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떠나고 싶은 섬 제주에는 도보 여행자들을 위한 많은 길이 있다. 그중에서도 올레와 갑마장길은 수려한 풍광과 다양한 볼거리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길. 이번 주는 매주 따뜻한 목소리로 ‘영상앨범 산’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최원정 아나운서가 아들 주호와 함께 바닷길에서 오름의 산길까지, 다채로운 제주의 길을 따라 겨울 여행에 나선다.

제주 방언으로 ‘골목길’이라는 뜻의 올레. 올레는 제주의 모든 풍경을 아우르는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다. 그중에서도 5코스에서 7코스는 푸른 바다 경치와 아기자기한 마을의 모습까지 두루 만날 수 있어 요즘 같은 추운 겨울에도 걷기 좋은 구간으로 꼽힌다. 계절이나 컨디션에 따라, 풍경의 종류와 길의 난도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올레 트레킹의 가장 큰 매력.

▲ 사진 : KBS

커다란 바위가 바다를 삼킬 듯이 입을 벌리고 있는 큰엉은 해안 산책로지만 잘 가꾸어진 나무들이 마치 숲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접근성이 좋고 가볍게 걷기 좋아서 꼭 올레를 걷지 않더라도 많은 이들이 다녀가는 곳. 이곳에서 조금만 더 걸어 나가면 ‘겨울의 꽃’이라 불리는 동백을 한 아름 만날 수 있는 위미동백나무군락이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계속해서, 민물과 바다가 맞닿아 만들어진 쇠소깍으로 이어지는 올레. 쇠소깍은 제주 방언으로, ‘소가 누워있는 모습을 닮았다’해서 이름 붙여졌다.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독특한 환경으로, 예전에는 동네 사람들이 멱을 감던 하천이었지만 2011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후에는 엄격히 보호를 받고 있는 곳이다.

쇠소깍을 뒤로하고 다시 향한 곳은 서건도. 정식 코스에 포함되어 있지는 않지만 올레 7코스에서 바라보이는 서건도는 하루에 두 번, 썰물 때에만 걸어 들어갈 수 있는 특별한 섬이다. 어스름한 겨울 바다, 신비로운 섬에 내리는 노을 속에서 엄마 최정원 아나운서와 아들 주호의 첫 여행, 그 첫날이 저물어 간다.

이튿날은 갑마장길을 찾아간다. ‘갑마’는 제주에서 키우는 말 중에서도 최상 등급으로, 왕에게 진상되던 말이었다고 한다. 이런 으뜸 말들을 길러내던 너른 목장이 바로 ‘갑마장’. 목장길을 따라 가시리 마을과 주변의 오름, 대평원을 연결한 갑마장길은 총 거리가 20km 정도. 모든 길을 전부 걷는 것도 좋지만 일행이 택한 코스는 ‘쫄븐 갑마장길’. 목장의 구역을 나누던 담, ‘잣성길’과 대록산(큰사슴이오름/474m), 따라비오름(342m)을 만나보는 10km의 짧은 길이다.

3백 개를 훌쩍 넘는 제주의 오름 중에서도 대록산과 따라비오름은 제주 오름의 독특한 지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으로, 특히 따라비 오름은 부드러운 곡선미로 ‘오름의 여왕’이라는 별명까지 붙어있다. 정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한 걸음씩 오를 때마다 광활한 평원이 발아래로 펼쳐지며 일행을 매료시킨다.

짙푸른 바닷길에서 시작해 아기자기한 올레를 지나 자유로운 바람이 사는 오름까지. 엄마 최원정과 아들이 함께한 제주에서의 정겨운 시간을 이번 주 ‘영상앨범 산’에서 만나본다. 19일 오전 7시 30분 방송.

◆ 출연자 : 아나운서 최원정, 아들 최주호, 올레지기 오명필

◆ 이동코스

올레 5코스~7코스 : 큰엉해안경승지 – 위미동백나무군락 – 쇠소깍 – 서건도

쫄븐갑마장길 : 대록산(큰사슴이오름/474m) – 잣성 – 따라비오름(342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