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만지’ 이미 게임은 시작됐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13일 EBS ‘일요시네마’에서는 영화 ‘쥬만지’(원제: Jumanji)를 방영한다.

1995년 제작된 영화 ‘쥬만지’는 조 존스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로빈 윌리엄스, 커스틴 던스트, 브래들리 피어스, 보니 헌트, 데이빗 알란 그리어, 애덤 한-바이어드, 조나단 하이드, 베베 뉴워스 등이 출연했다.

영화 ‘쥬만지’ 줄거리

어두운 밤, 두 소년이 다급한 손길로 상자 하나를 땅에 묻는다. 그리고 얼마간 시간이 흐르고 1969년, 열두 살 소년 앨런 패리쉬(애덤 한-바이어드)는 아버지 공장의 신축 공사 현장에서 이상한 소리를 내는 상자를 발견한다.

열어보니 오래된 블루마블 게임 상자다. 외로운 소년 앨런은 상자를 열어 게임판을 살펴보던 중 이웃집 소녀 사라(로라 벨 번디)가 앨런의 집을 방문하고 사라는 무심코 주사위를 던져 게임을 시작해 버린다. 그로 인해 앨런은 게임판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앨런의 실종으로 충격을 받은 사라는 오랫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된다.

▲ '쥬만지' 스틸 컷
다시 오랜 시간이 흐르고 때는 1995년. 아들의 실종으로 공장을 접고 이사가 폐허가 된 패리쉬 저택에 교통사고로 부모를 여읜 남매 주디(커스틴 던스트)와 피터(브래들리 피어스)가 이사를 온다. 호기심 많은 남매는 고모 노라(베베 뉴워스)가 외출한 틈을 타 다락방을 탐험하던 중 이상한 소리를 내는 상자를 발견한다.

오래 전 앨런을 사라지게 만든 그 상자다. 남매는 상자를 열어 게임을 시작하고 게임 말이 움직일 때마다 게임판에서 괴물들이 튀어나온다. 그리고 성인이 된 앨런(로빈 윌리엄스)도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게임 속에서 튀어나온 괴물들이 환상이 아닌 실제로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게 된 주디와 피터, 앨런과 성인이 된 사라(보니 헌트)는 게임을 완전히 끝내기 위해 다시 주사위를 던진다. 생명을 위협해오는 온갖 것들과 싸우며 네 사람은 무사히 게임을 마치고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영화 ‘쥬만지’ 주제

마을 아이들의 따돌림과 괴롭힘으로 인해 소년 앨런은 게임의 세계로 도피하게 된다. 하필이면 게임판은 그를 게임속으로 끌어들이고 앨런은 (관객으로선 알 수 없는) 두려운 일들을 겪으며 어른이 된다.

그가 어른으로 자라는 동안 겪은 일들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앨런은 주디, 피터 남매의 도움으로 간신히 현실로 돌아오게 되지만 게임을 완전히 끝맺지 않고서는 게임으로부터 영영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앨런의 실종을 목격하고 트라우마를 갖게 된 사라도 현실과 담을 쌓고 자신의 집에 틀어박혀 지내고 있던 중 앨런의 부름으로 다시 게임판 앞에 앉는다. 용감한 아이들 주디와 피터는 앨런과 사라를 독려해 게임을 진행하고 마침내 앨런의 입에서 터져나온 “쥬만지!”라는 외침으로 모든 게임은 끝이 난다.

영화 ‘쥬만지’는 어린시절의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삶의 정체를 겪고 있는 어른들을 위로하고 응원하기 위한 동화인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한 번 시작한 일은 반드시 자신의 손으로 끝맺고, 어린 동생과 위기에 처한 어른들을 끝까지 지켜내려는 성숙하고 용감한 소녀 주디는 많은 어른-아이들의 귀감이 될 만한 캐릭터다.

영화 ‘쥬만지’ 감상포인트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어드벤처 영화인 ‘쥬만지’는 주인공 로빈 윌리엄스가 세상을 떠난 지금에 보면 더욱 슬픈 동화다. 공장을 경영하는 아버지 아래서 “겁쟁이” 취급을 받으며 괴로운 일상을 보내던 소년 앨런은 그대로 로빈 윌리엄스의 어린 시절을 투사한 캐릭터나 마찬가지다.

실제로 로빈 윌리엄스의 아버지는 포드사 경영진으로 매우 완고한 성격이었다. 어릴 적, 작고 뚱뚱한 소년 로빈 윌리엄스는 거대한 저택에서 홀로 자라야 했고 지독한 외로움에 시달렸다고 한다. 원치 않게 ‘혼자 놀기’의 대가가 된 로빈 윌리엄스는 그 재능을 살려 배우가 됐고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로 큰 성공을 거뒀음에도 늘 우울증과 고독에 괴로워했다고 알려져 있다.

쥬만지 게임 속에서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고통을 겪으며 홀로 성장한 앨런은 로빈 윌리엄스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로빈 윌리엄스의, 미성숙한 어른-아이의 쓸쓸한 얼굴은 ‘쥬만지’에서 더욱 가슴 아프다. 영화 ‘쥬만지’는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1981년작 동화책을 원작으로 한다. 최근엔 원작 동화에 이어지는 스토리로 ‘쥬만지’ 후속편의 제작이 진행되고 있다.

영화 ‘쥬만지’ 감독 조 존스톤

디즈니식 키덜트 무비의 전문가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조 존스톤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5-제국의 역습'(1980) '레이더스'(1981) '스타워즈 에피소드 6-제다이의 귀환'(1983) 등의 작품에서 시각효과 전문가로 활약하다 감독으로 전업한 사람이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고,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토리보드 작가로 영화 커리어를 시작했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첫 편인 '레이더스'로는 제54회 미국아카데미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을 수상했다. 감독이 되고자 했던 조 존스톤은 다시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영화제작을 공부했고 '애들이 줄었어요'(1989)로 감독 데뷔를 했다.

디즈니 가족영화인 '애들이 줄었어요'는 실제로 멕시코 추바라스코 스튜디오에서 10m짜리 오트밀 쿠키, 25m 대형 연못, 10.5m의 우유그릇에 담긴 1만6천ℓ의 우유, 지름 2.7m의 시리얼 등 당시 기준으로 세계 최대였던 영화 세트 및 소품을 이용해 5개월 동안 촬영돼 화제였다. 그만한 흥행 성적도 거뒀다.

이후로도 조 존스톤은 '인간 로켓티어'(1991) '영 인디아나 존스'(1992) '페이지마스터'(1994) '쥬만지'(1995) '옥토버 스카이'(1999) '쥬라기 공원3'(2001) 등 특수효과가 돋보이며 긍정적인 세계관을 품은 가족 어드벤처 영화를 다수 연출했다. 최근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페이즈1 작품 '퍼스트 어벤져'(2011)를 연출한 바 있다.

EBS 영화 ‘쥬만지’는 13일 오후 2시 15분에 방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