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좋다’ 이은하, 아버지 빚 갚기 위해 열심히 살았지만 결국은 파산의 길로 “그래도 포기는 없다”

26일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7080 디스코의 여왕, 가수 이은하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 7080 디스코의 여왕! 원조 디바 이은하

9년 연속 MBC '10대 가수 가요제' 10대 가수상 수상. 7080 세대를 주름 잡았던 디스코의 여왕이 있다. 바로 데뷔 45년차 가수 이은하다. 열 세 살의 어린 나이로 가요계에 도전장을 내민 그녀는 어린 아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호소력 짙은 음색으로 청중을 단번에 사로잡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봄비',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 '겨울 장미', '아리송해', '돌이키지 마',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등 그녀의 노래는 여전히 국민 애창곡으로 손꼽히며, 명불허전 45년차 가수의 저력을 이어오고 있다.

▲ 예고 캡처
"이은하 씨 음색 자체가 대한민국에서 단 한 명뿐인 독특한 음색이고, 가창력도 대한민국 최고 수준이에요. 이은하 씨는 세계무대에 올라도 전혀 손색없는 가요계의 보물입니다." - 가수 배철수 인터뷰 中

"이은하 씨 같은 경우에는 해가 거듭될수록 음악의 깊이가 깊어지더라고요. 같이 음악 하는 동료로서, 아끼는 후배로서 이은하 씨는 누구보다도 노래하지 않으면 안 될 사람 중에 한 명이에요. 꼭 노래해야 돼요." - 가수 전영록 인터뷰 中

▲ 예고 캡처
하지만 최근 들어 음악 방송에서 좀처럼 만나보기 어려웠던 그녀.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상의 이유로 무대에서 잠시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한 번도 털어놓지 못했던 가수 이은하의 파란만장 인생사를 '사람이 좋다'에서 전격 공개한다.

■ 이은하의 아픈 손가락, 그 이름 ‘아버지’

아코디언 연주자였던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음악 세계에 발을 들인 이은하. 그녀에게 있어 아버지는 인생의 스승이자, 음악 인생을 함께 걷는 동료였다. 그녀는 아버지 덕분에 가수로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지만, 아버지 때문에 인생의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92년도 건설업을 하던 이은하 아버지가 딸의 이름으로 발행했던 어음이 문제되며, 이은하가 빚을 떠안게 된 것이다. 결국 집을 경매에 넘기고, 모아둔 재산 모두 처분해야 할 수밖에 없던 그녀. 이은하는 아버지 빚을 갚기 위해 야간 업소 무대를 전전했고, 10년 만인 2002년에 거액의 빚을 청산할 수 있었다.

▲ 예고 캡처
"당시에는 제가 많이 어렸고, 또 돈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아버지가 빚을 졌어도 아버지는 이은하의 아버지니까 아버지가 빌린 돈도 당연히 제 빚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빚 갚기 위해서 정말 많이 노력했죠." - 이은하 인터뷰 中

하지만 그녀는 또 한 번 인생의 내리막길에 놓였다. 이은하 아버지는 다시 사업이 기울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급성 패혈증으로 쓰러지게 된 것이다. 지난 2002년 갚았던 빚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고, 중환자실 병원비까지 더해져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 혼자서 빚을 감당할 수 없게 된 이은하는 결국 법정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 예고 캡처
"아버지가 많이 원망스럽죠. 그런데 원망해봤자 어쩌겠어요. 제가 평생 동안에 많이 무식하고, 무지했던 거죠. 다만 아버지도 쓰러지셨다가 회복 중이고, 저도 약물 치료 없이는 못 움직이는 상태잖아요. 사실 당장이라도 수술해야 되는데 빚진 사람이 수술할 수는 없고. 그래도 제가 어떻게든 빚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어요." - 이은하 인터뷰 中

■ 아직도 그대는 ‘가수’ 이은하

다시 찾아온 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인 이은하. 매일매일 약물 치료를 받으며 자기와의 싸움을 견뎌내는 중이다. 그녀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힘겨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바로 그녀 인생의 전부인 ‘노래’ 때문이다.

▲ 예고 캡처
가수로서 인생의 마지막까지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그녀. 아직까지 도전해보지 못한 음악 장르에 대한 갈증으로 계속해서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 어느덧 데뷔 45주년. 여전히 음악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 않는 가수 이은하.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봄날을 기다리는 이은하의 모습을 '사람이 좋다'에서 따라가 본다.

"제가 몸이 안 좋으니까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제 건강 생각해서 어느 정도 자제하면서 하자고 생각하는데 무대에 올라가서 관객들 박수 받고, 앵콜 소리가 들리잖아요? 그러면 내가 오늘까지만 살다가 죽자는 생각으로 노래를 하게 되는 거예요. 내 노래가 좋다고 박수를 쳐 주는 관객들이 있는데 내가 뭔들 못할까 하는 생각으로요." - 이은하 인터뷰 中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이은하 편은 26일 오전 8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