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영화/문화 영화
[독립영화관] ‘아버지의 이메일’ 일흔셋 아버지가 남긴 일생의 첫 고백이 세상을 두드린다

21일 KBS 1TV 독립영화관에서는 영화 ‘아버지의 이메일’을 방영한다.

2014년 개봉한 영화 ‘아버지의 이메일’은 홍재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경순, 홍주희, 홍재희, 홍준용 그리고 아버지 홍성섭이 출연한 다큐멘터리물이다.

영화 ‘아버지의 이메일’ 줄거리

‘컴맹’이었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 전, 일 년간 둘째 딸인 ‘나’에게 마흔세 통의 메일을 보내왔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마친 뒤, 다시 열어본 메일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가족 모두에게 건넨 자신의 이야기였다. 6.25 전쟁, 월남전, 88올림픽 그리고 아파트 재개발 광풍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질곡마다 아버지의 발자국은 작지만 분명한 흔적을 남겼다.

▲ 사진 : KBS

그리고 당신의 걸음이 흔들릴 때마다 우리 가족의 삶도 함께 흔들렸다. 당신의 삶은 나의 가족사인 동시에 대한민국의 시간이었다. 아버지는 어떻게 살았고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리고 왜 우리는 그에게 한 번도 묻지 않았던 것일까? 이제야 나는 아버지의 편지에 답장을 보내려고 한다.

영화 ‘아버지의 이메일’ Director’s Statement

'아버지의 이메일'은 보편적으로는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한 남자의 인생을, 특수하게는 한국 현대사 속에 자리한 ‘한국 남성’의 삶을, 한 개인의 가족사를 통해 성찰하고자 기획되었다.

남성우월적인 가부장으로, 좌절한 패배자 마초로, 폭압적인 독재자로, 한국 현대사의 희생양으로 살아야 했던 내 아버지. 그리고 이 시대의 아버지들, 한국인들. 나는 아버지의 삶을 통해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살았던, 또한 살고 있는 한국 남성의 삶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한마디로 이 영화는 남자 판 ‘여자의 일생’. 다시 말해 ‘남자의 일생’, ‘어느 아버지의 일생’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남성(아들)의 시선으로 아버지나 어머니를 그린 영화는 많았다. 그리고 여성(딸)의 시선으로 어머니를 그린 영화도 많았다. 여성의 시선이자 딸의 시선으로 아버지라는 존재를 성찰하는 영화도 물론 있었다. 그렇다면 '아버지의 이메일' 역시 같은 아버지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별반 다를 게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영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아버지가 있다. 모든 사람들이 아버지에 대한 감정과 기억과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주제적인(메시지)측면에서 보편성이 있다.

그런데 바로 그 점, 보편적이기 때문에 이 다큐는 그다지 신선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첨예한 이슈나 특이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롭게 바라보는 것은 시각이지 메시지가 아니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또는 어떤 형식으로 보여줄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 그리고 그 고민의 결과물을 내놓는다면 모든 주제는 충분히 새로울 수 있다.

'아버지의 이메일'의 강점은 유교적 권위적 가부장제 사회이자 보수 반공 자본주의 한국 사회의 중심부에서 철저히 소외된 아웃사이더이자 디아스포라인 한 남성(아버지)의 일대기를 이 사회의 마이너리티인 여성(그의 딸)의 시각으로 성찰한다는 데 있다.

외부적으로는 남성 지배사회의 경쟁에서 패배하여 기득권을 획득하지 못하고 사회적 약자로 전락한 남성이 내부적으로는 가부장적 권위를 획득 유지하기 위해 가정 내 폭력적인 독재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중성에 대해서, 그리고 아버지와 남성이라는 두 이름으로 분열하고 소외된 한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먼저 아버지를 성찰하는 이 사적 다큐멘터리가 우리 가족 모두를, 우리 가족의 과거를 따뜻하게 치유하는 디딤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버지란 누구인가를, 내게 아버지란 존재는 어떤 의미였는지를, 나 자신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 영화를 통해서 그 답을 찾아보고 싶다.

영화 ‘아버지의 이메일’은 21일 밤 12시 KBS 1TV ‘독립영화관’을 통해 방영된다.

박은철 기자  park0412@liveen.co.kr

<저작권자 © JAPAN Culture Media 라이브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은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