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영화/문화 영화
영화 '시카고' 1920년대 시카고 배경…보드빌 스타들의 이야기 그린 뮤지컬 영화

31일 EBS ‘금요극장’에서는 영화 ‘시카고’ (원제: Chicago)를 방영한다.

2002년 제작된 영화 ‘시카고’는 롭 마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르네 젤위거, 캐서린 제타 존스, 리처드 기어, 퀸 라티파, 존 C.라일리 등이 출연했다.

영화 ‘시카고’ 줄거리

무대를 동경하며 코러스 가수로 일하는 록시(르네 젤위거)는 스타가 되고 싶어한다. 헌신적이고 선량한 남편 에이머스(존 C.라일리) 모르게 한량 프레드와 바람을 피우는 것도 프레드가 나이트클럽 사장과 절친한 사이라 말해서다.

하지만 그 친분이 록시를 유혹하기 위한 거짓말이었음이 밝혀지고 분노에 찬 록시는 우발적으로 프레드를 살해하고 만다. 에이머스를 꼬드겨 정당방위인 것처럼 사건을 꾸미지만 곧 프레드와의 내연관계가 밝혀지며 록시는 감옥에 가게 된다.

같은 날, 시카고 최고의 배우 벨마(캐서린 제타 존스)도 일급 살인 혐의로 록시와 같은 감옥에 들어온다. 남편과 여동생의 불륜을 목격하고 그들을 살해한 것이다. 감옥을 통제하고 있는 간수 ‘마마’ 모튼(퀸 라티파)은 수감자들로부터 거액의 커미션을 받고 변호사 빌리 플린(리처드 기어)을 이어준다.

마마와 벨마의 거래를 엿듣게 된 록시도 고액의 현금을 주고 빌리를 고용한다. 단 한 번도 패소한 적 없는 불패의 변호사 빌리는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록시의 무죄판결을 이끌어내려 노력한다.

좀 더 자극적인, 좀 더 화제가 될 만한 사건에 관심을 보이는 언론의 이목을 끌기 위해 록시와 빌리는 거듭해 이슈를 만들어낸다. 마침내 온갖 연극을 벌인 끝에 록시는 무죄판결이 나지만 이미 세간의 관심은 록시로부터 멀어져있다. 록시는 뒤이어 출소한 벨마와 손을 잡고 다시금 무대에 오른다.

영화 시카고 : 스틸 컷

영화 ‘시카고’ 주제

시카고에선 모든 것이 쇼비즈니스를 위한 소도구이자 장치가 된다. 누가 누구를 왜 살해했느냐도, 살인자와 피해자가 이후 어떤 삶을 살게 되었냐도 중요하지 않다. 그저 무엇이 더 강렬한가, 무엇이 더 자극적인가만이 세간의 관심을 얻을 수 있는 가치있는 이슈가 된다.

1920년대 미국은 혼란한 부흥기였다. 라디오와 자동차 보급이 일상화되고 할리우드가 점점 세력을 확장하던 시기, 누구든 아이디어만 있으면 부자가 될 수 있던 기회의 시대였다. 경제 주체로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도 올라가고 있었고 미국의 주요 주에서 여성참정권이 공식적으로 인정된 때이기도 했다.

양심이나 신념 따위는 일찌감치 치워버리고 다른 누구보다 주목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영화 ‘시카고’ 속 인물들의 모습은 이 시대 미국의 어두운 그림자이다. 록시도 벨마도 마마도 빌리 플린도 누군가의 상처받은 마음이나 인권 대신 ‘유명세’를 얻기 위해 자기 자신을 홍보하는 데만 집착한다. 눈부신 무대나 화려한 의상, 시선을 빼앗는 퍼포먼스들은 경제 부흥 시기의 공허한 미국을 은유한다.

영화 ‘시카고’ 감상포인트

인물들이 놓인 상황은 보드빌 무대로 재구성되어 보여진다. 사건의 진실은 관계없이 쇼를 이끄는 호스트의 입장에서 가장 화려하고 호소력 있게만 전개될 뿐이다. 특히 영화 ‘시카고’는 법정에서 거짓 연극을 펼치고 난 록시의 진심이 한 편의 거울쇼로 재구성된 장면과 뜻밖의 증거 제출로 위기에 몰린 빌리 플린이 탭댄스를 추며 역전극을 펼쳐보이는 장면이 압권이다.

이 쇼를 보고난 이들은 그 쇼의 화려함에 매혹되어 눈과 귀가 닫힌 채 사건의 본질을 들추어내지 못하게 되어버린다. 심지어 발칙한 쾌감마저 느껴질 정도다. 무시무시한 엔터테이닝 쇼는 잘못된 판결로 출소한 록시와 벨마가 부활의 퍼포먼스를 펼쳐보이는 때에 정점에 이른다.

이전의 불편한 관계들과 거짓말들, 질투와 증오 따위의 감정들은 눈부신 쇼 무대에서 깡그리 잊힌다. 진심으로 흥겨워하는 인물들의 표정은 그래서 더욱 지독하고 무섭다.

영화 ‘시카고’ 감독 롭 마셜

영화 '시카고'는 제7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여우조연상(캐서린 제타 존스), 미술상, 의상상, 음향상, 편집상 등 6개 부문의 상을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롭 마셜(Rob Marshall)은 '게이샤의 추억'(2005) '나인'(2009)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2011) '숲속으로'(2014) 등 극적인 드라마를 화려한 뮤지컬 스타일과 혼합하는 데 뛰어난 재능과 취향을 드러내는 감독이다.

1960년 10월17일 미국 위스콘신 주 메디슨에서 태어난 롭 마셜은 어려서 펜실베니아 주 피츠버그로 이주해 그곳에서 대학까지 마쳤다. 카네기 멜론 대학교를 졸업한 뒤 바로 피츠버그 극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댄서로 오래 일하다 건강이 나빠진 뒤엔 연출로 관심을 돌려 TV영화 '애니'(1999)로 데뷔한다.

'시카고'는 롭 마셜의 영화 연출 데뷔작이다. 현재는 1930년대 런던 대공황 시기를 배경으로 한 디즈니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를 촬영 중이다. '숲속으로'에도 출연한 배우 에밀리 블런트가 메리 포핀스를 연기한다.

EBS 영화 ‘시카고’는 31일 밤 12시 25분에 방영된다.

박은철 기자  park0412@liveen.co.kr

<저작권자 © JAPAN Culture Media 라이브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은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