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클릭’ 빨리 감고, 되돌리고, 정지하고…내 인생 내 맘대로!

6일 EBS ‘일요시네마’에서는 영화 ‘클릭’ (원제: Click)를 방영한다.

2006년 제작된 영화 ‘클릭’은 프랭크 코라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아담 샌들러, 케이트 베킨세일, 크리스토퍼 월켄, 헨리 윙클러, 줄리 카브너, 데이빗 핫셀호프, 제니퍼 쿨리지, 숀 애스틴 등이 출연했다.

영화 ‘클릭’ 줄거리

건축가 마이클(아담 샌들러)은 아내 도나(케이트 베킨세일)와 두 아이를 먹여살리기 위해 일에 파묻혀 사는 워커홀릭이다. 지금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당장의 휴식을 거부하고 일에 매달리는 남자다.

홀로 두 아이의 육아를 도맡고 있는 도나는 마이클에게 가정에 좀 더 신경써줄 것을 부탁하고, 가족들과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마이클의 부모는 수시로 마이클의 집에 찾아와 저녁 식사를 함께하길 원한다.

마이클은 이 모든 가족들의 요구가 부담스럽고 귀찮기만 하다. 어느날 TV를 보기 위해 리모콘을 찾던 마이클은 여러 개의 리모콘에 질려 이웃집 아이가 자랑하던 만능 리모콘을 사러 상점에 간다.

▲ 영화 '클릭' 스틸 컷
상점에서 리모콘을 찾던 마이클은 상점 안쪽에 자리한 수상한 방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괴팍한 박사로부터 만능 리모콘을 선물받는다. 집에 돌아와 리모콘을 사용해보니 놀랍게도 그 리모콘은 마이클의 인생 자체를 컨트롤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신비의 리모콘이다.

마이클은 가족들의 대화가 시끄럽다는 생각이 들면 볼륨을 줄이고, 견디기 힘든 귀찮은 시간은 빨리 감아버린다. 리모콘을 사용하고 있는 시간은 마이클의 의식조차 자동 조종 상태가 되어 마이클의 기억에서 사라져있다. 신이 나서 리모콘을 사용하던 마이클은 어느 순간 자신의 시간이 가족의 시간으로부터 유리돼 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리모콘은 한 번 길이 든 포맷을 그대로 반복한다. 도나와 말다툼이나 섹스를 하는 순간은 자동 빨리감기 되고 가족과의 저녁식사 시간은 그대로 건너뛰어진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고위직으로 승진해 있지만 그 승진을 위해 마이클은 자동 조종 상태에 놓여 가족들에게 더욱 무심해진다.

결국 저절로 빨리 감기 되어 도착한 미래에서 도나는 마이클과 이혼해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어 있고, 부모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 두 아이들은 무심한 마이클에게 서글프게도 익숙해져 있다. 마이클은 생을 되돌리고 싶어하지만 리모콘의 기능은 결코 멈출 줄 모른다.

영화 ‘클릭’ 주제

영화 ‘클릭’은 아담 샌들러 특유의 휴먼 코믹 드라마 중에서도 눈에 띄는 작품이다. 예쁘고 다정한 아내, 귀여운 두 아이, 많은 사랑을 품은 부모 등 마이클이 이미 갖고 있는 것이 많음에도 마이클은 승진욕구, 성취욕구에 주변의 사람들을 돌아보지 않는다.

‘클릭’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순간이 어떤 무엇보다도 소중하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말하는 영화다. 맹목적인 욕심으로 많은 소중한 것들을 포기하려는 사람에게 경고등을 울리고 작은 것으로부터 행복과 만족을 느끼는 삶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한 번 뿐인 인생에서 내 것이 아닌 것에 행복의 기준을 맞추고 온갖 무리를 해가며 허상의 행복을 취하려는 모습을 경계해야 함을 일러준다.

영화 ‘클릭’ 감상포인트

마이클 아버지가 마이클에게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동전마술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마이클이 다 자라고 나서 보니 허술한 트릭의 시시한 동전마술일 뿐이지만 어린시절의 마이클은 그런 아버지의 동전마술을 무척 신비한 것으로 여겼다.

부모 눈에는 자녀가 언제나 어리고 연약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로 보임을, 시시하고 사소하지만 가족의 추억이 담긴 제스처엔 무척 커다란 행복과 사랑이 잠재돼 있음을 마이클 아버지의 동전마술로 알 수 있다.

영화 ‘클릭’은 무난한 전개와 코드로 이뤄진 평범한 가족영화이지만 자못 성실하게 쌓은 감동으로 인해 후반부에 이르면 의외로 묵직한 뭉클함을 느낄 수 있다. 덧붙이자면, 당시 기술로는 혁신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던 아담 샌들러의 뚱뚱해진 모습은 할리우드 최고의 특수분장 전문가인 릭 베이커의 손을 거친 결과물이다.

영화 ‘클릭’ 감독 프랭크 코라치

미국의 유명 코미디 배우이자 제작자인 아담 샌들러와 감독 프랭크 코라치는 뉴욕 대학 재학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다. 아담 샌들러와 프랭크 코라치는 '웨딩 싱어'(1998) '워터 보이'(1998) '클릭'(2006) '블렌디드'(2014) 등을 함께 만들었다.

단편영화, 뮤직비디오, 다큐멘터리 등 여러 장르의 영상 작업을 하던 프랭크 코라치는 '라스트 리벤지'(1995)로 제11회 롱아일랜드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 신인 감독상, 각본상을 모두 수상하며 개성있는 데뷔를 했다.

짝사랑에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 사육사와 인간과는 말을 섞지 않는다는 절대 원칙을 과감히 깨고 사육사의 연애 코치로 나선 동물들이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 '동물원 사육사'(2011), 학교 오케스트라를 되살리기 위해 특기인 격투기로 돈벌이에 나선 잉여 교사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히어 컴스 더 붐'(2012) 등 귀여운 아이디어와 따뜻한 감성을 품은 휴먼코미디를 주로 만들었다.

'클릭'과 '히어 컴스 더 붐'에 나타난, 인종적 편견을 그대로 투사한 유머는 약간의 불쾌감을 안기기도 하지만 대체로 보편적인 감성의 코미디 장르에 재능을 보이는 감독이다.

EBS 영화 ‘클릭’은 6일 오후 2시 15분에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