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바우길’은 백두대간에서 경포와 정동진을 잇는 총 350km의 도보 여행 길이다. 백두대간의 산길과 동해의 바닷길이 두루 이어지는 이 아름다운 길은, 여행자가 원하는 풍광을 골라 걸을 수 있어 더욱 좋은 길이다.

22일 방송되는 KBS 2TV ‘영상앨범 산’에서는 강릉 토박이이자 강릉 바우길의 개척자 중 한 명인 이기호 씨와 사진작가 이정호 씨가 눈꽃으로 빛나는 설국 여행, 강릉 바우길 여정에 나섰다.

밤사이 내리기 시작한 눈을 새하얗게 덮어쓰고 있는 주문진항에 닿은 일행. 강릉 바우길 12구간을 따라 걸음을 뗀다. ‘한국의 나폴리’라고도 불리는 주문진에는 정겨운 항구와 활기찬 수산 시장, 그리고 강원도 지역에 첫 번째로 세워져 긴 세월 뱃사람들의 길잡이가 되어 온 주문진 등대가 자리하고 있다.

▲ 사진 : KBS

언덕배기에 다닥다닥 붙어 앉은 가옥들이 지난날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오래된 마을을 지나, 무려 백 년 동안 한 자리에서 동해를 내려다보고 있는 등대를 만난다.

다음날, 구름 한 점 없는 깨끗한 하늘이 일행을 반긴다. 눈꽃을 가득 피워낸 나무들 사이로 파고든 햇빛이 하얀 숲을 붉게 물들이며 신비를 더하고 있다. 한겨울 뒷동산에서 뛰어놀던 고만고만한 유년의 추억과 웃음을 나누며 강릉 바우길 3구간으로 접어드는 일행. 이 구간은 70% 이상의 면적에 금강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다른 소나무 종보다 재질이 단단하고 곧은 금강소나무는 예부터 오래된 사찰과 궁궐의 기둥에 쓰였던 귀한 목재. 지난 2007년, 경복궁 복원에 사용된 나무를 이곳에서 베어내면서 남은 그루터기에 어명정(御命亭)을 지어 보존하고 있고 그 이후로 이 길을 ‘어명을 받은 소나무길’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어지는 여정은 강릉 바우길의 또 다른 비경을 만날 수 있는 ‘울트라 바우길’로 계속된다. 대체로 수월하게 걸을 수 있는 강릉 바우길 중에서 거칠고 험한 산길을 포함한 71km를 따로 묶은 길을 울트라 바우길이라 하는데, 오늘은 울트라 바우길 1구간을 걸을 예정.

밤재에서 기마봉(383m)에 올랐다 금진항으로 내려가는 이 구간은, 가파른 오르막이 있어 다소 힘들지만 그만큼 오르는 즐거움이 있는 길이다.

바다를 향해 볼록 솟아있는 기마봉에 오르는 길은 사방으로 전망이 탁 트여 눈부신 동해의 비경과 함께 걸을 수 있다. 걷다 지쳐 멈춰선 곳이 곧 천혜의 전망대가 되는 근사한 길. 두런두런 한담을 나누며 그 근사한 순백의 세상을 걷다 보면 힘든 줄도 시간 가는 줄도 잊는다. 산과 바다, 그리고 눈꽃이 함께한 강릉 바우길에서의 이야기를 이번 주 ‘영상앨범 산’에서 만나본다. 22일 오전 7시 30분 방송.

◆ 이동코스 

강릉 바우길 12코스 : 주문진항 – 주문진 수산시장 – 주문진 등대 – 아들바위

강릉 바우길 3코스 : 보현사 입구 – 어명정 – 술잔바위 – 명주군왕릉

울트라 바우길 1코스 : 밤재간이휴게소 – 기마봉(383m) – 금진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