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노인과 소’ 3부가 방송된다.

노인의 아버지는 장남이 열다섯이 됐을 때, 지게를 만들어줬다. 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할아버지는 지게로 거름을 옮기고, 땔감을 져 나르고 늙은 아내의 짐을 들어다 준다.

경운기를 배우지 못했지만, 농사를 짓는 덴 아무 문제없다. 장도 섬 곳곳의 밭에 짐을 옮기기엔 지게만큼 좋은 게 없고, 말 잘 알아듣는 누렁이와 도와주는 아내가 있으니 괜찮다.

다만, 이제 모두 늙어서 더디고 시간이 걸릴 뿐이다.

오래전, 먹고 살려면 농사지을 땅이 있어야 했다. 부부는 물 빠진 갯벌에 돌을 놓아가며 무인도로 건너가 농사를 지었다. 돈이 생기면 크건 작건 밭을 사고 삶을 일궜다. 한번은 갯벌을 건너던 소가 개펄에 빠져 마을사람들이 건져준 적도 있다.

사진 제공 : KBS

긴 세월이 지났지만, 봄이 오면 노부부와 늙은 소는 느릿느릿 밭이 있는 목섬으로 간다. 거름 뿌린 밭에 쩌렁쩌렁 울리는 여든한 살 노인의 소리. 그럴 때마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누렁이, 밭은 더 비옥해진다.

사람이 쉬면 소도 쉰다. 볕 잘 드는 바닷가에 따로 소노인의 자리도 있다. 그곳에서 누렁이는 지게 지고 가는 노인만 바라본다. 어쩌다 섬 밖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노인은 뭍에 가서도 온통 소 생각뿐이다. 벌교 장날 서둘러 돌아오는 배에 올랐지만, 배가 고장이 나서 발이 묶이고 만다. 돌아와 소부터 찾는 노인, 달래는 모양이 꼭 아이 대하듯 한다.

“밥 잘 주고 내가 깨끗이 청소하고 그러면 이것은 사람으로 생각하면 사랑한다 그런 뜻을 소가 알아 몸짓으로. 말로는 내가 안 하지.”

‘인간극장-노인과 소’ 3부 줄거리

여객선에서 들려오는 반가운 목소리 ‘아버지~’. 교통이 불편한 섬에 몇이나 와줄까, 보란 듯이 우르르- 자식들부터 제수, 처가 식구들까지 집으로 돌아가는 봉고차가 ‘가족차’가 되었다. 자식들의 트렁크에서 줄줄이 나오는 음식 행렬에 점수 할아버지는 흡족하다.

대가족이 함께하는 식사준비, 노부부에겐 넓었던 별채가 좁디좁게 느껴진다. 가족들이 돌아간 얼마 후, 다시 돌아온 노부부의 일상은 조용할 줄 알았는데?

KBS 1TV ‘인간극장-노인과 소’ 3부는 26일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