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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19 위도우메이커' 실화 바탕, 두 리더의 첨예한 감정적 대립으로 긴장 유발하는 드라마 연출 '볼 만'

18일 EBS 세계의 명화에서는 영화 ‘K-19 위도우메이커’ (원제: K-19 The Widowmaker)를 방영한다.

2002년 제작된 영화 ‘K-19 위도우메이커’는 캐서린 비글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해리슨 포드, 리암 니슨, 피터 사스가드 등이 출연했다.

영화 ‘K-19 위도우메이커’ 줄거리

28년 동안 숨겨진 냉전 시대의 비밀. 1961년, 소련은 자국 최초의 핵잠수함 K-19을 완성한다. K-19은 진수 과정 중 ‘widowmaker(과부 제조기)’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저주받은 잠수함이었다. K-19은 핵미사일 발사 테스트 임무를 받고 출정한다. 국가는 원래 잠수함을 몰던 함장 폴레닌 미하일(리암 니슨)을 부함장 자리에 앉히고 알렉세이 보스트리코브(해리슨 포드)를 새 함장으로 임명한다.

연대 의식과 수평적 리더십을 견지한 폴레닌과 달리, 완고한 군인인 알렉세이는 수직적 상하 관계, 국가에 대한 충성심, 강도 높은 훈련을 중시한다. 설상가상으로 알렉세이는 원자로를 책임질 담당관으로, 성적은 우수하지만 경험없는 청년 바딤 레드친코(피터 사스가드)를 기용한다. 폴레닌은 불안해하지만 상관의 명령을 따른다.

▲ 'K-19 위도우메이커' 스틸 컷

알렉세이와 폴레닌은 출정 무렵부터 성격 차이로 숱한 갈등을 빚는다. 알렉세이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잠수함과 선원들을 한계로 몰아가는 고강도의 훈련을 거듭하고 폴레닌은 불필요한 위험을 초래하는 알렉세이의 리더십을 납득하기 어려워한다. 극도로 긴장된 상황에서 발사 테스트에 성공한 뒤 알렉세이와 폴레닌, 선원들은 기뻐한다.

그러나 항해 도중 노르웨이 해안 근처 북해 한가운데에서 원자로 냉각기에 균열이 생긴다. 원자로의 온도가 마구 올라가고 선원들은 두려워한다. 위치는 NATO 기지로부터 1마일 남짓 떨어진 곳, 함내의 핵미사일이 폭발하기라도 하면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정도의 위기다.

하필 본국과의 교신마저 끊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알렉세이와 폴레닌은 피폭의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2명이 한조로 10분씩 원자로 내부로 들어가 냉각수를 공급해 온도를 낮추자는 대안을 내놓는다. 몇몇 선원의 희생 덕에 가까스로 원자로의 온도를 낮추기는 했지만 심각하게 퍼져버린 방사능으로 인해 이미 잠수함 내부는 오염될 대로 오염된 상태다.

피폭 정도가 심한 선원들은 실시간으로 죽어가고 있고 원자로는 다시 망가져 버린다. 폴레닌은 근처에 있는 미군에게라도 구조 요청을 하자는 의견을 피력하지만 알렉세이는 비밀리에 건조한 잠수함과 군사 기밀을 미군에 내줄 수는 없고, 다시 원자로를 수리하려면 잠항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앞날이 불안해지자 잔뜩 흥분한 일부 선원들은 알렉세이에게 반기를 들고 총으로 그를 위협해 지휘권을 박탈한다.

그들은 폴레닌에게 새 함장이 되어달라고 하지만 폴레닌은 함내 질서를 어지럽힐 수는 없다며 쿠데타를 일으킨 선원들을 진압하고 무장 해제한 뒤 알렉세이에게 다시 함장의 권한을 돌려준다. 알렉세이는 폴레닌의 의견을 들어 선원들을 감정적으로 설득하고 K-19은 잠항해 원자로 수리에 성공한다.

알렉세이는 남은 선원들의 목숨이라도 살리고자 미군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선원들이 전부 미군의 배에 옮겨 타고 나면 자신은 함장으로서 미군엔 내줄 수 없는 K-19과 함께 가라앉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운좋게도 소련의 구조정이 K-19을 먼저 발견해 모두 구조된다. 원자로를 수리한 7명의 선원은 얼마 가지 않아 방사능 피폭으로 인해 사망했고, 다른 선원들도 오염 정도가 심각해 오래 살지 못하고 대부분 죽고 만다. 알렉세이와 폴레닌, 남은 선원들은 세상에 없는 사람처럼 살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동료의 묘소를 참배할 수 있게 된다.

