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만물을 얼어붙게 만들던 겨울이 녹고, 생기 넘치는 봄기운이 움트고 있다. 남쪽에서 실려 온 따뜻한 바람은 산과 들을 푸르른 빛으로 물들이고, 치열한 전투는 시작됐다. 얼어붙은 땅을 이겨내고 싹을 틔우는 나물들, 따뜻한 바람에 끌려 나온 아낙네들의 신경전, 나물로 생계를 이어가는 할머니들, 나물 찾는 산사나이들에게까지 봄나물은 전쟁이다. 처음으로 맛보는 봄맛 찾아 따뜻한 바람 따라 발걸음을 재촉해 본다.

1부. 청산도 대첩

청산도에서도 오지라고 불리는 권덕리 마을, 봄바람 살랑거리는 날이면 마을 어머니들은 경운기를 타고 봄 소풍을 간다. 배고픈 시절 마을 주민들에게 톳은 굶주린 배를 채워주는 나물이자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효자작물이었다.

▲ 사진 : EBS

톳나물과 함께 청산도 바다를 대표하는 또 다른 음식, 청산도 탕은 넣은 해산물에 따라 문어탕, 소라탕, 배말탕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릴 뿐 아니라 명절이나 제사에 꼭 올라가는 청산도 주민에겐 뗄 수 없는 음식이다. 청산도로 시집와 바다나물 덕에 산나물 맛 잊었다는 송금자 씨를 따라 톳밥, 톳나물, 전복탕에 갓 잡아온 각종 해산물들까지 섬 잔칫상 부럽지 않은 권덕리 마을 봄바다 맛을 맛보러 가본다.

▲ 사진 : EBS

우리나라의 유채꽃 명소, 청산도. 그곳을 노랗게 물들이는 유채꽃을 보기 위해 작년 4월 한 달 동안 지나간 관광객만 해도 8만 명이 된다. 봄바람이 코끝을 스치는 이른 봄엔, 노란 유채꽃이 피기 전에 여린 잎을 따서 봄나물로 즐기는 백미선 씨. 청산도로 시집와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백미선 씨는 주말부부를 자청하며 청산도 음식에 빠져 홀로 청산도를 지키고 있다. 청산도 나물은 유채나물이 최고라는 백미선 씨와 섬 토박이 친구 김은자 씨를 따라 웃음꽃핀 유채나물 뜯으러 가본다. 27일 밤 9시 30분 EBS '한국기행'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