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헌터 D (吸血鬼ハンター D)키쿠치 히데유키 (菊地秀行) 어릴 적 부터 오컬트적인 요소나 흑마술, 그리고 무거운 이미지를 곧잘 좋아하고는 했다. 무서워서 숨어있기도 하는 편이었지만, 그 특유의 신비스럽고 다소 이상한 매력이 나만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고는 했던 것이어서 더욱 그러한듯 했다.뱀파이어라는 것을 접했을 때는 내용에서 보여지는 누군가의 삶과 죽음은 관심 밖이었고 매력적인 묘사로 표현되는 많은 미녀들과 카리스마 넘치는 뱀파이어의 모습을 그려보며 더욱 빠져들게 되었던 것 같다.
유리망치 (硝子のハンマー) 기시 유스케 (貴志祐介) 요즘 본의아니게 달리는 차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때가 있다. 이럴 때마다 운전에 집중한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이 눈으로, 귀로, 머리로 이 생각 저 생각하며 운전을 하고있지 않을까 싶다.눈에 비춰진 바깥 풍경이 다양한 스펙트럼을 만들어내는 것인데 이것은 단순히 화면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어떤 이미지의 실루엣이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어서라는 생각이 든다.호기심을 자극할 새로운 노래보다는 좀 지나간 음악들에 손이 더 많이 간다.
반상의 해바라기 (盤上の向日葵)유즈키 유코 (柚月裕子) 식탁에 앉아 앞에 보이는 책장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두서없이 이리저리 쌓여있는 책들이 보였다. 한때는 정말 열심히 빠져들어 정기적으로 배달되는 간행물도 받아보면서 새로 탐구하게 될 서적들도 미리 알아보았었고 인터넷의 시대가 되면서 매일 추천되는 신간과 서평에 집착도 하였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열정은 조금 식은듯 하다. 일주일에 여러가지 핑계아닌 이유를 갖다붙인다 해도 한 두어권 읽기도 힘들어진 것 같다.불감 증후군은 아닐까 하고 문득 생각이 들었다.
용의자 X의 헌신 (容疑者Xの献身)히가시노 게이고 (東野圭吾) 지금껏 읽었던 일본 소설들 중에 가장 강렬했던 것 같다. 어떠한 작품성이나 흥미를 떠나서 무엇인가 정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던 엄청난 작품이었다. 이는 몸살 기운으로 정신없던 나에게 우연히 다가왔는데 당시 혼자 살고있던 나에게 작은 방안에 놓인 침대라는 유일한 휴식처와도 같은 공간에서 이불을 꽁꽁 동여메고 마주했었다.무엇이 특별했는가?일반적으로 흔히들 말하는 기발한 트릭과 숨막히는 전개를 뒤로 하고 이 작품을 나로하여금 빠져들게 만
츠바키 문구점 (ツバキ文具店)오가와 이토 (小川 糸) 문구점이란 이름만으로도 각별하다. 누구라도 유년 시절의 추억의 필름을 돌리다 보면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곳이기에 그러한 것이다. 학업에 사용할 준비물을 사고, 참고서나 학습지를 구하기도 하고 복사해가기도 하며, 장난감이나 새로운 재미난 것들로 가득한 보물창고 같은 곳이기에 늘 한번쯤은 반드시 들러야만 했던곳이 아닐까.이런 낭만과 추억의 이정표처럼 그곳을 배경으로 소개될 이 문구점은 조금 더 특별한데, 그것은 바로 대대로 편지를 대필해 온 곳
꽃밥 (花まんま)슈카와 미나토 (朱川 湊人) 누구나 어릴적 추억 속에 잠시 머물게 된다면 한번 쯤은 동네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 또는 누군가에게 들어봤던 이야기 한두개 쯤은 있었을 것이다. 그 이야기는 여느 형태에 구애받지 않고 그것만의 자연스러운 날개를 달고있어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이가 없어도 각자의 상상속에서 마음껏 되풀이되며 새로운 이야기로 바뀌어가기도 했었던 것 같다.가끔은 이런 오래된 이야기들을 엿보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아련하기도 하고 애틋하기도 한 이런 추억들을 되살려 줄 장치들은 아마도 여러가지가