영화 ‘K-19 위도우메이커’ 주제

‘K-19 위도우메이커’는 냉전기를 배경으로 한 일종의 재난영화다. 영화에서 가장 위협적인 재난은 언제 터질지 모를 원자로의 상태나 양국의 심각한 긴장관계가 아닌, 성향이 다른 두 히어로의 갈등이다. 알렉세이와 폴레닌은 판이하게 다른 성격의 두 히어로이지만 각각 합리적인 판단 하에 자신의 주장을 밀어붙인다.

두 남자는 각자의 입장에서 정치적 계산, 리더로서의 책임감, 함장으로서의 고뇌 등을 모두 끌어안고 다른 형태로 갈등하거나 의견을 모은다. 낙하산 함장이라는 오명을 벗고 싶은 알렉세이는 더욱 강경하게 자신의 능력과 위엄을 과시하려 하고 은근히 함장 자리를 뺏겼다는 불만을 품은 폴레닌은 알렉세이의 과한 행동력을 고까워한다. 어디도 도망칠 수 없는 완전한 밀실에서 두 리더는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선원들은 불안과 무력감에 휩싸인다.

영화 ‘K-19 위도우메이커’ 감독 캐서린 비글로는 섬세한 고증을 거친 세트와 현장에서 촬영을 감행했음에도 물리적 스펙터클에 의존하는 대신 두 가지 리더십이 맞붙는 드라마에 치중해 감정적 갈등을 긴장감 넘치게 묘사한다.

실화를 바탕에 두긴 했지만 ‘K-19 위도우메이커’는 영화적 모험 대신 할리우드식 영웅주의와 안정적인 드라마를 택한다. 영미권 배우들이 영어로 소련 장교 연기를 하는 것도 배우들의 호연과 관계없이 다소 작위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감독의 선택은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겠다.

영화 ‘K-19 위도우메이커’ 감상포인트

시각적 스펙터클과 묵직한 액션으로 채워졌어도 이상하지 않을 소재와 플롯이지만 두 리더의 첨예한 감정적 대립으로 긴장을 유발하는 드라마 연출이 예사롭지 않은 영화다. 감독은 촬영 4개월 전부터 러시아에서 실제 사연의 생존자들을 만나고 촬영장소를 봐두었다. 선원들을 심리적으로 옥죄게 될 잠수함 내부 공간과 동선 디자인, 시각적인 불안을 안기는 조명까지도 모두 꼼꼼히 설계했다.

발사 테스트에 성공하고 선원들이 순수한 기쁨을 분출하는 빙하 촬영 장면은 실제 얼음 위에서 촬영됐다. 냉전 시기를 배경으로 핵잠수함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그리는 영화들, 존 맥티어난의 ‘붉은 10월’(1990), 토니 스콧의 ‘크림슨 타이드’(1995), 토드 로빈슨의 ‘팬텀: 라스트 커맨더’(2013) 등과 비교해 가며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영화 ‘K-19 위도우메이커’ 감독 캐서린 비글로

캐서린 비글로는 초창기 제임스 카메론의 전 부인으로 더 잘 알려졌으나 스스로의 힘으로 할리우드의 유능한 여성 감독으로 자리잡았다. 서부극과 뱀파이어 장르를 뒤섞은 '죽음의 키스'(1987)로 데뷔한 뒤 경찰 학교를 갓 졸업한 여성 경찰의 액션영화 '블루 스틸'(1990), 익스트림 범죄 액션 영화 '폭풍 속으로'(1991)를 만들었다.

파워풀하고 거친 액션으로 범벅된 수작들을 연이어 내놓으며 캐서린 비글로는 자신의 유리 천장을 스스로 깨부쉈다. 사이버펑크 SF스릴러 '스트레인지 데이즈'(1995)와 'K-19 위도우메이커'는 흥행 면에서 실패하기도 했으나 그 뒤 이라크전에 참전한 미군 폭탄제거팀의 이야기를 다룬 '허트 로커'(2008)로 이듬해의 오스카와 각종 비평가협회상을 휩쓸며 완벽히 재기한다. '제로 다크 서티'(2012)로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줬고, 현재 범죄드라마 '디트로이트 프로젝트'의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EBS 영화 ‘K-19 위도우메이커’는 18일 밤 10시 45분에 방영된다.

박은철 기자  park0412@live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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