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무 / 음악평론가] 매년 가장 핫한 여름에 개최되는 지산 밸리록 페스티벌은 이제는 일년 중에 가장 기다려지는 팝 뮤직 축제가 되었다.

라디오헤드와 레드 핫 칠리 페퍼스를 선사했던 지산 밸리록이 올해는 고릴라즈와 로드를 라인업에 올렸다.

블러 시절보다 한층 더 3차원적인 콘셉을 선보이는 데이먼 알반의 고릴라즈도 기대가 되지만, 개인적으로 올해의 씬 스틸러는 로드 (Lorde)이다.

Lorde [사진 CJ E&M 제공]

'Royals' 이후 소식이 없던 로드가 올 6월에 뉴 앨범을 발매하고 곧바로 한달 후에 한국에서 라이브 무대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주최측인 CJ E&M에 큰 절이라도 올리고 싶다.

Lorde의 등장은 기대와 불안이 공존했기에 더더욱 그렇다. Alanis Morissette의 경우 처럼, 혜성 같이 등장하여 록 씬의 파장을 일으킬 것인지, 아니면 Fiona Apple 처럼 '혹시나에서 역시나' 정도로 용두사미가 될 것인지가 매우 분간하기 어려운 아티스트 소녀였기 때문이었다.

4년의 시간이 지나가고 틴에이저에서 어느덧 성숙한 여성 아티스트의 풍모를 풍기는 Lorde는 SNL을 통해서 스칼렛 요한슨의 소개로 선 공개곡인 'Green Light'의 라이브 퍼포먼스로 기대를 증폭시켰다.

 Lorde에 대한 완전한 평가는 6월에 2nd 앨범이 출시되면 곧바로 판가름이 나겠지만, 그 결과에 상관없이 'Royals'의 라이브 퍼포먼스를 눈 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지산 밸리록은 티켓 값을 한다고 본다.

Lorde 혹은 Amy Winehouse 예전 Sinead O'Connor나 Fiona Apple 그리고 Lady Gaga 유형의 비정형성과 천재적 음악 재능이 결합된 여성 팝 아티스트들을 볼 때마다 가장 부러운 점은, 케이팝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90년대에는 그나마 이소라 정도가 존재했지만, 2천년대 이후 가요는 아이돌 시대가 되면서 독창성으로 무장하여 자유 영혼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여성 아티스트가 전무하다.

아니 내 눈에는 꼭 한 명이 있었다. 미스틱의 퓨어킴이었다. 그런데 이수만이 미스틱에 전략적 투자를....

pure kim (사진제공 =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SM은 미스틱 이전에도 인디 록 레이블인 발전소에도 투자를 한 전례가 있지만, 결과는 시너지 효과 제로이다. SM의 인디 레이블 투자는 일부 요소를 마리오네트 놀이용 자사 아이돌들에게 접목하여 업그레이드 하자는 것이지, 리얼 뮤직에 무슨 관심이나 애정이 있는 것이 아니다. ( 물론 이번 투자는 음악 보다는 연기자와 MC의 수급 및 주가 끌어 올리기가 주목적이기는 하다. )

여하튼 윤종신에게는 사기를 당한 기분이 드는 것은 나 뿐일까?  능력이 안되면 전 UN 사무총장 할어버지 처럼 집으로 돌아가면 된다.

그리고 SM의 전문 나팔수인 ize의 강명석은 예상대로 미스틱과 SM의 합체 시너지를 신이나서 거품을 문다.

노래 한 곡이 떠오른다. 워렌 제본이 머피의 법칙을 소재로 만든 올드 팝이다. 'Poor Poor Pitiful Me' 여기서 Me를 케이팝으로 바꾸면 된다.

( ** 라이브엔은 2017년 3월 부터 MBC 방송작가, 싸이더스 iHQ 영화제작 본부장을 거쳐 현재는 음악 평론가 겸 기자로 활동 중인 이상무 씨의 케이팝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