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 아랍 민족의 독립에 적극 참여했던 영국군 장교 T. E. 로렌스의 실화

9일 EBS ‘고전영화극장’에서는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 (원제: Lawrence Of Arabia) 2부가 방영된다.

1962년 제작된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데이비드 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피터 오툴, 알렉 기네스, 앤서니 퀸, 잭 호킨스, 오마 샤리프 등이 출연했다.

이 영화는 아랍의 독립을 위해 고군분투한 영국인 로렌스라는 전쟁영웅의 내면과 광활한 사막의 풍광을 70mm 와이드 스크린 화면으로 찍은 대작으로 아카데미 7개 부문(작품, 감독, 촬영, 음악, 편집, 미술, 녹음) 수상에 빛나는 전기 영화의 걸작이다.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봐야 되는 이유는 구구절절이 많다. 그러나 70mm로 만든 영화를 비디오로 보는 것은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격이다. 1989년에 재복원해 상영시간도 216분. 극장에서도 화장실에 갈 중간시간을 가졌을 정도니 집에서 집중적으로 볼 수 있을까.

▲ '아라비아의 로렌스' 스틸 컷
여하튼 “내 영화 인생에서 경험한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마틴 스콜세지의 격찬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막을 담은 여러 장면들은 여전히 압권이기 때문. 수에즈 운하의 지배권을 두고 영국과 터키군이 대치한 상황에서 영국 로렌스 중위가 아랍부족을 연합하여 터키군을 무찌른다는 내용이다.

2년간의 항전 끝에 다마스커스를 점령하지만 아랍연합은 너무나 무기력했다. 민족의 특성상 대동단결이 어려웠던 것.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피터 오툴이라는 인물을 영웅화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편집증적인 그의 분열 증세를 보여주는 이중적인 시선을 지녔다. 아랍민족을 바라보는 관점도 서구인의 오리엔탈리즘과 이해력이 공존한다. 분명한 이야기 속에서 미묘한 인물들의 감정의 결을 읽어내는 데이비드 린의 연출력은 놀랍기만 하다.

역사상 가장 신비한 인물 중 하나인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영국의 피터 오툴이 맡았는데 로렌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평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 영화로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한 폭의 인상파 화가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세련된 촬영, 그리고 데이비드 린 감독의 평생의 컴비인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볼트의 탄탄한 대본으로 스펙타클 영화의 최고봉을 이루고 있다. 데이비드 린 감독 또한 대영화음악가 모리스 자르를 이 영화를 통해 만나게 된다. 레너드 말틴 별4개 만점 영화 중 하나.

음악을 맡은 프랑스 출신의 거장 모리스 자르가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뿜어낸 오리지널 스코어는 불가사의한 영웅 로렌스의 고독과 절망, 고립된 사막에 감도는 정적, 로렌스가 이끄는 베두인족의 끈임없이 변화하는 분위기 등을 모두 흡수하여 영화 전개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아라비아의 로렌스 테마’는 로렌스의 사랑과 갈등을 설명하고 ‘아랍 테마’는 신비한 아랍인의 분위기를 반영하며 홈 테마는 고향을 떠난 모든 이들의 끝없는 향수를 표현하고 있다.

EBS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9일 밤 11시 40분에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