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플래툰’ 전쟁에 대한 공포와 인간의 이중성이 빚어내는 도덕적 위기

22일 EBS ‘세계의 명화’에서는 영화 ‘플래툰’(원제: Platoon)을 방영한다.

1986년 제작된 영화 ‘플래툰’은 올리버 스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톰 베린저, 윌렘 데포, 찰리 쉰 등이 출연했다.

영화 ‘플래툰’ 줄거리

베트남전에 자원입대한 크리스(찰리 쉰 분)를 태운 수송기 해치가 열리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먼지로 가득한 베트남의 황량한 풍경이 이어지고 크리스는 신병들과 함께 베트남에 첫 발을 디딘다. 비행장을 가득 메운 군인들은 저마다 바쁘게 움직이는데 신병들을 대하는 고참병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지옥에 온 걸 환영한다’ 일색이다.

크리스는 가드너(봅 오위그 분)와 함께 제25 보병대 브라보 중대에 배속된다. 크리스가 배치받은 소대의 소대장은 울프(마크 모시스 분)라는 풋내기 장교이고 그 밑으로 반즈 중사(톰 베린저 분)와 일라이어스 분대장(윌렘 데포 분)등이 있다. 1967년 9월, 캄보디아의 국경 근처에서 수색작전이 전개되면서 전투가 시작된다.

▲ '플래툰' 스틸 컷
삶과 죽음이 종이 한 장 차이로 갈리며, 어제까지의 전우가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시신이 되어 실려 나간다. 그리고 끊임없이 지속되는 전투로 인해 같은 아군끼리조차 서로 반목하고 증오하고 미워하게 된다.

수차례나 총에 맞고도 살아남은 반즈는 베트콩으로 의심된다는 이유만으로 양민을 학살할 정도로 피도 눈물도 없는 반면, 일라이어스는 베트남 양민들을 겁탈하는 동료들을 쫓아내고 반즈의 잔악행위를 상부에 진정할 정도로 인도주의적인 군인이다.

어정쩡한 소대장 울프는 반즈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일라이어스를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반즈 또한 자신을 상부에 밀고한 일라이어스에 대한 분노로 얼굴이 일그러진다. 소대원들도 반즈와 일라이어스패로 나뉘어 서로를 불신하고 증오하고 그런 와중에도 전투는 지속된다.

월맹군의 치열한 공세가 이어지자 일라이어스는 부하 셋을 이끌고 월맹군의 배후를 치러 갔다가 혼자서 기습공격을 감행한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정글 한복판에서 반즈와 마주치는데...

영화 ‘플래툰’ 주제

전쟁의 본질은 무엇일까? 시대는 달라졌어도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 ‘전쟁’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전투에선 지더라도 전쟁에서 패한 역사가 없는 군사대국 ‘미국’이 처음으로 패배한 ‘베트남 전쟁’은 인류 역사상 ‘가장 추악한 전쟁’으로 손꼽힐 정도로 무의미한 살육과 죽음이 넘쳐났다.

미국의 젊은이들은 대의명분을 앞세우고 정글 속으로 몸을 던졌지만 이들을 가장 괴롭혔던 것은 정글이나 베트콩이 아닌 바로 그들 자신이었다. 즉, 이들은 적이 아닌 그들 자신과 싸웠던 것이다.

베트남전 참전용사 출신인 영화 ‘플래툰’ 올리버 스톤 감독은 누구보다 이런 사실을 뼈저리게 잘 알고 있었기에 이 충격적인 스토리가 영화화 될 수 있었다. 전쟁의 참상과 본질을 보고 싶다면 영화의 마지막 전투장면을 놓치지 말 것.

영화 ‘플래툰’ 감상 포인트

베트남전에 자원한 병사의 눈을 통해, 전쟁에 대한 공포와 인간의 이중성이 빚어내는 도덕적 위기를 그린 전쟁영화. 1986년 제작됐으며 올리버 스톤이 연출을 맡았다. 플래툰은 ‘소대’라는 뜻으로 반즈와 일라이어스가 또 다른 전쟁을 치르는 작은 전쟁터이기도 하다.

영화 ‘플래툰’은 대의명분으로 무장한 인간들이 전투를 치르며 비인간화되는 모습을 그린 월남전 영화로 ‘히어로’물로 치부되던 전쟁영화의 패턴을 뒤집어놓았고 올리버 스톤이라는 신인 감독을 정상에 올려놓은 대표적인 명작 베트남 전쟁 영화이다.

영화 ‘플래툰’은 1987년 아카데미 작품, 감독, 편집, 음향 등 4개 부문과 골든글로브 작품, 감독, 남우조연의 3개 부문, 87년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한국에서도 1987년 개봉되어 그해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영화 ‘플래툰’ 감독 올리버 스톤

1946년 9월 15일 미국 뉴욕에서 주식중개인인 유대계 아버지와 프랑스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올리버 스톤은 1965년 예일대를 중퇴하고 베트남으로 가 영어강사와 선원생활을 하며 떠돌다 미국으로 돌아온 뒤, 미 육군에 자원입대하여 베트남에서 복무했다. 부상으로 제대한 뒤 현실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한동안 술과 마약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뉴욕대학 영화과에 입학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1974년 감독 데뷔작인 '강탈'이 실패로 끝나자 감독직을 포기하고 시나리오로 눈을 돌려 알란 파커의 '미드나잇 익스프레스'(1978)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고, 계속해서 존 밀리어스의 '코난 더 바바리안'(1981), 브라이언 드 팔마의 '스카페이스'(1983), 마이클 치미노의 '이어 오브 드래곤' 등의 시나리오 작가로 명성을 얻었다.

이 기간 중 연출했던 공포영화 '핸드'(1981)의 실패로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던 그는 1986년 제임스 우즈 주연의 정치영화 '살바도르'의 성공으로 인정받게 된다. 같은 해 '플래툰'으로 베를린영화제 감독상과 더불어 작품상·감독상을 포함한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수상하고, 흥행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입지를 확고히 다진다.

이후 두 번째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7월 4일생'(1989)과 '하늘과 땅'(1993)으로 '베트남전 3부작'을 완성한다. 그 사이 만든 '도어스'(1991), (1991)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쿠엔틴 타란티노 각본의 '내추럴 본 킬러'(1994)는 그의 변화를 보여줬다. 이후 내놓은 '닉슨'(1995), '유턴'(1997), '애니 기븐 선데이'(1999) 역시 좋은 평가를 얻긴 했지만 이전 만큼의 폭발력을 보여주지는 못 했다.

'알렉산더'(2004)로 대작 시대극에 손댄 그는 짧은 공백을 보낸 뒤 9.11 테러 사태를 다룬 '세계무역센터'(2006)를 칸영화제에 공개했다. 최근작으로는 '월 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Wall Street - Money Never Sleeps)(2010), '핑크빌(Pinkville)' 등이 있다.

EBS 영화 ‘플래툰’은 22일 밤 10시 45분에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