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EBS ‘고전영화극장’에서는 영화 ‘택시 드라이버’ (원제: Taxi Driver)를 방영한다.

1976년 제작된 영화 ‘택시 드라이버’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로버트 드 니로, 조디 포스터, 시빌 셰퍼드, 하비 카이텔 등이 출연했다.

영화 ‘택시 드라이버’ 줄거리

베트남 참전용사 트래비스(로버트 드 니로)는 불면증에 시달리다 심야 택시 운전을 시작한다. 그는 퇴폐적인 뉴욕 밤거리를 보며 “언젠가 진짜 비가 내려 거리의 이 모든 쓰레기를 씻어갈 것이다”라고 내뱉는다. 심야 운전이 끝나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그는 포르노 극장에 가거나 자기 방에서 시간을 보낼 뿐이다.

그에 눈에 들어온 아름답고 천사 같은 여인 베시(시빌 셰퍼드). 그녀는 상원의원 팔레스타인의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에서 일한다. 데이트 첫날, 트래비스는 베시를 포르노 극장에 데려가는 바람에 데이트를 망치고 만다. 더욱 깊은 절망과 분노에 빠져버린 트래비스는 우연히 12살 어린 창녀 아이리스(조디 포스터)를 보게 된다.

그는 아이리스를 사창가에서 구해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그녀를 설득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트래비스는 망상과 무기력에 빠져들어 4정의 권총을 구입하고 몸을 단련하며 대통령 후보를 암살 계획을 세운다.

모히칸족처럼 머리를 자르고 무장을 한 채 유세장에 갔다가 허겁지겁 빠져나온 트래비스. 그는 아이리스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 포주인 스포트(하비 카이텔)와 3명을 살해한다. 언론은 그를 영웅으로 떠받들며 유명인사로 만들어주지만 트래비스는 다시 심야 택시 운전을 시작한다.

▲ '택시 드라이버' 스틸 컷
영화 ‘택시 드라이버’ 주제

영화 ‘택시 드라이버’는 고독감과 좌절감으로 망상에 빠져드는 한 퇴역 군인의 모습을 통해 70년대 미국 사회가 앓고 있던 베트남전쟁 후유증을 탁월하게 그려낸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사회 심리 드라마.

이 영화의 주제는 케네디 대통령 암살, 워터게이트 사건, 베트남전 패배 등의 사건을 통해 극심한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던 70년대 미국 사회의 분위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영화 ‘택시 드라이버’를 연출한 스콜세지 감독 자신이 “트래비스라는 인물을 설정함에 있어서 그가 베트남에서 생사의 극한을 경험했다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라고 말하면서 이러한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자신이 성자(오염된 도시의 구원자 또는 청소부)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살인자, 영웅이자 반영웅인 이 문제적 인물은, 영화사상 가장 독창적인 인물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영화 ‘택시 드라이버’ 속 트래비스라는 인물은 세 사람의 공동 창작의 산물이다. 원안이 된 시나리오를 쓴 폴 슈레이더, 연출자인 마틴 스콜세지, 그 역을 맡은 배우 로버트 드 니로가 바로 그들이다.

영화 ‘택시 드라이버’ 감상 포인트

‘택시 드라이버’에는 몇 가지 흥미로운 후일담이 전해져 온다.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로버트 드 니로와 이 영화를 통해 데뷔한 조디 포스터는 미국 안팎의 여러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및 신인상을 수상하며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도 이 영화를 통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오르지만, 정작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지는 못한다. 그해 아카데미 감독상은 실베스터 스탤론이 각본을 쓰고 주연을 맡은 ‘록키’의 존 아빌드슨이 받았다.

히치콕 감독의 많은 영화 O.S.T를 작곡한 것으로 유명한 작곡가 버나드 허만은, '택시 드라이버'에서 감미롭고 나른한 재즈 선율을 중심으로 주인공 트래비스의 병적이고 몽환적인 심리 상태를 더욱 현실감 있게 드러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는 영화가 완성되기 전에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택시 드라이버'의 O.S.T가 그의 유작이 된 것이다.

영화 ‘택시 드라이버’ 감독 마틴 스콜세지

미국 영화감독이자 각본가 겸 제작자인 마틴 스콜세지는 1942년 11월 17일 뉴욕 퀸즈에서 출생했다. ‘신 할리우드’ 파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감독 가운데 한 명이며, 영화사를 통틀어 손꼽히는 영향력을 행사한 영화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비열한 거리(1973)', '앨리스는 더 이상 여기에 살지 않는다(1974)', '택시 드라이버(1976)', '라스트 왈츠(1978)', '성난 황소(1980)', '좋은 친구들(1990)', '순수의 시대(1993)', '카지노(1995)', '갱스 오브 뉴욕(2002)', '디파티드(2006)', '셔터 아일랜드(2010)', '휴고(2011)',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2013)' 등 40여 년 동안 수많은 작품들을 감독하고 제작했다.

잔혹하고 가감 없는 폭력 묘사로 유명하며, 그의 작품에는 현대 범죄, 갱단 간의 갈등, 죄악과 구원 등의 테마가 꾸준히 등장한다. 현재까지 8회나 미국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로 올랐으며, 2007년 '디파티드'로 마침내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밖에도 칸 영화제 감독상, 황금종려상, 골든글러브 감독상 등을 수상한 경력이 있고, 1997년 미국 영화연구소로부터 평생공로상을 수여받았다.

EBS 영화 ‘택시 드라이버’는 16일 밤 11시 40분에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