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지바고’ 혁명과 전쟁 속에서 사라져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 담아

11일 EBS ‘고전영화극장’에서는 영화 ‘닥터 지바고’(원제: Doctor Zhivago) 1부를 방영한다.

1965년 제작된 영화 ‘닥터 지바고’는 데이비드 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오마 샤리프, 줄리 크리스티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 ‘닥터 지바고’ 줄거리

어린 유리는 양친을 잃고 유복한 크로메코 부부에게 맡겨진다. 유리는 의학을 전공하며 시를 쓰는 청년으로 성장하고 크로메코 부부의 딸인 토냐와 사랑을 키워간다. 그러던 어느 날 전차에서 우연히 라라와 스쳐지나간다. 라라는 의상실을 하는 홀어머니 밑에서 죽은 아버지의 친구인 빅토르 코마로프스키의 재정적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는 17세의 대학생이다.

그러나 빅토르와 라라의 어머니는 내연의 관계였고 빅토르가 라라에게 눈을 돌리자 라라의 어머니는 자해 소동을 일으킨다. 그 일 때문에 은밀히 왕진을 오게 된 유리는 또 한 번 라라를 보게 된다.

▲ '닥터 지바고' 스틸 컷
라라는 볼셰비키 혁명을 꿈꾸는 열혈 청년인 약혼자, 파샤와의 결혼을 서두르고 빅토르와의 다툼 끝에 순결을 잃는다. 라라는 상류층 인사들의 성탄절 파티장을 찾아가 빅토르를 쏘는데 그 자리에 있던 유리가 빅토르를 치료해준다. 이로써 두 사람은 세 번째로 스쳐간다.

얼마 후, 유리는 토냐와 결혼하고 라라는 파샤와 결혼해 각자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린다. 그러나 곧 1차 세계 대전이 터지고 둘은 후퇴하는 러시아군 대열 속에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이 귀향하기도 전에 러시아 내전이 터지고 둘은 한 임시 야전 병원에서 6개월간 의사와 간호사로 일한다.

그러면서 둘은 좋은 동료이자 사랑하는 사이가 되지만 각자의 배우자에게 충실하기로 하며 헤어진다.

영화 ‘닥터 지바고’ 주제

영화 ‘닥터 지바고’는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이 소설은 1955년에 완성됐지만 볼셰비키 혁명을 불순하게 다루고 있다는 이유로 소련에서는 출판이 금지됐고 파스테르나크는 작가동맹에서 제명되는 등 고초를 겪었다.

그러나 1957년 이탈리아에서 첫 출판된 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다. 작가가 의도했던 아니든 소설 속 주인공 닥터 지바고와 작가, 파스테르나크는 비슷한 인생을 살았다. 둘은 제정 러시아의 공산화와 양차 세계 대전이라는 역사적 시대를 살았으나 정치나 혁명에는 관심이 없었고 오직 문학과 예술에 몰두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자신들의 의도와 무관하게 이들의 작품은 정치적인 문제를 일으켜 본인들을 괴롭힌다. 또한 체제전복과 혁명, 그에 따른 반동이란 잔인한 시절을 살면서도 끝까지 조국에 남기를 선택했다는 것 역시 공통점이다.

이렇듯 영화 ‘닥터 지바고’는 불안전한 인간들이 만들어낸 혁명과 전쟁 속에서 사라져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담고 있다. 특히 시인인 주인공을 통해 예술적 감성을 지닌 개인의 인생사를 그리면서 예술가도 혁명가도 죽음을 피할 순 없지만 순수한 열정이 담긴 예술은 시대를 넘어 불명의 생명력을 지님을 보여준다.

EBS 영화 ‘닥터 지바고’는 11일 밤 11시 4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