 퍼기 (Fergie) 처럼, 정말 노래를 잘하고 섹슈얼한 '비밀병기 그녀'가 한 명 포함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이다. 하지만 아쉬운대로, K.A.R.D는 케이팝 버전 섹시 Abba로서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 ** 라이브엔은 2017년 3월 부터 MBC 방송작가, 싸이더스 iHQ 영화제작 본부장을 거쳐 현재는 음악 평론가 겸 기자로 활동 중인 이상무 씨의 케이팝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