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지바고’ 불운한 연인들의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

18일 EBS ‘고전영화극장’에서는 영화 ‘닥터 지바고’(원제: Doctor Zhivago) 2부를 방영한다.

1965년 제작된 영화 ‘닥터 지바고’는 데이비드 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오마 샤리프, 줄리 크리스티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 ‘닥터 지바고’ 2부 줄거리

모스크바로 돌아온 유리는 집이 붉은 완장을 두른 사람들에게 점령당한 것을 보게 된다. 기근과 빈곤, 혹한이 러시아를 덮치고 땔감을 훔치던 유리는 경찰이 돼있는 배다른 형제, 예프그래프를 만나게 된다. 예프그래프는 당이 유리의 시를 싫어한다며 시골로 도망쳐 숨어살라고 충고한다.

그래서 유리는 가족을 데리고 열차에 오른다. 도중에 암살범으로 오인돼 라라의 남편인 파샤와 마주치기도 하지만 유리와 가족들은 무사히 바리키노로 간다. 그곳에서 직접 땅을 일구며 살아가던 유리는 어느 날 도서관에 갔다가 라라와 재회한다.

▲ '닥터 지바고' 스틸 컷
유리는 라라와 밀회를 거듭하며 괴로워하다 라라에게 이별 선언을 하고 돌아오던 중 빨치산에 납치된다. 2년 넘게 빨치산에게 끌려 다니다 탈출한 유리는 바리키노로 돌아가던 중 가족들이 떠났다는 얘기를 듣는다. 유리는 가까운 곳에 있는 라라를 찾아가고 그녀의 보살핌 속에 건강을 되찾는다.

그리고 둘의 사이를 알고 있던 토냐가 보낸 편지를 읽는다. 갑자기 빅토르가 찾아와 라라와 유리에게 도와주겠노라고 말하지만 둘은 이를 거절하고 바리키노의 별장으로 도망친다. 그곳에서 유리는 라라를 주제로 한 시들을 쓰며 시인으로서의 생활을 만끽하지만 파샤의 죽음으로 라라의 목숨이 위태로워지고 유리는 라라와 그녀의 딸을 빅토르에게 맡긴다.

영화 ‘닥터 지바고’ 감상 포인트

데이비드 린 감독은 일찍이 '위대한 유산', '올리버 트위스트'로 소설을 영화화 하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음을 증명했으며 '아라비아의 로렌스', '콰이강의 다리'로 전쟁과 한 인물의 연대기 연출에 뛰어남을 보여주었다.

이런 점에서 러시아 혁명과 지바고란 인물의 일생을 다룬 '닥터 지바고'는 그의 역량을 한껏 펼쳐 보일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영화 '닥터 지바고'가 제작된 1960년대는 냉전이 한창이었고 소련에서의 영화 촬영은 상상할 수도 없는 시대였다. 그래서 스페인에서 대부분의 장면을 촬영한 뒤 핀란드에서 겨울 장면들을 촬영했다.

데이비드 린 감독은 각본가 로버트 볼트, 작곡가 모리스 자르, 촬영감독 프레디 영, 오마 샤리프와 알렉 기네스까지 그간 함께 작업했던 스태프와 배우들을 기용했기에 어느 때보다 안정적인 연출을 할 수 있었는데 특히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익스트림롱숏으로 보여주는 설원의 풍광은 잊지 못할 감동을 안겨주었고 영화사에 두고두고 회자되는 전설이 됐다.

촬영 이외에도 오스카에서 각본상, 작곡상, 미술상, 의상상의 5개 부분을 수상한 '닥터 지바고'는 한때 할리우드를 풍미했던 대작 서사 영화들 중에서도 최고의 완성미를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영화 ‘닥터 지바고’ 감독 데이비드 린

1908년 영국의 엄격한 퀘이커 교도 집안에서 태어난 데이비드 린은 고등학교를 졸업 후 회계사인 아버지 밑에서 일했다. 그러나 그의 방은 영화 관련 서적으로 가득했고 주급 5파운드를 받으며 TV 스튜디오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촬영장의 슬레이트 보이로 시작해 편집과 촬영 등 여러 가지 일을 배우게 된다.

그러다 뉴스 영화 제작사로 옮겨 편집기사로 일했는데 당시는 2차 대전 중이라 짧은 시간 안에 전쟁에서 공수된 기록 필름을 편집하는 일이 많았다. 그는 1942년 전쟁 홍보 영화인 '토린호의 운명'을 연출하면서 감독으로 데뷔한다.

그 후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과 '올리버 트위스트'를 스크린으로 옮기며 탄탄한 연출력을 인정받는다. 1955년 캐서린 헵번을 기용한 멜로드라마 '여정'을, 1957년에는 알렉 기네스를 기용한 전쟁 영화 '콰이강의 다리'를 발표하며 섬세함과 대범함을 모두 지닌 감독으로 명성을 쌓았고 이 영화로 첫 번째 오스카 감독상을 수상한다.

그리고 1962년 '아라비아의 로렌스'로 두 번째 오스카 감독상을 수상한다. 1965년에는 '닥터 지바고'를 발표하면서 세 편 연속으로 흥행과 비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1970년 발표한 '라이언의 딸'은 상업적인 실패는 물론 평단에서도 ‘거장의 객기’라는 혹평을 들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세월이 가면서 점차 그 진가를 인정받았고 데이비드 린 영화의 완성판이란 평가를 받게 된다. '라이언의 딸'이후 무려 14년 뒤인 1984년, 77세의 노장이 된 데이비드 린은 '인도로 가는 길'을 통해 녹슬지 않은 연출력과 그만이 담아낼 수 있는 영상미학을 보여주며 돌아온다. 그리고 1991년 영화 '노스트로모'를 작업하던 중 사망했다.

EBS 영화 ‘닥터 지바고’는 18일 밤 11시 4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