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를 피해 자꾸만 안으로 들어앉게 되는 겨울.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떠나보고 싶은 마음이 들 때다. 나만의 행복을 꿈꾸며 산으로, 바다로 떠난 사람들. 낯선 곳에서 만난 그리운 풍경과 한겨울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이들의 삶을 찾아, 무작정 떠났다.

5부. 보고 싶어 갑니다

수많은 골짜기마다 부락이 나눠져 있는 횡성 하대마을. 그 중 큰 개울이 흘러 물골이라 불리는 골짜기에 15살 시집 온 ‘물골 할머니’ 김영자 할머니가 있다. 고요한 물골의 정겨운 풍경을 담기 위해 찾아간 제작진. 분주하게 아랫목을 덥히고 있는 물골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에게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증손주들이 오는 날이기 때문이다. 밤새 쌓인 눈밭은 손주들의 안성맞춤 놀이터가 되고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을 만들며 온몸이 흠뻑 젖어도 뜨끈한 할머니의 아랫목이 있기에 증손주들은 걱정이 없다.

▲ 사진 : EBS

함안 여항산 자락, 제작진의 카메라에 들어온 낡은 가게. 그곳에서 백발의 주인장, 곽순덕 할머니를 만났다. 56년째 점방을 운영 중인 할머니의 가게는 여항리에 단 하나있던 가게였다. 지금은 찾는 사람도 드물고 재고만 쌓여가고 있지만 한때는 하루 수십대의 버스가 지나던 곳이었고 열여덟 대식구를 먹여 살린 귀한 터전이었다. 할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홀로 지내온 지 30년, 할머니에게는 여전히 밥 때 되면 들여다 보아야할 식구가 있다. 할머니만 보면 반갑게 일어나는 소다. 뭉툭한 낫으로 소잔등을 시원하게 긁어주고 가게의 뜨끈한 아랫목에 누워 겨울을 맞이하는 할머니의 정겨운 두 집 살림을 함께 해보자.

▲ 사진 : EBS

한편 EBS '한국기행' '설국을 찾아서' 편은 19일 (월) 밤 9시 3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