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EBS ‘고전영화극장’에서는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 (원제: Lawrence Of Arabia) 1부가 방영된다.

1962년 제작된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데이비드 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피터 오툴, 알렉 기네스, 앤서니 퀸, 잭 호킨스, 오마 샤리프 등이 출연했다.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 줄거리

제1차 세계대전 중인 1918년 수에즈 운하를 둘러싸고 영국과 터키가 대치하고 있을 때 영국은 아랍의 참전 및 지원을 요구하기 위해 정보국 소속의 로렌스(피터 오툴 분)를 아랍에 파견한다.

로렌스는 자국이 원하는 것 이상으로 아랍 지도자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싸워 분열된 아랍군을 통합하고 드디어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여 아랍 민족으로부터 ‘아라비아의 로렌스’라는 영웅적인 칭호를 받게 된다. 그런데 아랍 민족의 독립을 논의할 시점이 서서히 다가오자 열강국들은 아랍의 분할통치 음모를 기도한다.

이에 로렌스는 영국에 항의하고 아랍 민족에게도 단결을 호소하지만 소용없다. 로렌스는 영국의 소환 명령을 받고 런던으로 돌아가지만 중동으로 다시 보내줄 것을 간절히 원한다. 그러나 중동 문제는 이미 정치적으로 타결된 이후이므로 로렌스가 설 자리는 어디에도 없다. 드디어 로렌스는 오토바이를 광적으로 몰다 교통사고로 죽는다.

▲ '아리비아의 로렌스' 스틸 컷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 주제

주인공 로렌스는 열강국 출신답지 않게 약소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낭만적인 직업 군인이라고 볼 수 있고, 사막에서 아랍 낙오병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은 아랑곳하지 않는 면이 있지만 적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영화사상 '생각하는 인간 서사시'라고 평가받은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70mm 화면에 담은 광활한 사막은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모리스 자르와 런던 필하모니 교향악단이 연주한 음악은 고독한 영웅 로렌스의 심정과 유목민의 변화무상한 분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 로렌스 역을 맡은 피터 오툴은 비록 아카데미상을 수상하지 못했지만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 감독 데이비드 린

1908년 영국 크로이던에서 태어난 데이비드 린은 1927년 스튜디오 잡역부로 영화일을 시작했다. 이후 린은 전쟁터에서 공수된 필름을 뉴스릴로 만드는 일로 편집을 배우기 시작했고, 많은 양의 필름을 짧은 시간 안에 편집해야 하는 환경 때문에 감각적인 편집법을 익히게 되었다.

30년대 십여편의 영화 편집을 하며 경력을 쌓던 린은 1941년 '바라바 장군'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연출 기회를 갖았고, 극작가 노엘 카워드와 함께 ‘우리가 봉사하는 것 In Which We Serve’(1942)을 공동 연출하며 영화감독으로 정식 데뷔했다.

린 감독을 국제적인 감독으로 부상시킨 작품은 품격있는 장인의 솜씨로 만들어낸 '밀회 Brief Encounter'(1946)로 이 작품은 칸느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찰스 디킨즈의 소설을 각색한 '위대한 유산'(1946), '올리버 트위스트'(1948) 등을 잇달아 발표한 뒤, 다국적 자본을 모아 일본의 포로수용소 얘기를 그린 '콰이강의 다리'를 연출한다. 윌리엄 홀덴, 알렉 기네스, 잭 호킨스가 주연을 맡은 이 걸작 전쟁영화는 데이비드 린의 진지한 영화작업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그후부터는 헐리우드의 자본을 중심으로 다국적 자본을 모아 웅장한 화면의 서사극들을 잇달아 제작했는데, 1차 대전의 영웅 T.E 로렌스의 삶을 그린 '아라비아의 로렌스'(1962), 혁명 전후의 복잡한 러시아의 삶과 사랑을 그린 '닥터 지바고'(1965) 등이 그것이다.

뒤이어 발표한 '라이언의 딸'이 엄청난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실패로 돌아가자 14년간의 오랜 칩거 생활에 들어갔던 린 감독은 1984년 또 하나의 대작 '인도로 가는 길'로 화려하게 복귀한다. 데이비드 린 감독은 1991년 노익장을 과시하며 조셉 콘라드 원작의 '노스트로모'를 기획하던 중 런던에서 생을 마감했다.

풍부한 교양과 장인 정신을 갖춘 린은 주로 70mm 대형 화면으로 자연의 웅장함이나 전쟁씬 등의 스펙타클한 장면들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데 탁월한 재능을 보여주었다.

EBS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2일 밤 11시 40분에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