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N.L.L.-연평해전'이 11일 대국민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한다.

10일 크랭크인 한 영화 'N.L.L.-연평해전'은 2002년 6월29일 월드컵 4강전이 있던 당일 북한군의 기습공격으로 발생한 제2연평해전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제작사인 ㈜로제타시네마 대표이자 서강대 영상대학원장인 김학순 감독은 "대한민국 해군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참수리급 고속정 357호가 침몰하는 등 엄청난 피해를 입은 전쟁이었음에도 대다수 국민들이 기억조차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워 제작에 나섰다"고 밝혔다.

영화 'N.L.L.-연평해전' 대국민 크라우드펀딩은 전문 플랫폼 업체인 굿펀딩을 통해 진행되며 최소 2만원부터 펀딩에 참여할 수 있다. 펀딩 금액에 따라 시사회초대권과 DVD 및 원작소설, 제작진들이 함께하는 감사 모임 초대 등의 리워드가 제공된다.

▲ 배우 정석원과 김학순 감독.

김학순 감독은 대국민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숭고하게 희생된 젊은 장병들의 사연을 국민들과 공감하고 싶었다”며 “이 영화가 만들어져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한 출연진과 제작진들이 모두 재능기부로 참여해 크랭크인은 했으나 제대로 된 전쟁영화를 만들기에는 아직도 15억원이 부족한 상태다. 국민 여러분이 십시일반으로 참여한다면 더욱 뜻 깊은 영화로 거듭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시도하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6년 동안 영화제작을 위해 전국의 추모행사를 찾아다니며 유가족들과 만남을 이어온 김학순 감독은 2007년 최순조 작가의 소설 '연평해전'이 발간되자 판권을 사들여 시나리오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했으며 2010년 영화진흥위원회에서 10억을 지원받아 제작에 속도를 가했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 등으로 인해 제작이 무기한 연기되었다가 2012년 6월 29일 대방동 해군호텔에서 개최된 ‘제2연평해전 10주기 전사상자 후원의 밤’ 에서 유가족 및 해군 관계자들이 함께 한 가운데 본격적인 제작발표회를 갖고 영화제작을 공식화했다.

김학순 감독은 “국내 최초의 3D 전쟁영화인 'N.L.L.-연평해전'은 실감나는 전투 장면이 가장 큰 볼거리이다. 실제 영화 전체를 3D로 촬영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해군 및 국방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해군에서 초계함(PCC) 2척과 고속정(PKM) 6척, 공군에서 폭격기와 헬기를 지원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연인 故윤영하 소령 역을 맡게 된 배우 정석원은 “시나리오를 보는 순간 이 역할은 내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병대 특수수색대로 복무한 시간들은 이 역할을 위해 준비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고인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나 덜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히며 “영화 제작 여건을 고려해 흔쾌히 재능기부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정석원씨는 현재 진행중인 각종 일정을 모두 소화한 후 2월 중반부터 본 촬영에 들어간다.

▲ 출연진 및 유가족과 생존자 단체사진.

또한 이 영화의 주인공인 6인의 전사자중 침몰한 참수리 357호에서 조타키를 움켜쥐고 발견되어 구조대원들을 숙연하게 한 故한상국 중사 역에는 배우 오태경가, 총알과 포탄이 빗발치는 함교를 뛰어다니며 부상병들을 돌본 故박동혁 병장역에는 배우 노영학이 열연하게 된다. 백일된 딸 시은이를 남기고 전사한 故조천형 중사, 내연사임에도 M60으로 응사한 故서후원 중사, 벌컨포 사수로 전사해서도 방아쇠를 당기고 있어 해군을 오열하게 한 故황도현 중사 역은 캐스팅 중에 있다.

해군 병장출신인 김학순 감독은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해군의 지원을 이끌어내고 크랭크인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유가족들의 보이지 않은 응원 덕"이라며 "수년 동안 유가족들의 눈물을 지켜보며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까웠다. 또한 살아남았으나 극심한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려 30대의 젋은 나이임에도 고통을 겪는 부상병들의 현실에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한사람으로서 비통함을 느껴 영화 제작에 매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김학순 감독은 "이번 영화 제작은 국민 모두에게 제2연평해전의 실상을 알리고 나라를 지키다 스러져간 대한민국 젋은이들을 기억해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소설 '연평해전' 최순조 작가는 "여러 감독들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관심을 보였으나 김학순감독의 열정과 유가족을 배려하고 걱정하는 마음에 공감해 판권을 넘기게 되었다"며 "영화로 제작되어 더 많은 국민들이 제2연평해전을 기억하고 소리없이 사라져간 국군장병의 희생정신을 알아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내 몇몇 유명 감독들도 '연평해전'을 소재로 한 영화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천안함 사건 등으로 국방부의 지원과 투자사들의 투자가 무산되어 제작을 중지한바 있다.

한편, 제작사인 ㈜로제타시네마측은 “크랭크인에 앞서 지난 1월3일 제작 고사를 통해 영화의 성공과 무사고를 기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영화 제작진들과 출연진, 해군 관계자들과 유가족 대표 및 영진위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나라를 위해 스러져간 고인들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의 시간도 가졌다.

故윤영하 소령의 부친인 윤두호씨는 “실존 인물들을 고려해 캐스팅한 것 같다. 아들 역할을 맡을 정석원씨를 보니 마치 아들이 살아돌아온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 'N.L.L.-연평해전'은 제작비 60억원 규모의 한국 최초 3D 전쟁영화로 대국민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제작비가 확충되는 대로 4월말까지 진해 로케이션을 끝낸 후 CG 등 후반작업을 거쳐 올 8월 개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