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EBS 일요시네마에서는 영화 ‘페이첵’ (원제: Paycheck)을 방영한다.

2003년 제작된 영화 ‘페이첵’은 오우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벤 에플렉, 아론 에크하트, 우마 서먼, 폴 지아마티, 콜므 포어, 조 모튼 등이 출연했다.

영화 ‘페이첵’ 줄거리

천재적인 공학자 마이클 제닝스(벤 애플렉)가 일하는 방식은 독특하다. 기업의 핵심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파생 상품을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을 계발한다. 단, 조건이 있다. 이 계발 과정이 끝나면 계발 과정 중의 마이클의 기억은 모조리 삭제된다. 핵심 기술이 외부로 유출되는 걸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물론 그 대가로 마이클은 엄청난 금액의 보상금을 받는다.

이번에 3년간 진행되는 거대 프로젝트 건이다. 그런데 3년이 지난 후 일을 마치고 기억까지 삭제된 마이클 앞에 주어진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는 19개의 물건들이다. 클립, 선글라스, 시계, 담배, 렌즈 등 일상에서 흔히 보는 용품들뿐 거액의 돈은 입금되지 않았다. 알고 보니 마이클이 계약 당시부터 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이 19개의 물건들만 받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 '페이첵' 스틸 컷

이 물품을 받은 직후부터 마이클은 FBI의 추적 대상이 돼 좇기기 시작한다. 마이클은 과거 자신의 연인이자 동료인 레이첼(우마 서먼)의 도움을 받으며 잃어버린 자신의 기억과 그 너머에 숨겨진 진실의 조각들을 맞춰나가기 시작한다.

영화 ‘페이첵’ 감상 포인트

할리우드로 간 홍콩영화의 거장 오우삼이 또 한 번 새롭게 시도한 액션 SF물이다. '페이스 오프' '미션 임파서블2'를 거치며 오우삼표 할리우드영화를 선보인 바 있던지라 이번에도 몇몇 장면에서는 오우삼 감독 특유의 인장이 찍혀있다. 두 사람이 마주 서서 서로의 얼굴을 향해 총을 겨눈다거나, 기다란 봉을 들고 벌이는 격투신이나, 갑작스레 날아오르는 흰 비둘기의 모습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이번엔 보다 액션에 방점을 찍은 듯하다. 오토바이가 역주행해 달리고 자동차들이 대결하는 신에서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액션물로도 보일 법하다. ‘페이첵’은 '데어데블' 이후 액션물에 등장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던 벤 에플렉의 액션도 볼거리다.

그는 실제로 오우삼 감독 영화의 오랜 팬을 자청해왔기에 이 둘이 만들어낼 액션의 합도 관전 포인트다. 기억을 삭제하고 소환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SF물로서의 설정도 오우삼 영화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장르라 할 수 있겠다.

영화 ‘페이첵’ 주제

'페이첵'은 필립 K. 딕의 동명의 SF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원작에서는 마이클이 자신을 속여먹은 거대한 기업에 맞서 제대로 한방을 난리는 데 보다 초점이 맞춰져있었다. 반면 영화‘페이첵’은 오우삼의 스타일과 함께 할리우드식 액션을 가미해냈고, 오히려 액션에 힘을 준 듯하다. 잃어버린 기억으로 한 인간이 겪을 수밖에 없는 정체성의 혼란, 그리고 자신을 찾아가려는 분투의 이야기로 읽을 수 있다.

영화 ‘페이첵’ 감독 오우삼

홍콩액션의 계보 속에서 오우삼의 이름은 절대 빠질 수가 없다. 1970년대 초중반 홍콩 영화의 황금기라 할 그때, 오우삼은 제작사 쇼 브라더스에 들어가 당시 최고의 무협영화 감독으로 평가받던 장철 감독의 조감독으로 일하게 된다. 1973년 27살의 젊은 나이로 '철한유정'이라는 데뷔작을 냈지만,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평을 받고 만다.

이후 그는 제작사의 요청에 따라 한동안은 '발전한'(1977) '전작괴'(1979) 등의 코미디물을 만들고 평가도 꽤 좋게 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제작사 시네마시티로 자리를 옮기게 되는데 이곳에서 그 유명한 '영웅본색'(1986)을 만들게 된다. ‘홍콩식 폴리스 액션물’의 하나인 '첩혈쌍웅'(1989) 등으로 대중적인 사랑을 이어간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는 할리우드로 건너가 홍콩 액션느와르의 할리우드식 변주를 시도해왔다. '브로큰 애로우' '페이스 오프' '미션 임파서블2' 등이 그 도전의 연속이었다. 그는 선악이 분명히 나뉘는 명쾌한 액션장르 안에서도 인물의 감성을 놓치지 않으려한다는 평을 받아온 감독이다.

EBS 영화 ‘페이첵’은 15일 오후 2시 15분에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