부러진 용골 (折れた竜骨)요네자와 호노부 (米澤穂信) 건강에는 자신있다고 여기며 살다가 요즘 과로했는지 몸살이 나면서 마치 매일 두들겨 맞는 느낌이다. 이럴 때는 보통 정신도 몽롱해지고 짜증도 나고는 하지만 그것보다 이런 컨디션에서도 무엇인가 아련히 떠오르거나 그리울 때가 있다는 점이 놀랍게 느껴진다.언제인가 이불을 덮어쓰고 누가 듣지도 않을 끙끙앓는 소리를 내며 힘들어 했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 음악을 틀어놓고 보지도 않을 책을 머리 맡에 두고 생각의 나래
악보와 여행하는 남자 (楽譜と旅する男)아시베 다쿠 (芦辺 拓) 이 작품을 만나게 된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대형서점에 가지런한게 놓여있는 이 책에 눈이 가게 된것은 단순히 '악보'라는 단어가 먼저 들어왔기 때문이다. 음악을 전공하는 이는 아니지만 음악에 관심도 많고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처지라 소설 속에 악보가 등장할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미 나에게 흥미를 주는 요소임에는 분명한 것이었다.'악보와 여행하는 남자'라는 타이틀만 봐서는 악보를
골드 피시 (ゴールド・フィッシュ)모리 에토 (森 絵都) 요즘은 미세먼지 때문에 밖에 많이 다니지 않는 편이다. 집에서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듣고 책도 보고.. 가능하면 무엇이던 집에서 하려고 한다. 한동안 역마살이 끼어 마치 누군가가 보면 내셔널 지오그라피 채널의 스태프 마냥 이곳저곳으로 분주하게 여행을 떠나고는 했는데 이 역시 모든 것이 멈춰버렸다. 집에 있는 많은 궤적들을 먼지를 털어내고 하나씩 꺼내어 돌려보고 재생해보고 만져보고 하고 있다보니 많은 추억에 잠기는 것
- 양과 강철의 숲 (羊と鋼の森) -- 미야시타 나츠 (宮下 奈都) - 언제였던가... 추운 날씨 덕에 실내에서 언발을 동동거린 적이 있다. 이불을 뒤덮고 겨울잠을 맞이한 생명체처럼 말이다.방 한구석에서 진공관 앰프로 불을 지폈다. 진공관이 빨갛게 달아오르니 뱅글뱅글 돌아가는 음반 위의 연주들이 한껏 힘이 실린듯 여유롭게 나오기 시작했는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것보다는 확실히 나를 '애니피셔' 가까이로 데려다 주고는 하였다. 이런 따사로움에 마음을 녹이며 기분 좋아질때 쯤 내 손에 들려 있
-노란 코끼리--스에요시 아키코- 제목부터 다소 추상적으로 보일수 있지만 읽어 내려가다보면 한없이 따스해지는 성장 드라마.가슴 한켠에 잊고 있던 따스한 불씨 하나를 타오르게 할 성장소설, 바로 노란 코끼리였다. 싱글맘이라는 실수 투성이의 여성을 바탕으로 아이의 눈에 비친 우리들의 어머니들을 비추어 아름답게 써내려가고 있었다.나도 노란 코끼리를 갖고싶다!노란 코끼리라는 중고차를 매개체로 상처받은 사람들과 그 자리를 지켜야 하는 우리내의 이야기를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고 풀어가는 성장드라마로, 뭇내 우리들의 삶 속을 반추하
테미스의 검 (テミスの剣)나카야마 시치리 (中山七里) 테미스는 한 손에는 검과 또 다른 한 손에는 천칭을 들고 있는 법의 신을 말하는데 '검'은 힘과 구속력을 말하며 천칭은 선악과 옮고 그름의 잣대이다. 더우기 '검'은 '도'처럼 한쪽 면의 날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양쪽면에 날이있는 것을 말한다.그래서일까, '검'을 들고 있다면 상대방을 향해 있기도 하지만 나에게도 향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이 작품을 만나게 된 것은 조금 되