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쉼 없이 달려 온 42년차 현역 개그맨 이용식의 고민과 꿈, 딸 사랑 이야기를 공개한다.

■ 대한민국 최초의 공채 개그맨 이용식

‘아빠가 출근할 때 뽀뽀뽀, 엄마가 안아줘도 뽀뽀뽀~’ 어린이들의 매일 아침을 책임졌던 뽀뽀뽀. 그 중심엔 친근한 외모와 개그로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뽀식이’ 이용식이 있었다.

무려 19년 동안이나 ‘뽀식이’로 활동하며 큰 사랑을 받았던 그는 대한민국 최초의 공채 개그맨이다. 오디션이라는 개념조차 흔치 않던 시절, 최초의 개그맨 오디션이였던 ‘MBC 코미디 탤런트’ 1기로 합격해 노래, 연기, MC까지 선보이는 만능 엔터테이너로 ‘웃으면 복이와요’,‘일요일 밤의 대행진’,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등 당대 최고의 프로그램을 종횡무진 했다.

▲ 사진 : MBC

독보적인 캐릭터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코미디언 이용식을 ‘사람이 좋다’에서 만나본다.

“어느 정도 인기였냐면 일본의 디즈니랜드가 생겼어요. 첫 오픈 기념으로 대한민국의 뽀뽀뽀가 초청을 받았어요. 오빠랑 같이 다니면 괜히 내가 막 스타 된 느낌 있잖아요. 이용식 씨 인기는 진짜 하늘을 찔렀죠.” - 뽀뽀뽀 혜영이 김혜영 인터뷰 중

“24시간 코미디언은 대한민국에 뽀식이 형님, 이용식 씨가 아닌가 싶어요. 이런 프로정신, 코미디를 사랑하시는 선배님이 있다는 게 자랑스럽고, 오래오래 형님의 코미디를 봤으면 좋겠습니다.” - 최양락 인터뷰 중

■ 내가 어떻게 널 보내~못 말리는 딸 사랑

‘뽀뽀뽀’로 개그맨 인생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을 때, 정작 자신은 ‘뽀뽀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유난히 아이를 좋아했지만 결혼 생활 8년이 넘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았던 이용식 부부. 이용식과 아내 김외선 씨는 아이가 나오는 방송은 물론 아이들이 많은 장소도 일체 금기시했다.

이용식과 아내 김외선 씨가 오랜 마음고생으로 이혼 위기의 순간까지 다다랐을 무렵, 기적적으로 태어난 이용식 딸 이수민. 딸이 태어나며 얼음장 같던 인생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 심근경색으로 사경을 헤매며 수술대에 올랐을 때에도 수술실에 몰래 숨어 아빠를 위해 기도하는 어린 딸을 보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 사진 : MBC

이용식은 딸이 곧 자신의 목숨이자 생명이라고 여긴다. 그런데 어느덧 딸 이수민이 27살이 되었다. 예전 같으면 시집을 가고도 남을 나이니 딸 바보 아빠는 딸이 떠나가는 상상만 해도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한다. 너무 애틋해서 때론 너무 괴롭다는 못 말리는 부녀의 사랑 이야기를 들어본다.

“(딸이) 결혼은 어쩔 수 없이 해야 되는 거지만 결혼식 하는 과정이 굉장히 힘이 들 것 같아요. 딸이 결혼한다고 그러면 딸을 잃어버리는 느낌이 들 것 같아요. 딸이 시집간다고 생각하면 표정 관리가 안 돼요.” - 이용식 인터뷰 중

“아빠는 내 말에 ‘아니야. 안 돼.’라고 해 본적이 한 번도 없어요. 내가 얘기 하면 다 맞아 하면서 공감하고 같이 슬퍼해주고, 같이 웃어주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런 아빠가 없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 이용식 딸 이수민 인터뷰 중

■ 42년 차 현역 개그맨, 영원한 뽀식이의 꿈

올해로 데뷔 42년 차, 어느 곳을 가도 이제 서열 순위에선 밀리는 법이 없다. 하지만 아직도 누구보다 가장 먼저 도착해 누구보다 가장 오래 대본을 보는 이용식. 방송국 곳곳을 누비며 스텝이며 방청객은 물론 후배들을 웃기는 분위기 메이커 역시 그의 역할이다.

▲ 사진 : MBC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연예계 생활에서 단 한 번의 굴곡 없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힘이라는데. 열심히 하는 건 누구보다 잘 할 자신이 있지만 60대의 개그맨이 설 자리가 줄어드는 건 노력으로 어찌할 여력이 없다.

더욱 안타까운 건 60대가 웃을 수 있는 프로그램 또한 줄어들고 있다는 것. 고단한 삶을 살아낸 60대들의 쉼터가 될 수 있는 개그 공연장을 만들고 싶다는 이용식. 죽는 날까지 영원한 개그맨으로 후배들의 이정표가 되고 싶다는 그는 아직도 짱짱한 현역 개그맨이다.

“천직인데 하늘이 준 직업을 왜 스스로 내려놔요? 난 끝까지 날 좋아하는 분이 한분이 있을 때까지 나는 이 (코미디) 연기생활을 하면서 갈 거예요. 나는 세상 떠나서까지 코미디언으로 남고 싶어요.” - 이용식 인터뷰 중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이용식 편은 5일 오전 8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