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좋다’ 개그맨 김한석, 아내 박선영 만나 달라진 삶…딸 민이 볼 때마다 ‘애틋’

28일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개그맨 김한석을 만나본다.

연예계 성실함의 아이콘, 25년 차 개그맨 김한석. 2001년, MBC ‘찾아라 맛있는 TV’에 합류한 후 종영할 때까지 10년간 진행했고, 지금은 MBC ‘기분 좋은 날’의 6년 차 MC다. 어느 프로그램에 출연해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기 때문에 그가 출연하면 장수 프로그램이 된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김한석 씨를 91년도부터 알았는데요, 제가 아는 김한석 씨는 약속 시간에 한 번도 늦은 적이 없어요. 늘 약속 시간 10-20분 전에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고.. 그 정도로 착실하고 성실해요.” - 송은이 인터뷰 중

“저에게 김한석 씨는 어려운 시절, 힘든 시절 함께 했었던 평생을 살아가면서 함께 할 수 있는 진짜 친구죠. 예전에는 하루 온종일 붙어 다닐 정도로 많은 시간들을 함께 보낸, 제 인생의 친구입니다.” - 유재석 인터뷰 중

▲ 방송 캡처
25년간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지만, 김한석도 방송을 하면서 남몰래 방황했던 시기가 있었다. 대학교 신입생 시절 이휘재, 송은이와 함께 아이디어 작가로 방송국에 입문한 그. 이경규의 ‘몰래 카메라’에서 단역을 맡은 것을 계기로 개그맨이 되었다.

이른 나이에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그에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유재석, 이휘재 등 동기들이 정상의 자리로 올라가는 동안 그에게는 ‘안 웃기는 개그맨’이란 꼬리표가 따라다녀야 했다.

“처음엔 솔직히 1등이 될 줄 알았어요.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았고, 좋은 역할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그게 과오였다는 걸 나이 사십 넘어 깨달은 것 같아요. 결혼식에서 아이가 꽃을 뿌리면서 들어오는 모습을 보는데, 순간 ‘누군가를 빛나게 해주는 들러리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어요. 생각해보니 지난 25년 동안 그렇게 살았더라고요.” - 김한석 인터뷰 중

누군가가 빛날 수 있도록 도움 주는 역할 그대로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그.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들러리 개그맨 김한석을 ‘사람이 좋다’에서 만나보자.

■ 웃음보다 눈물이 많은, 자타 공인 울보 개그맨 김한석

개그맨 김한석을 잘 아는 동료들은 이구동성 말한다. ‘김한석은 눈물이 많다’고 말이다. 그에게는 그만큼 홀로 삭혀야 했던 아픔이 많았다. 부모님이 차례로 암 진단을 받으면서 그는 스무 살에 집안의 가장이 되었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어렵게 진학한 예술대학이었지만 김한석은 학업을 포기하고 돈벌이에 나서야 했다.

“한석이 대학교 입학하자마자, 남편이 암 수술을 받았어요. 한번 한 게 아니라 몇 년 동안, 심낭에 물 찼다고 수술하고, 또 폐암으로 수술하고.. 그렇게 큰 수술을 다섯 번 하는 동안 한석이가 돈 벌어서 병원비 다 대고, 밤무대 뛰고.. 정말 말도 못하게 안쓰러웠죠.” - 김한석 어머니 박태현 인터뷰 중

▲ 방송 캡처
부모님의 병환에, 설상가상으로 이혼의 아픔을 겪어야 했던 김한석. 당시 이혼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했고, 원만한 가정생활을 지키지 못한 비난이 그에게로 쏟아졌다. 결국 김한석은 출연하던 방송에서 하차하고 밤무대를 전전해야 했다.

“밤무대 올라가서 ‘안녕하세요, 김한석입니다’ 하는데 갑자기 앉아있던 모든 사람들이 과일, 컵, 얼음까지 가져와서 저한테 던지는 거예요. 온몸에 과일 맞고 만신창이 되어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했죠. 부모님 가슴에 대못을 박았기 때문에.. 이건 내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 김한석 인터뷰 중

▲ 방송 캡처
늘 눈물로 얼룩져있던 김한석 삶은, 아내 박선영을 만나면서 달라졌다. 김한석은 16년 전 에서 중학교 시절 첫사랑 박선영을 다시 만났고, 두 사람은 몇 번의 만남과 헤어짐 끝에 결국 인생의 동반자가 되었다. 힘든 시절이 길었던 만큼 지금의 행복이 한없이 소중하다는 김한석과 아내. 이들 부부의 일상을 ‘사람이 좋다’에서 들여다보자.

■ 다섯 살 딸 민이를 위한 늙은 아빠 김한석의 회춘 프로젝트

마흔다섯, 결혼 9년 차 동갑내기 김한석 박선영 부부에게는 4년간 난임으로 고생 끝에 얻은 딸 민이가 있다. 그런데 놀이터에서 민이가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한석의 흰머리를 보고 민이 친구들이 ‘흰머리 괴물’이라 놀린 것이다.

▲ 방송 캡처
늙은 아빠 김한석은 다섯 살 딸 민이가 상처받을까 두려워 부랴부랴 아내의 도움을 받아 머리를 염색한다. 김한석은 딸 민이를 볼 때마다 애틋한 감정을 느낀다. 그는 다가오는 노화를 조금이라도 늦춰보려 각종 건강식품과 약들을 챙겨 먹는다.

“딸 민이가 스무 살이 되면 제 나이가 70이 가까워지는 나이인데 그때까지는 일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굉장히 강해요.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나 쉬어도 돼? 나 가만히 있어도 돼?’하는 생각이 들어 고통스러워요. 몸이 힘들어도 바쁜 게 행복한 거라 생각해요.” - 김한석 인터뷰 중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결혼하고 아이를 얻어 항상 마음이 조급하다는 김한석. 가족들을 생각하면 그에게는 늘 시간이 부족하다. 1분 1초가 아까운 늙은 아빠 김한석의 젊게 살기 프로젝트를 ‘사람이 좋다’에서 만나보자. 28일 오전 8시 MBC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